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북한] 평양시 화성지구 살림집 2단계 준공 임박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4.04.09
[줌인 북한] 평양시 화성지구 살림집 2단계 준공 임박 북한 평양시 화성 지구의 2단계 1만 세대 공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인근 폐기된 온실과 임시 막사를 철거하는 등 주변 환경 정리가 한창이다.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이 성대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Planet Labs, 이미지 제작 – 정성학

[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으로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살펴보고, 정치·경제·사회의 의미를 분석해 보는줌 인 북한’. 한국 한반도 안보전략연구원의 정성학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진행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지난 5일 평양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현장을 시찰한 가운데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곧 준공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김 총비서가 시찰했을 당시인 지난 5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살림집 건설 현장 인근에 폐기된 온실을 정리 중이고, 건설 노동자들이 쓰던 임시막사도 철거하는 등 마무리 단계가 한창이고요. 야간 조도 영상에서도 밤에 불을 밝히며 막바지 작업에 매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4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전후해 김 총비서가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에 대한 준공식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고, 자신의 성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낮과 밤에 막바지 작업 한창김일성 생일 전후로 준공식 가능성

 

[기자] 정성학 연구위원님,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지난 5일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 현장을 찾아 최상의 수준으로 마무리 공정까지 질적으로 완벽하게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위성사진과 야간 조도 영상으로 화성지구 건설 현장을 살펴보셨죠?

 

[정성학] , 평양시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 현장에 대해 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과 나사’(NASA)가 촬영한 야간 조도 영상을 분석해 봤습니다. 지난 45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대부분 살림집 외관이 완공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살림집 건설장 주변에 폐기된 온실농장을 정리 중에 있고, 노동자들의 임시 막사로 쓰이던 시설도 철거 중인 것이 식별됩니다. 또 최근 새벽 130분에 촬영한 야간 조도 영상에 따르면 공사장 일대에 불을 환히 밝히고 있는데요.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곧 준공식을 앞두고 주변 정리를 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기자] 그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화성지구 살림집 2단계 준공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셨는데, 어떤 정황이 식별됐나요?

 

[정성학] 북한의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은 2021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공식화한 5개년 계획으로, 2025년까지 매해 1만 세대씩 건설할 것을 결정한 주요 사업 중 하나입니다. 참고로 송신∙송화지구 1만 세대가 2022년에 제일 먼저 준공됐고요. 화성지구 1단계 1만 세대는 지난해인 2023416일에 준공됐습니다. 그리고 2단계 1만 세대는 20232월에 착공했는데, 화성지구 1, 2단계 살림집 단지는 대동강 지류인 합장강을 가로질러 평양-희천 간 고속도로 양옆으로 조성됐고요. 190헥타르(190만 제곱미터) 넓이의 논밭 경작지를 매립하거나 온실을 철거한 뒤 살림집을 건설한 겁니다. 이곳에 있던 온실은 채소를 생산해 평양시에 공급했는데, 살림집 건설을 위해 철거하고, 평양 외곽에 강동온실농장을 새로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5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화성지구의 고층 살림집 외관은 대부분 완공됐고요, 주변 온실과 노동자 막사 등이 철거 중인 것을 고려할 때 곧 준공식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오는 4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전후해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준공식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고, 자신의 성과로 내세우지 않을까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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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 화성-서포지구 살림집 건설 현장 일대에 야간 불빛이 환하다. 4월 중순 준공식을 앞두고 총력을 다해 막바지 철야 작업에 매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수산태양궁전도 가장 환하게 조명을 밝히고 있다. / Planet Labs(배경) + VIIRS(청색 반투명), 이미지 제작 – 정성학

 

