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생산성 올리는 모내기 비법

서울-이승재 yis@rfa.org
2022.05.06
Share on WhatsApp
Share on WhatsApp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생산성 올리는 모내기 비법 북한 주민이 평안남도 남포 들녘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이승재입니다. 농업과 축산업은 세상 모든 국가와 시민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산업이죠. 특히나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의 경우 자신의 먹거리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에 더욱 강조되는 현실입니다. 이 시간엔 남과 북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농축산 전문가와 함께, 북한 농축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적용 가능한 개선방법도 함께 찾아봅니다.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는 농축산 전문가, 사단법인 굿파머스연구소의 조현 소장과 함께 합니다.

이승재: 조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조현: . 안녕하세요.

 

이승재: 반갑습니다. 오늘 첫 방송인데요.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조현: . 농축산은 제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할 만큼 제 전문분야이긴 한데요. 아무래도 방송을 통해 청취자분들께 제대로 된 정보를 드리려고 하니, 잘 해야만 한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북한의 실정을 제가 잘 알고 남북한 양쪽의 농축산 연구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조금이라도 실제적인 이야기들을 해드리고 싶고요. 제가 연구한 것들을 잘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내기철, 심각한 봄가뭄

북한의 대책은 물 길어올리기?

 

이승재: . 저도 기대됩니다. 요즘 비가 적게 오면서 봄가뭄이 확산되고 있죠. 남한에선 다행히 각 지방자치단체 별로 농업용수 확보에 주력하며 가뭄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북한 전역에도 봄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 우려가 심각하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조현: 지금 이때면 모판 만들기가 끝나고 그 모판에 파종까지 들어갔어야 되거든요. 제가 개인적으로 알아본 바에 의하면 북한 전역에 가뭄이 워낙 심각하고 고질적인 물자 부족으로 대부분 지역이 모판 만들기나 파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북한 당국도 당연히 심각성을 아니까, 얼마 전 로동신문 보니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가뭄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미리 막자이런 글도 올렸더라고요. 그런데 그 역량이라는 게 가뭄 때에 사람이 직접 물을 길어 동원하는 걸 말하는데, 북한이 70년 동안 계속 해왔던 방식입니다. 안타깝죠. 일단 남한은 이 문제를 국가적으로 대처하고 있어요. 일례로 농업용수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지하수 기술지원단을 꾸려 지금 전국 165개 시, 군에 긴급 지하수 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농민이라면 누구나 대부분 개인 양수기도 갖고 있고요. 북한은 원래 개인이 나설 수도 없는 환경이고, 당국이 나서야 되는데 당국이 실질적으로 농민에게 도움 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말로만 농사제일주의를 외치는데, 이제 똑같은 얘기 그만 좀 하고, 인민들의 식량문제가 절실하다면 지능적으로 방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북한, 지금이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힘들다

원인은 70년간 바뀌지 않는 농업정책

 

이승재: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방송이 그 방법을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북한에 계실 때 협동농장경영위원회에서 오래 일하셨잖아요. 그때도 가뭄이나 식량난 위기는 당연히 겪으셨을 텐데요. 탈북민들이 요즘 북한에 대해서지금이 고난의 행군 시기보다 더 힘들다라고 말하거든요. 들어보셨죠?

 

조현: 많이 듣죠. 인정하고 동의합니다. 저는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5년 정도 협동농장경영위원회에서 일했는데요. 고난의 행군 때도 지금처럼 북한이 경제적으로 봉쇄되진 않았어요. 파철이나 고물을 중국에 중국에 팔아 비료, 농약 등 필요한 것으로 바꿔올 수 있도록 당국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줬습니다. 2000년대 이후는 당연히 비료, 농약, 농업기자재 등을 중국이나 해외에서 사다가 부족분을 메꿨고요. 2019년까지는 장마당에서 이것들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대북제재가 이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고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봉쇄된 것이 농민에겐 생존의 위협이 되는 실정인데, 북한 당국은 또 코로나19를 핑계 대고 자력갱생을 강조만 하는군요.

