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북한] 모내기 진척률, 작년보다 평균 20% 높아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3.06.06
[줌인 북한] 모내기 진척률, 작년보다 평균 20% 높아 2022년과 2023년 5월 말, 황해남도 청단군 용마동 협동농장 일대를 비교∙분석한 논의 모습. 물을 댄 논 지역은 검은색 또는 푸른색으로 나타나고, 마른 논은 분홍색으로 나타난다. / 센티넬-2A, 2B 이미지 제작 – 정성학
Photo: RFA

[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으로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살펴보고, 정치·경제·사회의 의미를 분석해 보는줌 인 북한’. 한국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의 정성학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진행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북한이 올해 경제 분야의 12개 중요고지에서 알곡을 첫 번째로 제시하고, 모내기 성과를 독려한 가운데 지난 529일 현재, 1천여 개 농장에서 모내기를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위성사진으로 북한 세 지역의 모내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말 현재 모내기 진척률이 지난해보다 평균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황해남도 청단군 용마동 일대 모내기 진척률이 63.8%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나 빨리 진행됐고요. 함경남도 고원군 문하리 일대는 93.4%의 모내기 진척률로 작년보다 26% 더 모내기를 마쳤습니다. 또 강원도 고산군 금풍리 협동농장 일대는 올해 531일 현재 88.5%로 작년보다 약 20% 빠른 진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세 협동농장 전체 면적의 1/5인 약 18%의 논에는 아직도 물을 대지 못해, 올해 모내기는 6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정성학 연구위원님.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지난달 31, “529일 현재 전국 1천여 개 농장에서 모내기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는데요. 위성사진으로 본 북한의 모내기 현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를 분석해 보셨다고요?   

 

[정성학] . 올해는 북한이 경제 분야의 12개 중요고지에서 알곡을 첫 번째로 내세울 만큼 식량 생산에 사활을 걸고 있고요. 지난 5월 말까지 모내기를 완수할 것을 제시했는데요. 북한의 5월 말 모내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미국 항공우주국이 운영하는 랜샛-8호와 9호 위성, 유럽우주청의 센티넬 2A2B 위성사진을 이용했습니다. 북한 황해남도, 함경남도, 강원도의 협동농장을 비교∙분석했는데요. 일단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세 지역의 모내기 진척률이 지난해보다 약 20% (19.7%)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모내기 진척률은 평균 81.9%에 그쳤고, 1/518%의 논에는 아직도 모를 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곡창지대 중 하나인 황해남도 청단군의 모내기 진척률은 63.9%로 부진해서 아마도 6월 중순까지도 모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북한 노동신문이 모내기를 마친 농장의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는 밝혔지만, 아직 마치지 못했거나 부진한 곳도 있군요. 그럼, 몇 군데를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우선 북한의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정성학] 색깔로 나타낸 위성사진에 따르면 물을 댄 논은 푸른색 또는 짙은 어두운색을 띠고요. 마른 논은 분홍색으로 나타납니다. 우선 황해남도 청단군 지역을 살펴본 결과, 용마동 협동농장 일대는 모내기 상황이 지난해보다 조금 나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2022527일과 2023525일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 올해 물을 댄 검은색과 푸른색 논이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525일 기준으로 여전히 물을 대지 못한 분홍색의 마른 논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용마동 협동농장의 모내기가 작년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됐지만, 여전히 물을 못 댄 논이 많다는 건가요? 비율이 얼마나 됩니까?  

 

[정성학] 지난 525일 기준으로 황해남도 청단군 용마동 일대 모내기 진척률은 63.8%로 분석됐습니다. 작년 527일의 모내기 진척률인 약 50% (50.8%)와 비교하면, 올해는 13%나 빨리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북한 당국이 제시한 5월 말이 다가오는 시점에도 여전히 약  36%에 논에 물을 대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고요. 아마도 이 지역의 모내기는 6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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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창지대인 황해남도 청단군 용마동 일대 모내기 진척률이 올해 5월 말 현재 63.8%로 지난해(50.8%)보다 13%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논에 물을 못 댄 지역이 여전히 36.2%나 남아 있다. 노란색 지역이 모내기를 마친 논을 나타낸다. / 랜샛-8호, 9호 이미지 제작 – 정성학

