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북한] 추수 앞둔 북한 논 30% 훼손…수확 감소 불가피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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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북한] 추수 앞둔 북한 논 30% 훼손…수확 감소 불가피 유럽우주청(ESA)의 센티넬-2B가 지난 9월 12일 평양 만경대 구역을 촬영한 영상. 갈색으로 논이 훼손되고 흙바닥이 드러난 지역이 여러 곳 보인다. (좌측), 식생지수 분석에 따르면 생육 부진과 농경지 훼손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쪽)
/ 그래픽 김태이

UPDATED: 10-04-2022

[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으로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살펴보고, 정치·경제·사회의 의미를 분석해보는줌 인 북한’. 정성학 한국 경북대학교 국토위성정보연구소 부소장과 함께합니다. 진행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

 

수확철을 맞은 올 해 북한의 논 셋 중 하나는 벼 생장이 나쁘고 논바닥이 훼손된 상태입니다. 봄 가뭄에 인력 부족으로 모내기가 부진했고, 장마철 기록적 폭우에 따른 농경지 훼손까지 심했던 탓입니다.

 

최신 위성사진은 북한 평야 지대의 논에 듬성듬성 바닥이 패이고, 흙바닥이 드러난 게 보입니다. 폭우로 볏모가 떠내려가는 등 논이 상당 부분 유실됐는데, 가을 추수기까지 복구되지 못하고 방치된 겁니다.

 

지역별로는 평양 만경대구역 협동농장의 벼 생육이 가장 저조했고, 황해북도 봉산군-은파군에 이어 평안남도 순천시, 그리고 황해남도 재령군 순으로 부진했습니다.

 

이처럼 위성사진에서 전반적으로 올해 북한 농사가 좋지 않은 상황이 뚜렷함에 따라 올해 북한 곡물 생산은 지난해보다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 정성학 부소장님. 안녕하십니까. 10월 들어 북한이 수확 철을 맞았는데요. 올해는 여러 가지 이유로 농사 작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코로나 대유행의 영향도 있었고요. 벼농사 부진 현상이 위성사진에서도 나타났다면서요?

 

[정성학] . 올해는 종합적으로 북한의 벼농사가 부진합니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은데요. 첫째로, 올해 이른 봄부터 고온과 가뭄으로 물이 부족했고요. 둘째로는 코로나 방역으로 주민 격리와 이동을 통제하느라 협동 농장에 충분한 인력 동원이 안 됐습니다.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올해 모내기가 특히 부진했고, 많이 늦어진 겁니다. 셋째로는, 모내기가 끝난 뒤에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그것도 7~8월의 장마철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서 논둑이 무너지고 볏모가 떠내려가는 등 농경지가 훼손됐습니다. 그리고 넷째로는, 훼손된 논 경작지가 복구되질 못했고 벼도 잘 자라지 못했는데요. 제가 위성사진으로 분석해 본 바로는 가을 논의 30% 정도가 벼 생장이 불량하고 논바닥이 훼손된 것으로 나옵니다. 위성사진은 유럽우주청(ESA)의 센티넬 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해상도 10m)과 미국 나사(NASA)에서 운용하는 랜샛-8호 영상(해상도 30m)을 분석해서 살펴봤습니다.

 

  • 그럼 하나씩 분석해볼까요? 우선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봄철 모내기가 얼마나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까?

 

[정성학] 북한의 주요 평야와 곡창지대 5곳을 대상으로 위성사진을 분석해 진척 상황을 지난해와 비교해 봤는데요. 지난 5 20일을 기준으로 올해 모내기가 67%밖에 진척이 안 됐고, 전체의 약 1/3가량 논에는 물도 못 대서 마른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5 22일과 올해 5 20일에 촬영한 황해남도 연안군 연안평야의 위성사진을 비교해보면, 올해 모내기가 많이 부진한 모습을 한눈에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논에 물이 충분하면 컬러영상에서 짙은 푸른색을 띠고, 반면에 물이 없는 마른 논은 옅은 분홍색으로 나타나는데요. 올해 영상을 보면, 가운데 논 지역이 지난해와 비교해 옅은 분홍색 논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띕니다. 이때가 5월 말로 접어드는 시점인데, 아직 논에 물을 못 댄 지역이 많다는 겁니다. 서두르면 6월 초까지 모내기를 할 수 있다지만, 비정상적으로 많이 늦어진 상황이라 벼 생육에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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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영상에서 물을 댄 논은 짙은 푸른색을 띠는 반면, 마른 논은 옅은 분홍색으로 나타난다. 황해남도 연안군 연안평야를 비교해보면 지난해에는 푸른색이 많지만(왼쪽), 올해는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마른 논이 분홍색으로 넓게 펼쳐져 있다. (오른쪽) / 유럽우주청(ESA) 센티넬 – 2A, 그래픽 김태이. 

  • 말씀하신 대로 작년과 올해 위성사진을 비교해보니 한눈에도 올해는 매우 가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를 근거로 올해 모내기 진척도를 가늠해볼 수 있을까요?

