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손전화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1-02-08
Share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손전화 태국 주재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휴대폰 불을 켜고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미얀마인들.
/AP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손전화’입니다.

동남아시아의 미얀마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군부는 정부 고위인사들을 집에 가두고,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지난 1일 새벽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일인데요, 명분은 선거부정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을 거뒀는데, 이걸 문제삼은 겁니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가 이끌고 있는데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군부로부터 정권을 넘겨받았습니다. 그 때까지 50년 넘게 미얀마를 지배한 군부로서는 통큰 결정이었죠. 물론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과 국제사회의 압력, 특히 미국의 외교력이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군부는 일정한 정치적 지분과 혜택을 보장받고 문민정부에 정권을 넘겨줬는데요, 5년이 지난 뒤 마음이 바뀐 겁니다.

이렇게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닥치면 무엇보다 정보유통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입장에서는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자기 입장을 선전하면서, 국민들이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지 못하게 막아야겠죠. 반면에 국민들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확한 소식을 알고 싶고, 자기 생각도 자유롭게 나누고 싶을 겁니다. 물론 가족과 친지들이 안전한지도 확인하고 싶겠죠.

이런 상황에서는 인터넷과 손전화가 큰 역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얀마에는 국영 텔레비젼과 라디오 방송이 있지만, 인터넷과 손전화가 정보유통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의 일종인 페이스북의 인기는 굉장합니다. 미얀마 전체 인구 5천만 명 가운데 2천7백만 명, 그러니까 국민의 절반 이상이 페이스북을 사용합니다. 지능형 손전화로 페이스북 앱을 열면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사진과 동영상, 글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내가 올린 정보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죠. 일종의 전자 게시판인데요, 누구나 볼 수 있게 할 수도 있고, 친구를 맺은 사람들만 볼 수 있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통보문이나 전화를 걸 수도 있습니다. 전화는 음성통화와 화상통화 모두 가능합니다. 통신회사에 따로 통화료를 낼 필요없고 와이파이에 연결하거나 손전화의 데이터를 사용하면 됩니다.

미얀마 국민들은 페이스북으로 쿠데타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시민 불복종 운동을 시작한 건데요, 쿠데타 직후에 여기저기에서 통신이 끊기기는 했지만 군부가 완전히 막지는 못했습니다. 그 틈을 타고 미얀마 국민들은 쿠테타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저녁8시에 다같이 냄비를 두드리자, 노래를 부르자, 이런 제안들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실제로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여기에 대응해서 미얀마 군부는 아예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가짜뉴스를 퍼뜨려 국가의 안정을 흔들려는 시도를 막겠다는 게 군부의 설명이지만,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저항을 못하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실제로 미얀마 국민들은 쿠데타와 관련된 소식들을 페이스북에서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페이스북 접속 차단에 대응해서 미얀마 국민들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같은 다른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로 옮겨갔습니다. 거기서도 시민 불복종 운동이 계속되자 군부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의 접속도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과 전화통화도 거의 막아버렸습니다. 손전화로 소통이 어렵게 된 국민들은 거리로 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자유로운 정보유통을 막은 조치는 저항을 무력화하기 보다는 오히려 불을 지핀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