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전문가단 해산 긴급 전망] ② ‘강제노동’ 등 북 인권 침해 우려

워싱턴-서혜준, 한덕인 seoh@rfa.org
2024.04.23
[유엔 전문가단 해산 긴급 전망] ② ‘강제노동’ 등 북 인권 침해 우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열린 긴급회의 모습.
/연합뉴스

앵커: 임기 연장 표결에 대한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의 활동이 4월 말로 종료되는 가운데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직 전문가단 4명과 함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미칠 영향과 대책, 전망 등을 짚어봤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에서 활동했던 애런 아놀드(Aaron Arnold) 전 위원과, 일본의 다케우치 마이코(Maiko Takeuchi) 전 위원의 견해를 들어봤는데요. 특히 전문가단의 해산으로 제재 위반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이로 인해 북한 주민이 강제 노동에 더 많이 투입되는 등 인권 침해의 우려가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서혜준 기자입니다. (인터뷰는 각각 따로 진행됐습니다.)

  

북 인도주의 활동, 인권 감시 등에 악영향 우려

 

[기자] 애런 아놀드 전 위원님, 다케우치 마이코 전 위원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두 분께 공통 질문을 드리겠는데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단의 해산이 국제사회의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애런 아놀드(Aaron Arnold)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위원 /RUSI
애런 아놀드(Aaron Arnold)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위원 /RUSI
[애런 아놀드] 네, 대북제재가 공중에 떠 있는듯 다소 불확실한 상태에 머물게 될 겁니다. 유엔 안보리가 2017년 이후 대북제재 체제를 갱신하지 않으면서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지정하거나 실질적인 결의안도 볼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감시 체계가 없어진다면, 그 다음에 무엇이 일어날지가 중요한 질문이 될 텐데요. 제가 보기에 대북제재가 마치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좀비’처럼 실질적인 관리나 갱신 없이 단순히 존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효율적인 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다케우치 마이코] 결국, 북한 문제와 대북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공정한 보고서가 없다면 일부 국가에 대한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제재를 명백히 위반하고 있는데, 북한이 이것으로 자신들의 논리를 지지하는 데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제재는 효과가 없으니 함께 일하자” 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 북한은 이 상황을 이용해 다른 국가들을 유혹하거나 관계를 흔들 수 있습니다. 2017년 북한의 도발이 심화할 때 몇몇 아프리카 국가는 북한과 관계 및 협력을 철회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진 오늘날, 만약 북한이 다시 그들에게 접근한다면, 과거의 진전이 다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전문가단의 해산이라는 변화가 (대북제재) 위반 사례를 직접적으로 늘리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고 이를 우려합니다. 뿐만 아니라 각 국가 지도부의 결정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대한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이런 상황이 어느 정도 예견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애런 아놀드] 네, 저는 여러 요인이 결합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여행 제한부터 보고서 단어 수를 줄이는 것까지 여러 방법으로 전문가단의 활동을 방해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한과 무기 거래를 비롯해 북한 선박의 불법 행위에 대한 묵인 등 이전보다 더욱 심각하게 대북제재를 위반하면서 결국, 전문가단을 해체하려 했습니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중 하나는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안보리에서 이러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이를 통해 유엔 전문가단의 설립과 운영 방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설립 과정에서 정치적 조작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전문가단의 활동이 연장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에서 다시 투표를 해야 하는데, 장기적으로 볼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자] 두 분께서는 이번 유엔 전문가단의 해산이 일반 북한 주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시나요?

 

다케우치 마이코(Maiko Takeuchi)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위원 /CCSI-APAC
다케우치 마이코(Maiko Takeuchi)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위원 /CCSI-APAC
[다케우치 마이코] 당장 일반 주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단의 해산으로 북한의 제재 위반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일반 주민이 강제 노동에 투입될 가능성도 커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석탄 수출은 이미 금지돼 있지만, 유엔의 감시가 없으면 북한은 석탄 수출을 늘릴 수 있고, 여기에 더 많은 석탄 광부들이 동원될 수 있습니다. 이미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한 다른 언론 매체에서도 석탄 광산의 열악한 작업 환경과 기타 광물의 채굴 상황이 보도된 바 있습니다. 또 북한 정권은 해외로 노동자를 파견하는 데 다시 박차를 가할 수 있습니다. IT(정보기술) 기술직의 경우 상황이 나을 수 있지만, 공장이나 위험한 건설 현장에서는 보호 장비 없이 매우 힘든 조건에서 일합니다. 따라서 전문가단의 부재는 북한의 수입 증대를 위한 활동이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일반 주민의 강제 노동과 직결될 수 있는 사안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애런 아놀드] 저는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보고서에서 좀 더 시선이 가야할 곳이 인도주의적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내용은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전문가단 보고서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도전 과제들을 제시했는데요. 앞으로 이 정보는 제공되지 않겠지만, 그동안 전문가단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 요소이자 우선순위였습니다.