 

  • 확실히 작년보다는 모내기 속도가 빠르고, 면적도 넓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뜻이군요. 그렇다면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정성학] 같은 방법으로 함경남도 고원군 문하리 일대 논 지역도 분석해 봤습니다. 이 지역은 더 높은 진척률을 보였는데요. 지난해 527일에는 전체 논의 약 67%(66.8%)가 모내기를 마쳤는데, 올해 531일에는 93.4%의 진척률을 보였습니다. 작년 비슷한 시기보다 26.6% 더 모내기를 마친 겁니다. 또 강원도 고산군 금풍리 협동농장 일대도 살펴봤는데, 지난해 528일에는 69%의 모내기 진척률을 보인 반면, 올해는 531일 현재 88.5%로 약 20% 빠른 진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11%가량의 논에는 물을 대지 못해 모내기를 마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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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31일 현재 함경남도 고원군 문하리 협동농장 일대 모내기 진척률은 93.4%로, 이 지역 모내기는 거의 끝나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노란색 지역이 모내기를 마친 논이고, 분홍색 지역은 물을 대지 못한 마른 논을 나타낸다. / 랜샛-8호, 9호, 이미지 제작 – 정성학

 

  • 황해남도와 함경남도, 강원도 협동농장의 모내기 상황을 종합해 보면, 확실히 작년보다는 진척률에서 성과를 보였군요.

 

[정성학]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분석한 북한 협동농장 3곳의 평균 모내기 진척률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전체 논의 약 82% (81.9%)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2%보다 약 20%(19.7%) 더 빨리, 더 많이 모내기를 한 겁니다. 지역별로 보면 함경남도 고원군이 가장 진척률이 높았고, 그 다음이 강원도 고산군이었습니다. 반면 곡창지대인 황해남도 청단군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아직 60%대에 머물렀는데요. 그런데 보통 모내기가 북쪽 지방부터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위도에 따른 지역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지난해보다 올해 모내기 상황이 확실히 개선된 것을 알 수 있지만, 북한 당국이 5월 말로 제시한 기한까지도 전체의 1/5인 약 18%의 논에는 여전히 모내기를 마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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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31일 현재, 강원도 고산군 금풍리 협동농장 일대의 모내기 진척률이 88.5%에 이르러 지난해(69.0%)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모내기는 6월 초순이면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 랜샛-8호, 9호 이미지 제작 – 정성학

 

  • 북한의 관영매체가 북한의 모내기 상황을 보도했듯이 전 군인과 학생, 주민들을 동원하고 기계 가동률도 높이면서 모내기에 주력했는데요. 이제 거의 끝이 보입니다. 이후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정성학] 지난해에는 극심한 봄 가뭄 때문에 모내기가 많이 늦어졌고, 물을 댄 논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북한 당국이 식량 생산에 사활을 걸었고 모내기 성과를 부쩍 강조한 만큼 모내기 속도나 면적에서 확실히 지난해보다 상당 부분 개선됐습니다. 일부 모내기를 일찍 끝낸 지역에서는 농촌 인력을 밭작물 김매기에 동원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올해 모내기는 6월 초에서 중순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반적으로 모내기가 끝나면 볏모가 뿌리를 내리는 활착 기간을 거쳐 7~8월에는 장마철을 맞이하게 되는데, 기상예보에 따르면 올해는 엘니뇨현상으로 한반도에 폭염과 함께 폭우가 빈번할 것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모내기 진척률이 작년보다 나아졌지만, 올가을 추수 때까지 작황 상황을 위성사진으로 계속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 . 오늘은 지난 5월 말 현재 북한의 모내기 상황을 위성사진으로 살펴봤습니다. ‘줌 인 북한오늘 순서는 여기까집니다. 지금까지 위성사진 전문가 정성학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정성학 연구위원: chungsh1024@naver.com

 

에디터 박정우, 웹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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