 

올해 북한 식량생산 400만톤으로

작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승재: 농민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름 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한국이나 북한의 농업부문도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텐데요. 올해, 해외의 북한전문가들이 예견하는 북한의 식량상황, 객관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조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완전히 무너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기름 값 폭등은 분명히 농업부문에서 악재로 작용할 거고요. 파종 시기에 제대로 수분이 보장되지 않으면 싹이 트지 않을 것이고 파종할 때 영양분이 부족하면 봄철 가뭄, 장마, 병충해에 더 약해질 테니 전반적으로 농사가 무너지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북한의 이 현실에 대해서 세계는 이미 파악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코로나19 이전에 북한 국경이 봉쇄되지 않았을 때, 비료나 농약이 어느 정도 보장되던 조건에서도 북한의 식량생산은 부족했습니다. 북한 인민 전체가 먹고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곡물생산량이 쌀, 보리, , 옥수수, 감자 등을 모두 포함해 1년에 600만 톤입니다. 2019년 이전에도 500만 톤을 생산해 내지 못했는데, 2021년에 440만 톤 정도로 떨어졌고요. 올해 제 예상은 이전보다 적은 400만 톤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승재: 그렇군요. 생산량 증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단 얘기인데, 문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북한의 대처방식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거잖아요?

 

1월부터 운행 시작한 북중간 열차

태양절 행사용 물자만 수입, 농자재 전혀 없어

 

조현: 그래서 방송에 임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가능하면 이 방송이 농업 간부들의 정책결정에 도움이 되면 좋겠고, 일반 농민들은 사실상 결정권이 없지만 방송을 통해 최소한 북한의 객관적 현실이나 국제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정책의 변화가 시급합니다. 농사는 당연히 유기질 비료가 공급되고 이것이 농작물 재배에 밑거름으로 들어가야 1년 수확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유기질 비료를 국가가 공업적인 방법으로 반드시 생산해 내야만 하고, 그 외에 농업 기자재들도 충분히 채워져야 하죠. 1월부터 북-중간에 열차가 다니기 시작한다고 들었는데요. 약간은 기대했는데, 들리는 바로는 여전히 태양절 등 행사용 물자만 들어오고 농업용 자재들은 수입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안타깝습니다. 오늘 우리가 가뭄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한국의 경우를 생각해보시죠. 가뭄이 심각한데 아까 말한 것처럼 국가에서 대대적으로 지하수 개발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당장 농민들은 어떻게 해결하나요?

 

이승재: 양수기를 이용해서 물을 끌어오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겠죠.

 

조현: 맞습니다. 북한도 관개시설을 정비하고 농촌에 전력을 공급해서 양수기를 가동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지금같은 모내기, 파종 시기에 가장 중요한 건 비료, 농약, 비닐박막인데요. 협동농장경영위원회에서 올해 정책을 바로 잡아, 회사나 농장, 개인들이 필요한 기자재를 빨리 사다가 농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승재: 그렇군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당국의 정책 말고 북한 농민들이 스스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비결 같은 건 없을까요?

 

북한의 부실한 농업정책 대신

농민들 개인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조현: 지금 농민들이 모내기 때 생산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밀식재배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빡빡하게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지 않아야 더 효과적이죠.

 

이승재: 농사를 오래 하신 분들은 밀식재배를 피해야 한다는 정도는 이미 아시지 않을까요?

 

조현: 아마 모르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여태껏 주체농법에 의해서 시키는 대로만 해왔고 또 그래야 했기 때문에 실제적인 효과를 보신 분들은 드물 것 같습니다. 원래는 자신의 지역과 땅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개인이 그걸 과학적으로 알아내기는 어렵잖아요. 그러니 북한처럼 산성화된 토양이 많고, 게다가 영양분이 부족한 조건에서는 평당 포기수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적용하기 쉬운 방법입니다. 한마디로 많이 심어서 다 버리는 것보다 적게 심어서 단 하나라도 소출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이걸 꼭 한번 적용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승재: .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오늘 첫 시간이었는데요. 앞으로도 어쩌면 아주 작지만 큰 비결이 될 수도 있는 이런 다양한 방법과 함께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농축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북한 농축산의 현실을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하겠습니다.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기자 이승재,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