 

각 회원국, 민간 기관의 대북제재 공조 중요성 커져

 

[기자] 앞으로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의 역할을 대신할 대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또 대북제재의 연속성을 위해 취해야 할 조치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다케우치 마이코] 저는 전문가단의 해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첫째, 유엔 총회 결의안이나 다른 기관을 통해 전문가단을 대체할 조직을 설립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관심있는 유엔 회원국들이 대북제재 감시를 위한 조직이나 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죠. 물론 민간 분야에서도 기여할 준비가 돼 있고, 비정부기구나 민간 연구소에서도 제재 위반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설립된 유엔 전문가단은 대체 불가능한 힘과 역할을 갖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결정은 모든 회원국이 따라야 할 권위가 있죠. 그래서 유엔 전문가단이 특별한 힘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민간 기관이 제안하거나 발견한 것을 유엔 회원국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자발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겁니다. 또 민간 기관과 회원국들 사이에 긍정적인 협력이 이뤄진다면, 회원국들은 이를 특정 국가에 대한 공격으로 보지 않고, 건설적인 활동으로 인식할 겁니다. 민간 기관의 보고를 바탕으로 한 협력은 회원국과 민간 기관 사이에 좋은 작업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런 아놀드] 유엔 회원국들은 여전히 대북제재를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감시 기구가 없다면 북한이 이를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앞으로 관할 지역에 상관없이 전반적인 위험이 증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전문가단 보고서의 주요 장점 중 하나는 합의를 기반으로 이뤄졌다는 겁니다. 물론 보고서를 발표할 때마다 상당한 의견 불일치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전문가단의 합의가 있었으며 이는 모든 국가가 적어도 새로운 동향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전문가단이 해산됨으로써 이같은 합의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가 없다는 것은 불행하지만, 앞으로 영국, 한국, 일본, 미국 등과 같은 국가들이 북한의 제재 위반 활동에 대한 자체적인 보고를 늘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이같은 보고서와 정보 공유는 각국이 자국 내에서 북한 활동을 통제하고 제재 이행을 유지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특히 마이코 전 위원께서는 국제 제재 전문기관인규정준수 및 역량기술 인터내셔널-아시아태평양’ (Compliance and Capacity Skills International-Asia Pacific, CCSI-APAC)의 대표이신데요. 앞서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에 따른 대북 제재 위반 방지를 위해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셨습니다. 최근에는 모잠비크에서 북한 노동자 파견 가능성에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하셨는데요. 대북제재 전문가단의 해산 소식 이후 교육과 업무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케우치 마이코] 제가 강조했듯이 유엔 전문가단은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단의 부재 속에, CCSI-APAC은 태평양 지부로서 역내 관계자들과 함께 제재 위반 사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CCSI에는 저를 포함한 전직 유엔 전문가단 구성원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CCSI는 더 넓은 전문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전문가단이 공식적으로 다루지 않는 영역들, 예를 들어 유엔 전문가단에서 인력 부족을 호소했던 사이버 문제나 인도주의, 인권 등의 주제를 다룰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몇 가지 조사를 진행했고요. 그중 일부는 이미 간접적으로 전문가단 작업에 기여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문가단 해산이라는) 중대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할 예정이고요. 전문가단의 해산에 따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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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3월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을 조선중앙TV가 공개했다. /연합뉴스

 

[기자] 마지막으로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단 해산 이후 국제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 지 조언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애런 아놀드] 이제 유엔이 아닌 외부에서 일정 부분 활동이 필요할 겁니다. 이는 북한에 대해 시행 중인 제재 국면을 평가하고, 이것을 어떻게 더 활용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이끌어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겁니다. 

 

[다케우치 마이코] 물론 각 회원국은 자신의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잘 따르고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위반하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 국가들에게는 대북제재 위반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또 이런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대북정책을 만들 경우, 현 상황이나 북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정확히 평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동안 전문가단이 제공하던 정보의 부족이 미칠 부정적인 영향 중 하나입니다.

 

저의 가장 큰 우려는 유엔 기구가 이 문제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북한이 바라는 대로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주목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제재가 약화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전문가단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전문가단을 재설립하는 것을 희망합니다. 물론 국제사회의 여러 국가가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모든 회원국과 기관이 협력해 대북제재에 대한 감시 역할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자] . 애런 아놀드, 다케우치 마이코 전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혜준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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