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해외 파견 근로자 수입 얼마?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4.05.17
[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해외 파견 근로자 수입 얼마? 사진은 중국 단둥 축구화공장에서 축구화를 만들고 있는 북측 근로자들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은 해외근로자들의 수입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셨습니까?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지난 시간에는 해외 이주 노동자의 송금이 해당 국가, 지역, 가계에 주는 영향에 대해 짚어보았는데요. 북한으로 돈을 보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해외에서 북한 가족이나 친척에게 돈을 보내는 주체는 크게 탈북민과 해외 파견 노동자 이렇게 두가지 형태를 들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 탈북민은 주로 북중 국경 지역 출신으로 중국에 나와서 돈을 벌어서 본국으로 송금하는 경우이고요. 그중에는 남한에 정착한 이탈주민도 포함되지요. 반면에 해외 파견 노동자는 국경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도시의 주민으로, 합법적으로 파견되어 해외에 나온 노동자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평양이 가장 많지만 대도시 지방에서 뽑힌 노동자도 적지 않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해외 파견나온 북한 노동자들의 규모를 얼마나 됩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이들은 약 40여 개국에 파견되어 나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 집중되어 있구요.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중국에 더욱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식통계는 입수하기 어렵지만, 대략 중국에 북한 노동자가 10만명에서 많게는 15만명 이상 체류할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기자: 정말 많네요. 1960년대와 70년대 한국에서 실업문제 해소와 외화획득을 위해 한국정부가 서독에 파견했던 간호사가 1만명 수준이었는데요. 그들이 벌어온 외화가 국가경제개발에 긴요하게 씌였다고 봤을 때 북한이 중국에 파견한 해외근로자는 남한에 비해 10배 이상이라는 말이 되겠네요. 그런데 북한 해외 근로자 수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북한 해외 노동자 규모를 2013년 1월 기준 약 4만 6천명으로 파악하고 있고, 미 국무부는 2016년 연례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5만~6만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북한의 중국 체류 노동자는 김정은 정권 들어 급증했는데요. 그 근거는 중국 여유국 통계에서도 뒷받침됩니다. 물론 지금은 여유국에서 더 이상 통계를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에 입국한 북한 여행객 수는 2011년 들어 불과 1년 사이 약 4만 명 이상 증가했습니다. 2013년에는 20만 명을 초과했으며 2015년에도 약간 감소했으나 약 19만 명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통계는 중복된 집계이므로 절대치라고 보기 어렵지만, 그간 증가추세라고 하고, 이의 절반이라고 해도 10만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일단 코로나19로 인해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중국에서 노동한 북한 노동자들이 적지 않은데요. 이들이 벌어들인 소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북한 노동자들이 1인당 한 달에 벌어들이는 소득이 300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그럼 중국에 체류하는 노동자가 최소 10만 명이라고 가정한다면, 1년에 벌어들이는 총소득이 3억 6천 달러이며, 15만명이라면 5억 4천달러입니다. 이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북중 무역이 최대치에 달한 2023년 한 해 동안의 북한의 대중 수출 총액 2억 9천만 달러에 비하면, 두배 가까운 규모입니다. 만약 이를 코로나-19 기간으로 한정한다면, 18억~27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규모입니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요.

 

기자: 북한에서 해외에 노동자가 나오는 이유가 다른 나라에 비해 임금 격차가 크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렇다면 북한 노동자도 국가가 아무리 높은 비중을 가져간다고 해도 본인에게 차려지는 몫이 있어야만 해외에 나올 것 같은데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정은이 연구위원: 북한 주민같은 경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려운 형편임에도 해외에 나와서 일하기 위해 상급 기관에 외화로 뇌물을 바치고 오는 경우가 일반적인데요. 이는 바꿔 말하면, 어쨌든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있고, 또 북한보다는 벌이가 낫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사에 따르면 그래도 100달러 전후가 노동자의 몫이라고 합니다. 즉, 100퍼센트로 봤을 때 30%는 국가가, 나머지 30%는 노동자가 소속된 북한 기관이나 회사가, 나머지 30%가 노동자에게 돌아갑니다. 사실, 노동자들에게 분배되는 몫이 없으면 노동자도 해외에 나올 이유도 없지요.

 

기자: 그럼 북한 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소득은 어느 정도라고 할 수 있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한 달에 100달러라고 한다면 중국에서만 1년에 1억 2천만달러에서 최대 1억 8천 달러로 추정이 되구요. 코로나-19 전 기간이라고 한다면 6억에서 최대 9억 달러로 추정이 됩니다. 북한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전까지 장마당을 중심으로 하는 시중의 유휴 화폐가 약 3억 달러 전후라고 한다면 적지 않은 수치라고 할 수 있지요. 만약에 이들이 일제히 북한으로 송환된다면 장마당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실제로 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이 가족들에게 보내온 송금은 주로 어떤 용도로 쓰이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이것은 일일이 조사를 해봐야할 문제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노동자로 일하러 나가는 북한 주민들의 목적과 우선순위는 뚜렷한데요. 우선은 빚을 값고, 여유가 생기면 집을 사고, 자식 교육이나 본인 결혼 비용으로 쓰고, 마지막으로는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나온다고 합니다. 혹은 장사밑천으로 쓰거나 상점을 차리는데도 쓴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현지에서 습득한 기술을 활용해서 돈을 벌기도 하는데요. 북한에서 어쨌든 경제는 어려워도 꾸준히 주택을 짓고 수리하는데요. 특히 러시아나 중동 등지에 건설노동자로 나갔다 온 사람들이 이런 일을 도맡아서 하구요. 중국과 같이 봉제 노동으로 나갔던 노동자들의 경우, 다녀오면 집에서 가내수공업 형태로 옷 공장을 차리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기자: 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연구위원: 네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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