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자력갱생의 본질
2024.06.14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은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에서 경제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연구위원님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북한이 2019년 하노이 회담에 이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자력갱생을 더욱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하시겠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사실 국가 규모가 작고 굉장히 폐쇄적인 북한에서 더 폐쇄적인 경제 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우리가 외부에서 보기에도 상당히 우려스러운 정책이라고도 볼 수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가 작동이 되는데 그 배경에 대해서 한번 짚어볼까 합니다.
기자: 일반적으로 한 국가가 폐쇄적인 경제 정책을 펼 경우 외부에서 봤을 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어떤 것입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북한 경제 현실에 비춰 볼 때는 북한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북한의 자력갱생 정책은 이른바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을 하면 일종의 ‘수입대체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걸 좀 더 굉장히 강화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수입에 의존하던 이런 제품들을 국내에서 생산을 함으로써 외부에 대한, 외국에 대한 의존도를 더 낮추려는 그런 시도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 국가가 이렇게 수입을 대체하는 그런 산업 정책을 실시하려면 이 수입 대체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이나 방법이 뒤따라야 하고 만약에 그게 가능해진다면 자동차나 기계 설비 등의 중요한 산업 같은 경우는 직접 자국에서 제조할 수 있기 때문에 외화도 절약되고, 그리고 해외 경기 변화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그런 장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 같은 경우 국가 규모가 작고 특히 석유 등의 천연 자원은 국내에서 조달이 전혀 어렵고요. 또한 북한 같은 경우는 워낙 산업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설령 국가가 수입 대체 산업을 육성한다고 해도 결국은 국내 산업이 경쟁에 노출되지 않아서 산업이 비효율적으로 더욱더 변할 가능성이 있고요. 또 기술 발달 같은 경우는 더욱더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예상을 할 수가 있겠습니다.
기자: 그렇죠. 방금 앞서 말씀하신 일종의 “수입 대체정책” 강화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그걸 북한에서는 “외국에 의존하지 말고 자체의 힘으로 생산하라”는 한마디로 수입 의존도를 줄이려는 정책으로 볼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수입병”이라고도 말을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북한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로 자동차나 굴착기, 컴퓨터 같은 기계 및 전자제품들을 자체로 생산하여 국내 수요를 충족시킨다면 구태여 다른 나라에 손을 내밀 필요가 없죠. 하지만 자동차나 굴착기 등 기계를 자력갱생으로 생산한다고 했다가 못 하면 그 모든 노동량을 사람이 대신하게 되는 그런 결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어떻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자력갱생을 목표로 세웠다가 어떤 기계나 설비가 부족하게 되면 결국은 이것이 다시 또 노동력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귀착이 될 수가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최근 노동신문을 보면 여러 가지 건설, 농촌 건설도 그렇고 사업장 건설 최근에 또 지방건설 정책들을 또 발표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문구들을 보면 노동력을 더욱더 강화하는 이른바 ‘동원 경제가 더욱더 강화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동원 경제’가 어떤 경제라고 볼 수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북한 경제가 상당히 인력에 의존하는 그런 경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현재 전 세계가 인공지능이라든지 로봇산업, 자율주행 등 4차 산업시대로 전환을 하고 있는데요. 북한 같은 경우는 근로자의 노동력에 더 의존하는 그리고 단순히 노동력에 의존하는 것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대대적으로 동원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보면 평양시 도시건설이나 20x10 전략처럼 지방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건설만이 활성화되고 있을 뿐 나머지 산업 같은 경우는 좀 진전이 어렵지 않나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더욱더 부각이 되고 또 이런 부분들에 대한 성과를 나타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동력을 투입시키는 그러한 현상들이 현재의 북한 경제의 현주소이지 않는가 싶습니다.
기자: 북한 공장기업소에서는 올해 계획을 100% 넘쳐 수행했다 그런 자랑, 선전 문구들이 적지 않게 보여지는데요. 또 무슨 발전소 건설 그리고 수도 건설과 같이 노동력 투입 현장으로 노동자들이 동원되고, 또 노동자들 같은 경우에는 8.3생산이라고 해가지고 직장에는 출근하지 않고 대체로 이제 집에서 간이 부업을 하는 그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과거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이러한 수입 대체 산업화 정책이 실시됐지만 결국 그 결과가 어떻게 됐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과거 1940년대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채택을 했고요. 또 그 이후에 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1950년대 무렵에 채택을 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결국 한계가 큰 그런 정책으로 끝이 났습니다.
기자: 예 그러면 북한이 자력갱생으로 관련 산업 부문에서 어떤 특별한 변화가 있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과거에 비해서 김정은 시대의 공장 기업에 대한 자율권을 이제 상대적으로 많이 부여를 했다고 볼 수가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기업들도 자신들의 필요한 자금이라든지 설비 이런 것들을 자체로 조달할 수밖에 없고 어떻게 보면 바꿔 말하면 이것은 그만큼 이제 권한이 확대되었다고 할 수가 있고요. 특히 해외 부분에 대해 주목을 해보면 해외에서도 이제 필요한 자재를 들여올 수 있도록 권한들이 많이 완화되는 움직임이 있었거든요. 실제로 북중 무역 통계를 보면 2010년 이후 즉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 중국과의 무역에서 북한의 무역 적자가 더 큰 폭으로 커졌는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이때 북한의 기계 설비 중심으로 대중국 수출이 증가하는 그런 추세들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기자: 예 그러면 이제 김정은 정권 들어 대중국 교역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무엇이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북중 무역 교역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중국에서 상당히 많은 설비 자재들이 들어왔는데 이것을 들여온 그런 주체가 국가 자본이라기보다 공장 기업소 자체에서 자신들이 필요한 상품들을 들여오는 그런 형태로 변했다는 거죠. 예를 들면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산업 기관이 굉장히 많이 파괴됐고, 또 이것이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태에서 과연 북한에서 많은 기계 설비들을 국가가 들여왔냐고 봤을 때 사실 국가가 들어왔을 상황은 수정하기 어렵다는 거죠. 왜냐하면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 끝날 시기가 또 얼마 되지 않았고 그러면 과연 국가가 어디서 갑자기 돈이 생겨났다 그렇게도 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또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상황들이 어떤 상황이냐면 북한에서 이제는 대안의 사업 체계라고 위에서 밀어주는 그런 사업 체계가 유명무실해졌다는 거죠. 그래서 이것이 사회주의 기업 책임제가 나오게 된 이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2014년에 사회주의 기업 책임관리제가 나오게 된 배경은 국가가 기업의 충분한 자금과 원천을 지원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기업소 자체에서 알아서 운영하라 이런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중 무역에서 2010년도 이후에 가장 큰 변화 중에 하나가 설비나 자재들을 상당히 많이 들여왔는데, 공장 기업 자체에서 필요한 물자가 있으면 이런 것들을 많이 또 들여왔다고 할 수가 있겠죠.
기자: 네 북중 무역 관행도 많이 바뀌었는데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과거에는 공장 기업소 자체에서 필요한 물자가 있으면 무역총국에서 일괄로 주문을 받아서 그것을 구입해서 다시 나눠주는 그런 구조로 운영이 됐다면 김정은 시대 이후로는 사회 주의 기업 책임관리제 실시로 실제 공장 기업소에서 직접 본인들이 필요한다면 중국에 나가서 기계들을 사올 수도 있는 그런 구조로 변했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과거에는 정말 중국에서 알아서 일괄적으로 싼 것만 들여가고 그랬다면 이제는 공장 기업소에서 본인들의 기업소 생산에 필요한 것만 이제 딱 골라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거죠.
기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기자: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