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와 손전화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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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와 손전화 평양의 한 거리에서 여성이 휴대폰을 보며 걷고 있다.
/AP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한파와 손전화’입니다.

한반도는 입춘을 지난 지 보름이 넘어서 그런지 요즘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북쪽의 함경도 지방도 한낮에는 제법 따듯해졌습니다. 절기상 얼었던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도 지났으니 당연한 일이기는 한데, 지난 주에는 한반도에 봄을 시샘하는 북극한파가 몰아쳐서 며칠 고생하셨죠.

미국은 아직도 북극한파로 몸살을 겪고 있습니다. 그것도 날씨가 따뜻한 남부지방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이상 한파에 폭설까지 겹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추운 날씨로 수도관이 터지고 눈 무게에 못이겨 지붕이 내려앉는가 하면 발전소 설비가 얼어서 전기가 끊어지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전기불도 안 들어오는 집에서 추위에 떨어야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텔레비전도 켤 수가 없었죠. 궁여지책으로 자동차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고 손전화도 충전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으로 상수도 처리장이 마비되서 수돗물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여기저기서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큰 공장들도 가동을 멈춰야 했습니다. 한국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남부지역 텍사스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3천 명이 넘는 직원들이 지능형 손전화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도 이 공장의 주요 생산품입니다. 그런데 시당국에서 이 지역의 전력이 부족해지자 삼성전자와 그밖에 다른 대규모 공장들에 가동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이런 대형 공장들은 며칠만 기계가 멈춰도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됩니다. 물론 이 공장들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필요한 연관 산업도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최근 일본과 대만에서는 지진으로 반도체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이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요즘에는 자동차에도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고, 지능형 손전화와 텔레비전도 반도체 없이는 생산할 수 없습니다. 주요 부품의 공급이 줄면 제품 가격이 올라가는 건 피하기 어렵겠죠.

이런 움직임이 북한의 지능형 손전화 생산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은 자체적으로 지능형 손전화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있지만, 주요 부품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제품을 입수해서 분해해 본 전문가들의 지적이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수입이 크게 줄었는데, 이번 북극한파 사태까지 겹치면서 북한의 지능형 손전화 생산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위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파가 아니더라도 추운 날씨에는 손전화를 사용할 때 조심해야 합니다. 손전화를 보면서 얼음 위를 걷다가 미끄러지면 크게 다칠 수 있죠. 요즘엔 어른이나 어린이들이나 손전화에서 눈을 떼지 않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손전화만 들여다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도 사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버릇처럼 수시로 손전화를 확인합니다. 손전화를 열어서 이것저것 보다보면 금새 20~30분이 흘러가는데요, 문제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장시간 손전화를 들여다 보면 목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고개를 60도 숙인 채 손전화를 보고 있으면 20kg 짜리 쌀 한 포대를 목에 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날씨가 풀려도 계속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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