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여전히 북한에 소포 배송 불가”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4.04.24
재일교포 “여전히 북한에 소포 배송 불가” 2013년 3월 14일, 한반도 비무장지대 인근 파주 통일전망대에서 전시된 북한의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우표
/ AP

앵커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입니다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태양명칭 뺀 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이름도 바뀔 가능성

 

[기자] 지난 4 15,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기존의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정황이 있었는데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3년이 지난 1997년부터 김 주석의 생일을 '태양절'로 불렀지만, 올해 초부터는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마키노 요시히로] , 말씀하신 대로 북한에서 최근 '태양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이미 일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다'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우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일성 주석이 아닌 자신이 '태양'으로 보이길 원하는 바람이 그 배경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김일성 주석이 수립한 정치적 방침과 추진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은 이미 오래전부터 4 15일을 '태양절'이 아닌 '4.15'로 불러왔기 때문에 이런 변화에 따른 내부적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탈북민의 증언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혁명사업에 관한 학습 대상이 김일성 주석 한 명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까지 두 명으로 늘어나면서 부담이 커졌다고 합니다. 또 대규모 동원이 많아지면서 주민과 간부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는 증언도 있는데요. 김정은 총비서의 권력 강화와 효율적인 선전 활동을 위해 '태양절'이란 용어의 사용을 자제하는 방향을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금수산태양궁전에서 '태양'이라는 부분이 변경될 가능성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기자] , 그동안 김 총비서가 선대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엿보였는데요. 특히 김 총비서는 국가 운영 방식과 여러 가지 면에서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따라 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김 총비서가 오늘날 과거 할아버지의 그림자를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 앞서 김 총비서는 자신의 카리스마가 선대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김일성 주석의 스타일을 모방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머리 모양과 옷차림 등에서 할아버지의 모습을 연상시키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김일성 주석이 추진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회고록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은 남북의 유엔 동시 가입을 강하게 반대했지만, 김정은 총비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투쟁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며 당중앙위 전체 회의에서 이를 명확히 했습니다.

 

'태양절' 이름을 바꾼 것도 이런 정치방침 변화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총비서의 유일한 권력 기반은 여전히 '백두산 혈통'이라는 점에서, 선대의 존재와 정책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역설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은 김일성 주석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진) 주체사상국제토론회 PYH2024041500520004200_P4.jpg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 112주년을 맞아 북한의 ‘주체사상국제연구소’와 ‘조선사회과학자협회’의 공동 주최로 자주와 정의, 인류의 미래에 관한 주체사상국제토론회가 지난 14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평양 시민 일본 친척 지원 못 받아 너무 고생

 

[기자]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112주년을 기념해 열린 주체사상국제토론회에 참가하기 위해 여러 나라의 주체사상 연구조직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몽골, 태국, 네팔, 영국, 독일, 브라질 등 20여 개 국의 해외 친북 단체가 참석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추가로 알려진 정보가 있나요?

 

[마키노 요시히로] 이달 평양에서 열린 주체사상 국제토론회에는 일본 ‘주체사상국제연구소의 오가미 케이지 사무국장도 방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체사상국제연구소는 이번에 일본 내에서 북한을 지지해 온 '조선의 자주적 평화통일 지지 일본위원회'와 관련이 깊다는 것을 드러낸 단체입니다. 최근 북한이 평화통일을 포기하면서 한국을 적대시하는 정책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자주적인 평화 통일을 지지하는 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상의하기 위해서 방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재일 교포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오가미 케이지 사무국장의 방북에 대해 실망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지난 4 15일에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러시아와 중국의 예술단이 방북했는데요. 재일교포에 대해서는 '금강산가극단' 등 예술단체의 방북은 승인받지 못했습니다. 재일교포들에게는 예술단이 방북하지 못하는 대신 영상을 보내주면 된다는 지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일교포의 증언에 따르면 2020 1월 북한이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국경봉쇄 조치 이후 일본에서 북한에 소포를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재일교포들은 일본의 대북 제재로 인해 현금은 일본 엔화로 10만 엔(미화 640달러) 정도 밖에 못 보내지만, 소포를 통해 현금이나 의약품 등을 보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소포는 일본에서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을 오가는 정기 항공편을 통해 1~3주 안에 북한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최근 평양과 북경을 잇는 항공편은 재개됐지만, 소포를 보내지 못하는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재일교포들 사이에서는 북한도 만국우편연합에 가입했는데, 소포를 보내지 못하는 것은 국제적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최근 만났던 한 재일교포도 얼마 전 평양에 살고 있는 친척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 4년 이상 일본에서 오는 지원이 끊어져 너무 고생하고 있다며 호소했다고 합니다. 또 북한이 평화통일 정책을 포기했기 때문에 통일을 강하게 지지했던 재일교포를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서도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지난 18일 한국의 연합뉴스가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연결하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의 가로등 수십 개가 철거됐는데요. 북한이 가로등을 왜 철거했다고 보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저도 그 소식을 들었는데요. 여기서 한 가지는 주목할 점은, 남북 군사경계선 인근 통제구역에 설치된 가로등을 철거했다는 사실을 일반 북한 주민은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전력 부족이 심각한 북한에서 철거한 가로등을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려 했을 수 있지만,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한국에 대한 도발 행위의 하나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북한은 대남 도발을 통해 한국으로부터 과격한 반응이나 조치를 유도하고, 앞으로 자신의 군사적 행동에 대한 명분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있을 겁니다.

 

또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2일에 발표한 세 개의 담화는 이러한 상황을 더욱 우려하게 만듭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의 경우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 임천일 외무성 부상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그리고 북한 외무성 대외보도실장은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이 지난 22일에 진행한 '핵 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은 유엔 결의의 위반이라고 한 지적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최근 발표했듯이 동창리 위성 발사장에서는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하기 위한 시설도 완성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른 시일 내에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또 북한이 더욱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될 것으로 봅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지난 13일 밤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보복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면서 이란군의 고위 지휘관 2명이 사망하기도 했는데요.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전면적인 군사 공격을 한 것은 1970년대 말 이슬람 혁명을 기점으로 양국이 적대관계로 돌아선 이래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북한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교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4일 윤종호 대외 경제상 등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하기 위해 전날 평양을 떠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고위 당국자의 이란 방문 계획을 이렇게 전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은 과거 이란에 스커드미사일이나 잠수함 등을 수출했고, 이란은 북한의 핵 개발 기술을 많이 주목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북한이 이번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때 드론, 즉 무인기(UAV)와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과 같은 무기를 많이 쓰면서 혼합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특히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 가치가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 무인기는 속도가 느리고 격추당할 가능성이 크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무기입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인공지능(AI)을 통해 더 많은 드론을 종합적인 운영 체계에 연계해 공격하는 기술이 발전되고 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에 대해서는 많은 나라가 관심을 두고 있지만, 북한도 이번에 이란 방문을 통해 정보 수집과 동시에 이를 군사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이었습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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