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모내기 70% 진척… 기상 이변이 ‘변수’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4.07.04
북, 올해 모내기 70% 진척… 기상 이변이 ‘변수’ 2024년 5월 14일, 한국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바라본 북한의 모습. 트랙터와 경운기가 보이며 모내기가 진행 중이다.
/ RFA PHOTO

앵커: 올해 북한 모내기가 전년도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위성사진 분석 결과 8개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 6월 초 기준 약 70%의 진척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모내기가 비교적 순조롭게 마무리됐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기상 조건만 잘 따라준다면 올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희망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천소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문가들 올해 북 모내기 양호평가

 

전국의 농촌들에서 높이 세운 계획대로 기본 면적의 모내기를 적기에 결속했다.” (노동신문, 6 5)

 

대부분 지역들에서 기본 면적의 모내기를 최적기인 5월 중으로 끝내는 놀라운 성과를 이룩했다.” (노동신문, 6 5)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지난 65일에 보도한 내용입니다.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매년 모내기 철이 되면 일반 주민은 물론 학생과 군인까지 총동원하고, 정해진 기간 안에 모내기를 끝내는 것을 중요한 과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6 29일에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올해 상반기 활동을 조명하면서 농촌 모내기를 제때 마친 것을 성과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대부분 지역에서 모내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얼마만큼 진행됐는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부터 눈과 비가 많이 내렸고, 특별히 가뭄에 관한 보도도 없었으며, 올해는 모내기의 기계화가 잘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모내기를 대비해 물을 많이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탈북민 출신 농업 전문가인 김혁 한국 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모내기를 분석한 결과 모가 굵고 뻗어 나오는 가짓수 많다며 올해 북한 모내기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김혁] 모내기가 나쁘지 않아요. 지금 진행된 것을 보면 물 양도 적절하게 많이 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창기에 물을 많이 확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을 최대한 채워 놓고, 그 물로 지금 모내기를 진행하는데, 모내기한 논의 물양이 적지 않아요. 나름 적정 수준으로 잘 확보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모가 일단 굵고 아지수가 많습니다. 벼를 심으면 한 개 당 하나씩 꼽는 게 아니고, 한 모에 4~5개씩 심는데요. 거기서 뻗어 나오는 가짓수가 많습니다. 즉 그만큼 열매가 많이 맺히니까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는 거죠.

 

위성사진을 분석한 정성학 한국 한반도안보전략 연구위원도 1RFA에 올해는 기후 여건도 양호해 모내기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연구위원은 지난 4, 북한 농업용 주요 저수지 12곳을 위성영상으로 분석했는데 그 결과 11곳 저수지 수면의 면적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정성학] 지난 4월 저수지의 저수량을 보니까 지난해보다 16% 정도 늘어난 것으로 위성사진에서 분석된 바 있고요. 올해 북한 농사 환경은 지난해보다 무난하고,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위성사진에서도 지난 5월 중순경 모내기 동향을 보니까 지난해보다 1.7배 정도 빨리 진척된 걸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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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특별시 강서구역 일원 모내기가 올해 6월 1일 기준 62%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랜샛-8호, 이미지 제작-정성학

 

실제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등재된 랜샛영상으로 북한 8개 지역의 모내기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6월 초 기준 모내기는 약 70%(69.3%) 진행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중 북한의 곡창지대에 속하는 남포시 강서구역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물을 댄 논은 짙은 청색을 띠고, 마른 논은 짙은 회색의 어두운 색상을 나타내는데, 지난 6월 초까지 약 600헥타르(600만 제곱미터) 면적에, 62% 모내기 진척율을 보였습니다.

 

[정성학] 위성사진으로 보니 6월 초에 북한 모내기는 약 70% 수준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실상 북한 모내기는 6월 초~중순까지는 이어졌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이한 것은, 지역별로는 평안남도와 평양, 남포 등 중부 지역 곡창지대의 모내기가 부진해서 지난 6월 초 60% 수준에 그쳤는데, 이는 농사 장비나 자재가 부족하고 인력을 제때 동원하지 못한 탓으로 평가됩니다.

 

김혁 선임연구원도 7월 현재 모내기는 어느 정도 끝났지만, 기본 면적을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모내기가 완료됐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생산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혁] 북한이 모내기가 끝났다라고 하는 것은 대단위 지역 중심으로 기본 면적이 정리가 됐다고 볼 수 있는 거고요. 그 외에 모내기가 완료됐다고 하는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보통은 그 뒤까지 조금씩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7월 초까지 가곤 하는데요. 그럼 생산성이 30% 떨어집니다.

 

북 기계화도 모내기에 긍정적 영향

 

올해는 농촌에 보급된 기계화도 모내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혁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6월 초 기준, 70% 수준으로 모내기를 마칠 수 있던 배경에는 기계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합니다.

 

[김혁] 재미있는 점은 최근 북한 뉴스에서 모내기 기계가 두 대씩 나옵니다. 과거에는 모내기 기계를 하나씩만 보여줬습니다. 지금은 기계화의 진전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나 봐요. 모를 일정 기간 안에 잘 심어야 생산량이 올라갑니다. 근데 그 적기를 놓치게 되면 생산량이 20~30%씩 급감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기계를 도입하게 되면 그만큼 모를 빨리 심을 수 있죠. 그래서 기계화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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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6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에서 북한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내기를 마친 북한의 올해 작황 전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날씨와 기후가 도와주고 대규모 자연재해가 없다면 올해 농업 생산량은 희망적일 것으로 내다봅니다.

 

[김혁] 일단 북한 자체가 최근 장마철이 다가오기 때문에 배수 준비를 잘해야 된다고 가장 중요하게 거론했습니다. 특히 국지성으로 강수량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북한의 기상청 일기 예보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날씨, 기후라고 하는 게 저희가 원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연 그대로 움직여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갑자기 예상도 못 했던 부분에서 국지성으로 폭우가 내리게 되면 그 지역 일대는 침수가 되고, 침수가 되면 당연히 알곡 생산량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올해 기온이 작년만큼 잘 맞춰준다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생산량은 작년 대비 나쁘지 않을 거라고 판단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추정한 북한의 연간 식량 필요량은 576만 톤.

 

한국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쌀과 옥수수 등 식량작물 생산량은 약 482만 톤으로 전년보다 곡물 생산량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최소 필요한 곡물 수요량에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올해 북한이 모내기를 잘 마쳤지만, 본격적인 여름 장마와 폭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여름 기상 이변이 북한 농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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