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선호하는 국가는?
2024.09.20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관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 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입니다. 사람마다 가고 싶은 곳이 있고, 일하고 싶어하는 곳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북한 해외 노동자들도 가고 싶어하는 국가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연구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지난 시간에는 러시아 기업들이 북한 노동자를 왜 선호하는 지 그 배경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그러면 북한 노동자들은 어느 국가를 선호하는지도 궁금할 것 같습니다. 대체로 어떤 국가 순으로 나타났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북한 당국은 40여개국에 달하는 국가에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는데요. 국가가 노동자에게 일하러 가야 할 곳을 지정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사람들은 아무나 해외에 나갈 수 없기 때문에 해외에 나가려면 권력이 있든가, 아니면 뇌물이 있어야만 가능하지요. 노동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에서 외국에서 벌어들인 해외 노동자들의 임금을 아무리 많이 착취한다고 해도 노동자들도 일정 정도의 외화는 손에 쥘 수 있고, 또 외화 가치가 북한 국내에서는 워낙 커서 효용이 높으니까요. 그래서 다들 해외에 나가기를 원하는데, 바로 이 선발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선호하는 국가에 가기 위해서 돈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뇌물로 받친다는 것이지요.
기자: 네 제가 북한에 있을 때도 러시아 벌목이나 리비아 건설 노동자로 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흔히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노동을 하러 외국에 나간다고 해도, 같은 값이면 돈을 많이 주거나 장사도 좀 할 수 있는 그런 나라에 나가려고 할 것 같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선호하는 국가가 따로 있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우선 중동국가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자: 그러면 러시아나 중국은 아니었나요? 기후도 그렇고, 아무래도 더운 중동보다는 러시아나 중국이 더 익숙하고 낳지 않나요? 중동을 선호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무엇보다 중동에 가면, 노동자들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환경이기 되기 때문이지요. 이곳 국가들 자체가 국가나 국민들 모두 잘 살다 보니 국가급 대상 프로젝트를 하든, 개인집에 가서 잠시 파트타임을 해도 노동 단가가 높으니까요. 예를 들어 개인 집 정원을 꾸리거나 또는 이들은 집에 그림 장식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벽화나 초상화 전신 하나만 그려줘도 만달러는 받을 수 있지요. 그래서 제가 아는 분도 그림에 소질이 있어 중동에 파견되기 위해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결국 돈이 없어 포기했다고 합니다. 만약 갔더라면 본인 말에 따르면 개인 집 벽화만 그리고 다녔어도 지금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해요.
기자: 거기에 비하면 러시아는 노동력 단가가 상당히 낮다는 말이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러시아의 경우 준공검사가 엄격하고 또 이것을 통과해야만 임금이 지불되지요. 또 그렇지 못하면 그 손해가 고스란히 북한 노동자 몫으로 돌아가지요. 그런데 중동국가들의 경우, 사람들이 돈이 많다 보니 하나하나 디테일 하게 계산하거나 따지지 않는 것이지요. 또 러시아는 일한만큼 임금이 지불된다면, 중동국가들은 시간당 지불하니까 노동 강도가 약할 수밖에 없지요.
기자.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좀 맞아야 하지 않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쿠웨이트 같은 경우는 북한 노동자가 일하기가 편하다고 해요. 과거 한국이 이미 이곳을 개척했고, 또 솔직히 쿠웨이트가 기온이 높아 사람 살기 어려운 기후지요. 그래서 현지 사람들은 낮에는 노동을 안하고, 밤에만 좀 나와 일하고, 해 떨어지면 일반 생활을 하고, 그래서 이들 나라는 일단 해뜨면 노동 활동이 중지되는 나라인데, 북한 사람은 주야간에도 일을 하거든요. 그 열대 속에서도, 그러니까 다른 해외 노동자를 데려다 쓰는 것보다 수익이 몇 배 차이가 나지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잘 되어 있어 일하기가 편하다고 해요.
기자: 그렇다면 러시아에 비해서 북한 노동자들에게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중동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게 유리한 이유는 러시아 같은 경우는 전문 건설 기술이 없으면 돈을 못 벌어요.
기자: 왜요?
정은이 연구위원: 러시아는 내가 일한 것만큼 돈이 지불되는데 문제는 예를 들어, 내가 용접밖에 할 수 없다고 하면 돈 벌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노동자들이 미장이면 미장, 용접이면 용접 다 할 수 있어야 해요. 그걸 사업자가 인정해야만 채용이 되지요. 그런데 중동은 그런 게 크게 없어요. 워낙 이곳이 기온이 너무 높고 열악하다 보니 사람들이 그렇게 엄격하게 바라지도 않지요.
기자: 그러면 러시아에 나간 사람들이 일은 더 많이 힘들게 하고, 돈은 적게 번다는 말이 되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중동 같은 경우, 북한 사람이 전체 일을 다 맡아 설계부터 시공까지 주도할 수 있지만, 러시아는 그렇지 못해요. 특히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현장 기사 일은 외국인을 쓰지 않아요. 또 러시아는 현장기사, 용접, 난방, 전기 이 4개는 무조건 러시아 현지인을 쓰지요. 왜냐하면 우선 첫째 전기, 난방, 용접 같은 경우는 사람이 사는 기간에도 계속 보수가 진행돼야 되잖아요. 그걸 외국인 노동자가 항상 할 수는 없지요. 즉 주도권을 주지 않는 것이지요.
기자: 그러면 북한 노동자들이 선호하는 중동들 순위는 어떻게 됩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우선 쿠웨이트가 선호도가 제일 높고 그 다음이 카타르, 그 다음이 아랍에미리트 순이에요. 왜냐하면 쿠웨이트는 기후가 높아도 덜 습하거든요. 그리고 카타르는 국경이 맞닿아 있고, 그래서 복잡한 수속 없이 카타르와 쿠웨이트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요. 따라서 카타르에 가도 시간이 되면, 혹은 허용이 되면 쿠웨이트 들어와서 돈 벌고 나올 수도 있지요.
기자: 네 그렇군요. 오늘은 외국에 돈을 벌러 나가는 북한 노동자들이 선호하는 외국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고 다음시간에 또다른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수고 하셨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