[기자] 김 총비서가 이 준공식에도 딸 김주애와 함께 참석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최근 야간 조도 영상에서도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 현장에 불빛이 환했다면서요? 준공식을 앞두고 야간에도 막바지 작업이 분주했던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정성학] , 지난 3월 말(326) 새벽 130분에 촬영한 야간 조도 영상을 보면 화성지구 1, 2단계 살림집 지역과 서포지구 일대에서 야간 불빛이 넓게 포착됐습니다. 그 밑에는 김일성,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이 여전히 조명을 환히 밝혀 놓았고, 여명거리에서도 불빛이 식별됐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건설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준공식 준비를 위해 한밤에도 불을 밝히면서 마무리 정리 작업 중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많은 전문가는 북한 당국이 극심한 경제난에도 대규모 주택건설에 매진하는 이유에 대해 북한 주민의 노동력을 이용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눈에 띈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면서 인민에 대한 당과 지도자의 사랑을 널리 홍보하고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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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준공된 송신∙송화 지구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 지상 또는 지하 주차장 시설이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 아파트 단지로 연결되는 차량의 진∙출입로 조차 식별되지 않는다. / 구글어스, 이미지 제작 – 정성학

 

주차장 없는 고층 아파트고위층 아파트에도 턱없이 부족

 

[기자] 그런데 평양에 건설한 일반 주민의 고층 아파트에 흥미로운 특징이 있다면서요?

 

[정성학] , 북한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는 몇 가지 미비한 시설이 있습니다. 첫째는 주차장입니다. 한 예로 2022411일에 준공된 평양 송신∙송화지구 1만 세대 아파트를 보면 도로에서 단지로 들어가는 차량 진입로가 없고요. 지하 주차장 입구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차량 이용 없이, 단지 안까지 물건을 들고 걸어가야 합니다. 북한 도로에 거의 차량이 없는 것을 고려하면 일반 주민의 아파트 단지에 주차장이 없는 것도 이해가 되는데요. 오늘날 북한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고요. 둘째는 준공 후 일 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파트 주변으로 나무나 화단이 잘 조성돼 있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아파트 단지 입구도 따로 구분되지 않을 만큼 사방이 개방돼 있고, 경비실도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미 국내외 언론을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일반 주민이 사는 고층 아파트는 열악한 전력 사정 때문에 승강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고층은 회피 대상이고요. 지상과 가까운 저층을 선호한다고 하죠. 또 북한에서 아파트를 지을 때 지하 기반 공사를 하지 않고, 지상에서 곧바로 시작해 올라가기 때문에 부실 공사의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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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 명당 중의 명당으로 불리며 고급 간부들이 모여 산다는 ‘경루동’의 고위층 호화빌라 단지. 이곳에서도 5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몇 군데 눈에 띌 뿐,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 구글어스, 이미지 제작 – 정성학

 

[기자] 그럼 북한 고위층 간부들이 모여 사는 살림집의 상황은 좀 다른가요?

 

[정성학] 평양 중구역 경루동 빌라 고급단지를 살펴보면, 주차장이 조금 마련돼 있습니다. 단지 내에 몇 군데에 5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지만, 전체 단지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경루동 빌라는 평양에서도 만수대의사당, 호위사령부 등이 몰려 있는 핵심 요충지로 북한의 대표적 아나운서인 리춘희가 김 총비서로부터 직접 한 채를 받아 입주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유명해졌죠. 그럼에도 경루동 단지에 주차장이 부족한 것은 평양의 고위층 중에도 자동차를 개인적으로 소유한 간부가 드물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경루동은 평양 내에서도 명당 중의 명당으로 꼽히는데요. 본래 김일성 주석이 살았다는 ‘5호댁 관저만수빌라를 포함해 12.5헥타르 넓이의 녹지를 모두 없애고 새롭게 고급 주택단지를 조성했습니다. 고급 빌라 단지를 건설하는 동안 김 총비서가 이곳을 4번이나 시찰했고, ‘경루동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으며, 2022414일에 거행된 준공식에는 김 총비서가 직접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김정기자] , 오늘은 곧 준공식을 앞둔 것으로 보이는 평양 화성지구 살림집 2단계 1만 세대 건설공사의 진행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줌 인 북한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위성사진 전문가 정성학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정성학 연구위원: chungsh1024@naver.com

 

기자 노정민, 에디터 박봉현, 웹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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