[농축산 현장] 올해 북한 모내기의 문제점은?

서울-이승재 yis@rfa.org
2024.06.07
[농축산 현장] 올해 북한 모내기의 문제점은? 16일 오전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에서 북한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농업과 축산업은 세상 모든 국가와 시민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산업이죠.

 

특히나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의 경우 자신의 먹거리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에 더욱 강조되는 현실입니다. 이 시간엔 남과 북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농축산 전문가와 함께, 북한 농축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적용 가능한 개선방법도 함께 찾아봅니다<농축산, 현장이 답이다>는 농축산 전문가, 사단법인 굿파머스연구소의 조현 소장과 함께 합니다.

 

MC: 조현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조현: 네. 안녕하세요.

 

MC: 지난 5일 노동신문은 대부분 지역에서 기본면적의 모내기를 5월 중으로 끝내는 놀라운 성과를 이룩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소장님 북한의 실제로 모내기가 언제쯤 끝날까요?

 

조현: 네. 북한 당국이 지금 엄청 몰아붙이고 있다고 합니다. 농장 근처에서 빨리 끝내라고 방송도 하고 못 끝내면 바로 처벌받는다는 말도 대놓고 한다고 합니다. . 북한 당국은 지난 5일에 전국 논 기본 면적의 모내기를 종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모내기를 끝냈다는 지역도 실제로는 다 끝내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일단 기본 면적이라는 말 자체가 애매한데요. 기본 면적은 전체 논 면적의 70%에도 못 미칩니다. 모판 자리, 밀보리 파종 면적, 기타 다용도 면적을 30%정도 제한 건데 일단 통계자료도 부정확합니다. 보통은 그들이 말하는 기본 면적보다 모내기해야 할 논 면적이 더 넓을 거고요. 빨리 못 끝내면 간부들 보고 뭐라 하니까 허풍을 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겁니다. 김정은이나 김여정이 전국 4천 개 농장을 다 들여다볼 수는 없잖아요. 북한에선 농장 작업반장부터 경리, 경영위원회, 시도 농촌 경리위원장들이 다 거짓말을 합니다. 제 생각엔 6 20일 정도는 되어야 모내기 작업이 다 끝날 것 같습니다.

 

MC: 지난주에 우리가 오히려 좀 천천히 가는 것이 수확량이 훨씬 많을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런데 탈북민들 얘길 들어보니 모내기 시기에 인원 동원하느라 장마당 운영 시간도 줄었다고 하더라고요?

 

농촌 동원 위해 장마당 운영 시간마저 제한

 

조현: 맞습니다. 북한 대부분 지역 장마당이 하루 3~4시간만 운영됩니다. 그렇게라도 시간을 줄여서 다른 시간에 농촌 동원을 하도록 강제하는 겁니다. 많이 강조했지만 기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 사람 손으로 농사짓는 건 절대로 생산량을 높일 수 없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다행히 6 15일 정도까지는 모내기하기에 괜찮습니다. 빨리 안 끝내도 전혀 해가 없습니다. 사실 각 지역마다 모판에 모가 제대로 자라지도 못했을 겁니다. 오히려 모내기를 일찍 하면 어린 모가 심겨지니까, 모가 물에 잠기거나 혹은 가벼워서 물 위에 떠버리니, 모살이 하는 기간이 길어져서 수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죠. 모는 모판에서 20~30cm정도 키워서 나가는 게 안전합니다. 생각해보니 북한 노동신문 보니까 전 지역이 영양냉상모 잘 만들어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는 거짓 뉴스가 나왔는데요. 제가 북한 TV 영상물을 아무리 뒤져봐도 영양냉상모 가지고 모내기 하는 지역은 딱 한 곳 봤습니다. 북한 대부분 농장에서 영양냉상모 만들 상황이 못되니까 이것도 거짓임을 잘 아시면 좋겠습니다.

 

MC: 그렇군요. 올해 모내기에 대해 좀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일단 북한의 논 면적은 전체 60만 정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모내기 할 때 거의 다 비슷한 품종을 심는다던데 맞나요?

