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남북한의 신병 훈련소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4.05.14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남북한의 신병 훈련소 사진은 북한 여성 노농적위대원이 총기를 점검하고있는 모습.
/연합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모바일 북한’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남북한의 신병 훈련소’입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달부터 고급중학교, 대학, 기관, 기업소에서 군에 입대할 초모생들을 추천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 각 지역 도 군사동원부에는 4월부터 초모생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초모소, 한국에서는 신병 훈련소라고 부른데요, 이곳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러야 합니다. 초모소에서 담화와 신체검사, 체력검정을 마치고 나면 군복을 지급받고 부대 배치를 받습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 마음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마찬가지겠지요. 군대에 들어가서 심한 고생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건 부모로서 인지상정인데요, 초모소까지 자식과 같이 와서 일주일 넘게 근처에 머물면서 자식이 어떻게 지내는지 살피는 부모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다 군복을 입고 초모소를 떠나는 자식의 모습을 보면 눈물이 쏟아질 겁니다.

 

그런데 초모소에서 주는 음식이 형편없어서 부모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닌데요, 초모생들은 초모소 울타리 근처에서 기다리는 부모에게 먹을 걸 사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걸 잘 알고 있는 장사꾼들이 인조 고기밥이나 두부밥을 싸들고 와서 팔고 있습니다. 부대에 배치된 후에도 제대로 밥을 먹지 못해서 부모가 자식의 상급자나 부대 주변의 가게 주인에게 전화돈을 보내주기도 하죠. 북한 당국이 전화돈 전송을 규제한 뒤로 주민들이 어떤 대책을 궁리해 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초모 대신에 입영이라는 말을 씁니다. 말 그대로 군대에 들어간다는 건데요, 병무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입영 안내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입영 준비물에는 입영통지서, 신분증, 평소 사용하는 안경이나 약이 있습니다. 그리고 신병 훈련기간 동안에도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씩 손전화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사람은 손전화와 충전기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부대에 배치받고 난 다음에는 평일에는 일과가 끝난 뒤 6시부터 밤 9시까지, 휴일에는 오전 830분부터 밤 9시까지 손전화를 쓸 수 있습니다.

 

그 밖에 훈련소에서 필요한 물품은 부대에서 지급하고 자세한 내용은 각 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까 개인용품 지급 품목에 비누, 칫솔, 치약, 면도기, 수건, 화장지, 양말, 장갑, 마스크, 축구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바깥에서 이 품목들을 사가지고 들어올 필요가 없다는 거죠. 훈련병들은 나라사랑카드라는 전자결제카드를 쓸 수 있는데요, 제대할 때까지 이 카드로 월급이 들어가고 이 카드로 부대 상점에서 음식이나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한국 부모들도 신병 훈련소까지 따라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입영식 때는 훈련소 안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요, 자식들이 군대에서 먹을 음식과 입을 옷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훈련소에서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월별 식단 정보를 공개합니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까 5월 한 달 식단이 다 나와있는데요, 517일 아침 식사에는 호박된장찌개와 새송이버섯 야채볶음, 점심에는 사골곰탕과 고기만두찜, 저녁에는 자장밥과 탕수육, 달걀국이 올라와 있습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들을 안심시키는 것도 군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야 초모소에 들어가는 아들을 지켜본 부모들이 안심하고 발길을 돌릴 수 있겠죠. 한국 부모들은 입영식이 끝난 다음에는 훈련소 근처에 머무르지 않고 각자 집으로 돌아갑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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