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과학기술전당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4.06.11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과학기술전당 북한 과학기술전당
/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모바일 북한’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창립 10주년을 맞이한 과학기술전당’입니다.

 

과학기술전당 창립 10주년 기념보고회가 지난달 말에 있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를 보다가 과학기술전당의 최고 책임자를 총장이라고 부르는 게 눈에 띄였습니다. 보통 대학의 최고 책임자를 그렇게 부르는데 말입니다. 상당한 예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북한에서 과학기술전당의 위상과 역할이 크다는 뜻도 되겠죠.

 

과학기술전당 총장이 기념보고를 했는데, 6월1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동강 쑥섬 개발사업 현지지도에서 과학기술전당이란 이름을 지어주면서 과학기술 봉사기지로서 역할을 제시한 날이라고 합니다. 10년 전인 2014년의 일인데요, 이걸 과학기술전당 창립으로 삼은 겁니다. 실제로 과학기술전당이 준공된 건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2016년 1월1일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대규모 시설물은 준공돼서 개관한 날을 기념하는데 북한에서는‘창립’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가 봅니다. 물론 과학기술전당 준공 10주년도 기념하겠죠.

 

과학기술전당은 북한의 과학기술중시 정책 역사를 돌아볼 때 하나의 큰 사건이었습니다. 단순히 평양에 대규모의 현대식 도서관이 들어섰다는 의미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국가적인 과학기술 보급 거점의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북한 내부 뿐만 아니라 해외의 과학기술 자료를 모아서 기지를 구축하면, 지방 도서관이나 공장, 기업소의 과학기술보급실에서 과학기술전당의 자료기지에 접속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자료기지에 더해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원격강의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이 인트라넷에 접속해서 지식을 공유하고 자기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공간도 과학기술전당 홈페이지에 마련하는 사업도 진행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기능화된 과학기술 봉사기지라고 불리게 된 거겠죠. 과학기술전당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자료들이 북한 전역에 물이 흐르듯 중앙에서 말단까지 보급되게 하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창립 10주년이 되었으니 그 성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보도가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찾기 어려웠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과학자, 기술자, 교육자, 그리고 근로자와 청소년 학생들이 끊임없이 찾아오고 있다.”“전국 각지의 과학연구부문, 교육기관, 공장, 기업소는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컴퓨터망으로 실시간 편리한 봉사를 받고 있다”이 정도였습니다.

 

대신 작년 5월에 과학기술전당의 이용 실적을 소개한 보도가 있었습니다. 지난 7년 동안의 참관자와 열람자 수, 봉사 자료 건수를 제시했는데요, 작년 1월부터 5월까지만 놓고 봐도 수백만 명이 과학기술전당 자료기지에 접속했다고 합니다. 이런 구체적인 수치를 이번에 내놓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직까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북한 가정에서까지 과학기술전당에 접속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 수가 수백만 명에 머물고, 중복 계산된 이용자까지 고려한다면 과학기술 봉사기지로서 과학기술전당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북한의 구상대로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컴퓨터와 지능형 손전화 보급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언제 어디서든 컴퓨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고, 그런 환경에 대한 정치적인 저항감이나 경계심이 없어야겠죠.

 

지방의 일반 가정에서도 컴퓨터와 지능형 손전화를 살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하는 건 물론입니다. 그렇게 됐을 때 북한 주민들이 과연 인트라넷에 갇혀 있는 북한의 과학기술자료 보급망에 만족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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