 

조현: 그러니까요. 그게 문제죠. 일단 60만 정보는 맞는 것 같고요. 그중 논 면적이 가장 많은 곳은 황해남도, 25.7% 됩니다. 평안남도가 16.5%이고 북쪽은 상대적으로 논 면적이 적어서 양강도는 0.23%, 자강도는 1.2%입니다. 문제는 추운 지방과 더운 지방의 품종은 같은 벼라도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겁니다. 추운 지방은 늦게 심어서 빨리 거두는, 일명 조생종 품종을 써야 하죠. 이런 부분에 있어서 한국은 지역차는 물론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농촌에서 유연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느 지역엔 어떤 품종, 언제쯤 모내기를 해야 하는 지는 한국 농업 당국이 제공하는 자료를 보고 농민들이 선택합니다. 국가가 꽤 과학적이고 신뢰성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요. 물론 개인이 다른 선택을 해도 문제없습니다. 북한도 이렇게 농민에게 신뢰 받는 국가가 되길 바랍니다

 

MC: 농민들이나 농업 관련 간부들께서는 심기 전에 이 품종이 맞을지 꼭 한번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소장님께서 지난 주에, 상반기에는 비료 공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나 북한엔 늘 비료가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얼마나 부족한 상황인가요?

 

조현: 모내기 시기엔 1정보당 질소 90kg, 60kg, 칼륨 60kg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논을 60만 정보로 볼 때 질소 5 4천 톤, 인과 칼리는 3 6천톤이 있어야 하죠. 현재 북한 당국에 의한 비료 공급은 전체 필요량의 약 30% 정도 됩니다. 장마당에서 중국산 복합비료는 1kg 3위안이거든요. 북한돈으로는 4000원이고 질소 비료는 3000원 정도 하는데 이건 코로나 이전보다 약 2배나 상승한 가격입니다. 그러나 각 농장이 시장에서 따로 구매하려고 해도 현물이 없다고 합니다. 소식통의 얘길 들어보면 북한 곡물의 주산지인 평안남도 안주, 숙천, 문덕의 농장에서도 올해 필요한 비료 중 50%조차 확보하지 못한 농장이 많다고 전언했습니다.

 

MC: 대표적인 농사 지역이 보유한 비료도 절반이 안 된다니 또 한번 놀라게 되네요. 나머지 부족분은 농민들이 자력갱생해야 할 것만 같은데, 이게 가능은 한 겁니까?

 

조현: 사실 비료는 북한 당국이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것이 맞고요. 그게 안 되는 지금 상황에서는 국경 지역에서 수입하는 민간인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물량이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사용이 어려울 경우 국내에서 제조한 걸 써야 합니다. 북한 내에서, 질이 좋지 못하지만 인이나 요소 비료를 팔기도 하는데요. 여기에 가축의 분뇨 등을 섞으면 그래도 사용 가능한 비료가 됩니다. 그렇게라도 부족분을 채워 넣어야 벼가 잘 자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MC: 네. 상반기를 마무리하면서 꼭 비료를 챙기셔야 한다는 점 기억해 주시고요. 언젠가 소장님이 농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물 관리라고 하셨습니다. 올해 수급 사정은 어땠는지요?

 

반가운 물길 정비

간만에 기대해 보는 수확

 

조현: 네. 간만에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평안남도의 개천-태성호의 물길 정비가 잘 진행되어서 올해 북한의 주요 농업 지역인 안주, 문덕, 숙천, 평원, 개천 등에는 모내기 시기, 농업용수 공급이 원만하게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물길은 2000년대 초에 생겼습니다. 그러나 공사할 때 날림식으로 하다 보니 계속 새고 무너져서 그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정비를 좀 해서 전보다 효과가 좀 있었고 그래서 수확도 조금 기대됩니다. 그러나 여기만 괜찮을 뿐이지 북한 전역을 놓고 보면 물 관리가 거의 안 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물길 정비를 빨리 하지 않으면 올해의 모내기는 효과가 없다고 볼 것입니다

 

MC: 전반적으로 분석해 주신 내용을 볼 때, 북한 당국이 당장 큰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분명 가을 이후 또 식량난에 직면할 것 같습니다. 당장 오늘부터 대책을 마련한다면요?

 

조현: 모내기를 끝내면 바로 감자와 밀보리 수확에 집중해야 합니다. 감자에 흙도 좀 북돋아주고 풀도 뽑아 주시고요. 지금 밀보리는 이삭이 여물기 시작할 때거든요. 이때 물비료를 주면 아주 효과적입니다. 다행히 올해 봄 날씨가 좋아서 감자와 밀보리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조금만 더 집중하면 상반기 감자와 밀보리 수확을 좀 더 얻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진짜 다 잘됐는데 북한 당국이 감자나 밀보리를 군량미나 다른 용도로 쓴다면서 의무수매하는, 그런 일은 제발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MC: 네. 소장님 감사합니다. 오늘은 2024년 상반기 북한 모내기와 관련한 문제점들을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였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팀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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