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시, 내주 ‘오토 웜비어 길’ 지정 논의
2024.08.27
앵커: 미국 뉴욕시 맨해튼 교통위원회가 다음 주 주유엔 북한 대표부 건물 앞 거리를,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나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이름을 딴 ‘오토 웜비어 길’로 명명하는 안건에 대해 회의를 개최합니다. 위원회 측은 1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를 제출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입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9월 4일 주유엔 북한 대표부 건물 앞 도로인 ‘세컨드 에비뉴(Second Avenue)’를 ‘오토 웜비어(Otto Warmbier Way) 길’로 공동 명명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뉴욕시 맨해튼 교통위원회에서 열립니다.
북한인권단체 ‘뉴코리아여성연합’의 이소연 대표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 16일 맨해튼 지역 개발을 위한 ‘커뮤니티보드(CB)’로부터 이번 회의에 참석할 것을 요청하는 전자우편을 받았다”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월, 51명의 뉴욕시 의원과 뉴욕 시장 등에게 ‘오토 웜비어 길’ 명명 조례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하고, 주유엔 북한 대표부 앞에서 오토 웜비어 추모 집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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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맨해튼 커뮤니티보드는 이 대표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최소 100명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를 제출하면 위원회가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알렸습니다.
이에 이 대표는 청원서를 준비해 뉴욕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웜비어 길’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뉴욕 시민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소연]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에 의해 아들을 잃은 제가, 웜비어라는 아들을 잃은 그 가족을 생각하면서 북한 당국의 이러한 인권 침해 행위들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뉴욕에서 행사를 했었습니다. 지난 6월에 뉴욕에서 땀을 흘리면서 우리 아들의 목소리, 오토 웜비어의 목소리를 대변해 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그러한 느낌이었습니다.
또 이 대표는 4일에 있을 회의에서 “앞으로 ‘오토 웜비어 길’이 지정되면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전 세계적으로 상기시킬 뿐 아니라 북한을 포함한 모든 인권 유린 국가들에 경고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이란 점을 강조할 계획입니다.
[이소연] 2022년에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앞 거리 이름을 2018년에 숨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로 명명한 것과 같은 취지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희생당한 분들을 기억해 달라는 의미에서 이 길의 지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는 지난 2016년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억류됐다가 2017년에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에 송환됐지만, 돌아온 지 엿새 만에 숨졌습니다.
미국의 젊은 세대들이 웜비어 씨가 경험한 비극을 잊지 않게 하겠다고 말한 이 대표는, 앞으로 ‘오토 웜비어 길’이 지정된다면 김정은 정권의 인권 유린을 비판하는 상징적인 움직임이 되는 것과 동시에 국제사회가 이에 대한 압박을 강화함으로써 책임 규명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호소했습니다.
[이소연] 뉴욕시가 세계적으로 자유와 인권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도시이기 때문에 ‘오토 웜비어 길’ 지정을 통해서 뉴욕시가 인권 보호, 국제 정의에 대해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도시라는 것을 좀 보여달라...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혜준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