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해외근로자 송금과 경제적 효과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4.05.03
[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해외근로자 송금과 경제적 효과 개성에서 한 여성이 달러를 계산하고 있다.
/Reuters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은 해외근로자들의 송금이 경제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최근 국제사회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해외에 발이 묶여있던 북한 노동자의 입국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데요. 그들이 해외에서 보내는 해외송금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2017년 유엔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이 금지되었지만, 산업기반이 취약한 북한에게 노동력 송출은 그나마 외화벌이 수단으로 되어 왔습니다. 그와 동시에 노동자 인권을 유린하는 주요 원인으로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기자: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한 문제 아닌가요?

 

정 연구위원: . 맞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해외 노동자 파견 문제를 북한에 적용할 때는 주로인권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송금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빈곤 국가일수록 송금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니까요. 실제 해외 이주 노동자가 본국의 가족이나 친척에게 보낸 돈이 해당 국가나 지역, 가계 등에 기여하는 바가 큽니다. 따라서 오늘은 해외 이주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보내는송금(remittance)’의 효과에 대해 한번 짚어볼까 합니다.

 

기자: 외국의 경우 해외 이주 노동자가 보내는송금은 어떤 형태로 구분합니까?

 

정 연구위원: 일반적으로 외국의 경우, 송금은 이주자의 해외 소득 중 본국으로 보내지는 화폐의 이체금액을 의미하는데요. 대체로 좁은 의미로 볼 때는 해외 이주자(migrant) 중 이주 노동자(migrant worker)가 본국으로 송금하는 화폐 이체액 만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고요. 경우에 따라 난민이나 해외 불법체류자들의 송금액까지도 포함합니다. 따라서 북한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해외 거주 탈북민들이 보내는 송금까지도 포함시킬 수 있지요.

 

기자: 탈북민들이 보내는 송금은 원래 북한이 강하게 거부하기 때문에 그것을 받는 가족들까지 처벌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해외 이주 노동자들이 가족들이나 친척들에게 보내는 송금이 국가경제발전과 개인의 복리에 이용되고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특히 북한과 같은 빈곤국일수록 송금이 해당 국가 경제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경제 규모로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규모가 작고 빈곤국일수록 해외 이주 노동자의 송금이 해당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증가하는 경향이 보입니다. 그 이유는 한 국가의 평균 소득이 낮을수록 국민들이 이주를 원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그만큼 송금의 유입액도 더 높아지니까요. 실제 소득 그룹별로 보면 중저소득국의 경우, 해외 이주 노동자들이 보내는 송금액의 총규모가 크지만, 저소득국에서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자금의 흐름 중 GDP 대비 가장 비중이 큰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기자: 남한도 1960년대 서독에 광부를 파견하고 거기서 번 외화를 가지고 국가경제 개발에 긴요하게 썼던 사례가 있는데요. 그렇다면, 외국에서는 이주 노동자의 송금을 국가개발의 주요 재원으로 중요할 것 같은데요?

 

정연구위원: . 맞습니다. 다양한 보고서들에 따르면, 이주 노동자의 해외 송금액은 개도국으로 유입되는 공적개발원조(ODA)나 직접투자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성장하는 추세이고요. 그중에는 해당국의 무역 규모보다, 그리고 최대 단일 수출품목보다 규모가 더 큰 경우도 있습니다.

 

기자: 외국의 경우에는 실제로 해외 송금은 해당 국가에 경제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일단은 가족들의 생계에 많은 도움이 되지요. 예를 들어, 송금을 받으면 주택을 새로 짓거나, 가전제품, 공산품, 자동차 등을 구입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나아가 교육이나 보건 부문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지요. 또한 송금은 단순 소비에 그치지 않고 생산적인 부문에도 기여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촌의 경우, 소비생활에 사용하고 남은 송금은 토지나 농기구를 구입하거나 농촌산업에 필요한 장비나 시설을 구입하는 등 투자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결국 송금은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의 경제발전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자: 이는 해외 이주자들이 보내주는 송금이 경제적으로 빈곤한 국가에서는 무시하지 못할 역할을 한다는 근거라고 할 수 있네요?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송금이 저소득 국가에서 무엇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경제적 충격이나 자연재해 혹은 내전 이후 중요한 소득원이 되어 충격 흡수 기능을 한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 위기나 자연재해 및 내전이 발생하면 오히려 해외 거주 이민자들은 본국에 있는 가족을 더 돕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보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송금은 가난한 사람들이 잘못된 국가 정책이나 외부 경제구조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불안정, 또는 자연재해나 농산물에 관련된 시장의 변화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 됩니다.

 

기자: 그렇지만 해외 송금이 개인이나 가계, 지역 차원에 그치지 않고 국가 차원에 경제발전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물론 송금의 부정적인 측면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짧은 시간에 상당한 규모의 송금이 일부 가구에 집중되면서 사회의 소비와 생산 활동에 충격을 주어 기존의 경제적 균형을 깨뜨린다는 것입니다. , 이주 노동자를 둔 가구들이 송금에 의존하면서 지역사회에서의 생산 활동을 등한시하고 소비수준을 높이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사회 내에서 위화감이 조성되고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경제적 불평등이 등장한다는 주장이지요. 심지어 예상하지 못했던 급격한 불평등의 확산으로 사회적 갈등이 증가할 수도 있지요.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지역의 경제구조가 왜곡되고 물가가 상승하여 이주노동자를 두지 않은 가구에서는 경제적 고통이 가중될 수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사회의 경제는 완전히 송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기형적인 경제구조가 조성될 우려가 있는 우려도 있습니다.

 

기자: 네 자유아시아방송에서도 얼마전 외국에 파견된 해외 근로자들에게 북한 당국이 현금대신 돈표를 지급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해외 근로자들과 그의 가족들은 불만이 컸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북한 해외근로자들이 힘들게  벌어서 보내는 돈이 온전히 국가경제발전이나 가족들의 복리에 사용되면 좋은데, 그것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된다는 의혹이 외부에서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나누고요. 다음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 연구위원: 네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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