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민간 무역, 관광 등 교류 확대 가능성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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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 분야를 중심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봅니다. 일본에서 언론인으로 활동 중인 문 박사는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 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해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인조 눈썹’과 ‘가발’… 새로운 대중 수출 품목으로 급부상
[기자] 중국 중앙TV(CCTV)가 지난 25일 “북한이 이날부터 외국인 입국을 허용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인적교류를 전면 개방한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지난 9월 초 북한은 중국에 “경제 무역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경제협력을 안 한 것도 아닌데, 특별히 이런 뜻을 밝힌 이유는 뭐라고 분석하십니까?
[기자] 실제로 평안북도 의주비행장의 최근 모습을 보면 화물 컨테이너가 최근 몇 달 사이 많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에서 물건이 많이 들어왔을 거란 분석인데요. 북중 간에 경제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을 특별히 어떤 점을 말하는 것일까요?
[문성희] 최근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북중 교역은 미화로 1억 9천11만 달러로 전월 대비 5.2%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교하면 111.6% 상승했는데요. 이같은 무역 통계를 봤을 때 최근 화물 컨테이너가 많이 증가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북한 수출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지난 8월 수출액은 2천823만 달러로 전달 대비 12.7%,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3% 증가했고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66.4% 늘었습니다. 이는 북한 수출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데, 현재 석탄과 농수산물 등은 유엔 제재로 수출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북한의 수출액을 올려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가발과 인조 눈썹이라고 합니다. 지난 9월 18일 자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를 보면 단둥에서 가발을 수입하는 업자를 취재했는데, 그 사람은 “되도록 많은 수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북한 가발과 속눈썹의 중국 수출은 작년 10월에 182만 6천 달러이던 것이, 작년 12월에는 890만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또 올해 4월은 2천305만 3천 달러였는데, 이런 식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것을 보면 인조 눈썹과 가발이 북한의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대중 전체 수출액 1억 3천500만 달러의 56.6%를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기자] 하지만 이는 국가무역이고요. 국경 지역의 주민들, 민간 무역업자도 경제 교류에 나서야 할 텐데, 아직 거기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인적교류가 전면 개방되면서 기대감은 커지고 있습니다만, 민간 경제교류는 아직 먼 이야기일까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문성희] 과거에는 변경무역이라고 해서 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상인들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 사람들의 움직임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국경 도시들도 (코로나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북한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보냈고, 외국인들의 입국도 허용하는 등 인적교류도 계속 풀리고 있지 않습니까. 아마도 북한 선수들이 돌아간 뒤에도 아무렇지 않다면, 국경 지역의 민간 무역도 조금씩 풀리지 않을까란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입국 허용에도 일본인 방북 움직임 더딜 듯
[기자] 외국인의 북한 입국이 허용되면서 다음 단계로 외국인 관광객, 인사들의 초청이 뒤따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직 북한 관광업계는 신중한 것 같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특히 조선신보 특파원의 파견이나 조총련 인사들의 방북은 언제쯤 가능할까요?
[문성희] 지난 9월 21일 왕야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북한의 관광담당 고위인사와 면담을 하고 “양국 간 인적 왕래의 조속한 정상화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죠. 그리고 지난 25일 “북한이 외국인 입국을 허용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코로나 대유행으로 중단됐다 아직 재개되지 않은 양국 간 관광이 조만간 다시 시작될지 주목되는데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북한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등 인적 교류를 재개했기 때문에 조금씩 상황을 보면서 관광객 유치도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재일 동포사회를 본다면 아직은 조선신보 특파원의 파견이 이뤄지지 않는 등 북한 방문 소식은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북한에 가면 격리를 해야 한다는 정보도 있는데요. 만약 2~3달 정도 북한에 머문다면 모르겠지만, 관광으로 가는데 며칠 간 격리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죠. 그렇다면 아직은 북한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봅니다. 또 일본 정부가 여전히 자국민, 그리고 재일동포들에게 북한을 방문하지 말 것을 공식 통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본 인사들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뭔가 돌파구를 만들고 싶은 일본 정부로서는 고위 인사들의 방북도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다만 지금은 북한 측에서 거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이 최근 농장법과 과수법의 수정 보충에 관한 문제들을 심의하고, 해당 정령들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는데요. 어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문성희]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월 16일 농장법과 관련해 "영농 준비와 영농작업 수행, 노력 관리를 비롯해 농업 생산을 보다 늘리기 위한 대책적 문제들이 해당 조항들에 구체화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법안 개정은 각 농장의 영농 활동을 체계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현재 북한의 식량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러시아로부터도 밀을 적지 않게 제공받고 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지금 북한에서 농산물 증산은 국가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고, 그런 측면에서 농장법이 수정 보충되었다고 보는데, 당장 어떤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입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과수법과 관련해 "과수원 시설의 건설, 과일나무의 그루바꿈, 과일공급 계획, 과일접수, 품질검사 등과 관련한 조항의 일부 내용들이 수정 보충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대동강 과수농장이라는 대규모 과수농장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과일 나무만 기르는 것이 아니라 생산한 과일을 이용해 주스나 애플 사이다, 화장품 등을 만드는 공장을 세워놓고 상품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북한 시장에 가면 과일이 너무 비싼데요. 그건 이렇게 국내에서 생산된 과일이 잘 유통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과일을 충분히 먹기 위해서도 과수 농장이 많이 생기길 바라고 있으며, 그런 측면에서 과수법이 수정 보충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지금까지 일본의 언론인이자 학자인 문성희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