 

[정성학] . 지난 5 20일을 기준으로 북한 전역의 평야 지대 5곳의 모내기 평균 진척도를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22% 정도 뒤처지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함경남도 함주평야가 가장 심각해서 모내기한 논이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요. 황해남도 연백평야가 뒤를 이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개 북한에서 모내기는 5월 중순이면 끝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올해 모내기가 520일까지 전체 논의 약 67%에 그치고, 1/3의 논에는 물도 못 댄 걸로 분석되면서 벼 생육에도 안 좋고 결국, 수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런데 위성사진을 보면 가을 추수를 앞두고 벼 생육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요? 특히 훼손된 북한도 논도 많아서 정상적인 수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요?

 

[정성학] . 제가 위성사진으로 분석해 보니까 북한 전체 논의 30%가 훼손됐는데, 그중 5%는 완전히 훼손됐고, 25%가량은 벼 생육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70%의 논에서만 정상적인 수확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지난 7~8월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훼손된 논이 복구되지 못했고, 벼 생육도 부진한 것이 여러 곳에서 파악됐는데요. 지난 9 12일에 촬영한 평양 만경대구역의 협동농장을 살펴보면, 논 지역에 듬성듬성 바닥이 패이고, 흙바닥이 드러난 게 여러 곳에서 여실히 보입니다. 기록적인 장마철 폭우로 볏모가 떠내려가는 등 논이 상당 부분 유실됐는데, 가을 추수기까지 복구되지 못하고 방치된 겁니다.

 

또 위성사진에서 북한 주요 곡창지대 4곳에 대한 추수 전 벼 생육 상태를 분석했는데, 평양 만경대구역, 황해북도 봉산군-은파군, 황해남도 재령평야, 평안남도 순천시, 황해북도 사리원시 등 282천여 헥타르(ha)의 논 가운데 벼 생육이 부진한 논이 25%나 됐고, 완전히 훼손된 논이 5%나 되는 등 전체 논의 30%에서 벼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역별로는 평양 만경대구역 협동농장의 벼 생육이 가장 저조했고, 황해북도 봉산군-은파군에 이어 평안남도 순천시, 그리고 황해남도 재령군 순으로 부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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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벼를 나르고 있는 북한 농부들 / REUTERS

 

 

  • 조금 전 식생지수 분석을 통해 논의 벼 생육과 훼손 상태를 파악하셨다고 했는데, 식생지수가 뭔가요?

 

[정성학] 식생지수는 지표면 식생의 유무와 생장 상태를 유추할 수 있는 지표인데요. 위성사진 분석에서 널리 활용됩니다. 이를 활용해 벼의 생육상태와 훼손된 흙, 즉 맨땅이 드러난 곳을 구분할 수가 있습니다. 더욱이 육안으로는 구별이 잘 안 되지만, 식생지수 분석으로는 벼 생육이 부진한 흐릿한 지역도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 한 가지 더 살펴보자면, 올해 북한의 봄철 가뭄이 심각해 모내기가 원활치 않았고, 저수지도 메말라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했던 것 같습니다. 위성사진에서도 나타나나요?

 

[정성학] 주요 평야 지대별 저수지 실태를 판독하고 측정 결과를 종합해서 평균을 내고, 이를 지난해와 비교해봤는데요. 올해 6월 중순 저수지 물에서 평균 32%의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지난해의 68% 수준에 머물렀는데요, 저수율이 많이 감소한 겁니다. 저수지별로는 평양 용성구역 임원저수지가 가장 많이 감소했고, 평안남도 증산군 석다저수지, 그다음은 평안북도 정주시 봉명저수지의 물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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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북도 정주시 봉명저수지의 비교 사진.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에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 저수위 표면적이 지난해의 66.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나사 랜샛-8호 영상

 

  • 지금까지 올해 북한의 봄 가뭄에 따른 모내기 부진, 일부 농경지 훼손과 벼 생육 불량 짚어봤는데요. 이를 근거로 올해 북한 농업 작황을 어떻게 전망해볼 수 있을까요?

 

[정성학] .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로부터 수년간 경제제재를 받아온 데다, 코로나 방역에 따른 국경봉쇄로 오랫동안 중국과 무역과 교류마저 전면 중단됐습니다. 그래서 비료, 농약, 농기구, 연료 등 농자재 반입과 보급이 안 됐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또 봄철에는 코로나 변이종까지 번지면서 역병이 창궐하는 시기에 기상 조건까지 불리했는데요.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다 보니 올해 모내기와 벼 생육이 부진했는데, 이는 비단 벼농사뿐 아니라 옥수수, 감자 등 다른 밭작물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올해 북한 농사는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따라서 올해 북한 곡물 생산은 지난해보다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식량 사정에 직면해 제2, 3의 고난의 행군을 맞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특히 코로나 국면에 방역과 의료체계가 취약한 북한에서 식량 부족 사태까지 겹칠까 걱정되는 것이 현재 북한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 . 오늘은 위성사진을 통해 추수를 앞둔 북한 논의 상황과 작황 전망을 살펴봤습니다. ‘줌 인 북한오늘 순서는 여기까집니다. 지금까지 위성사진 전문가 정성학 부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기자 노정민, 에디터 박정우, 웹 이경하

고침: 기사 속 속다저수지를 석다저수지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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