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딸 공개로 ‘신격화’ 타격…권위 흔들릴 듯”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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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딸 공개로 ‘신격화’ 타격…권위 흔들릴 듯” 지난 18일 김정은 총비서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을 (왼쪽부터) 딸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시찰했다.
/AFP

앵커:한반도 톺아보기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핵실험 지연되니 미사일 시험발사로 국내 결속 다지려

 

<기자>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발사를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 회의가 열렸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로 또다시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됐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화성-17형을 두고그 어떤 핵 위협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는데요. 화성-17형의 위력,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 신문 외교 전문기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 신문 외교 전문기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방위성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18일 발사한 화성-17형은 비행 거리가 1km, 최대 고도 6km 정도라고 합니다. 탄두 중량에 따라 최대 사거리는 미국 본토를 전부 공격할 수 있는 1 5 km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달 3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단 분리된 후 감시망 (레이더)에서 사라졌는데 이번 미사일은 정상적으로 비행했다고 합니다. 다만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대기권 재돌입에 성공했는지 아닌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북한의 경우에 미사일 사정거리는 충분하다고 저도 생각하지만,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이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증거는 없습니다. 핵탄두의 소형화가 관건인데 미국은 지금 300kg 정도, 중국은 700kg 정도까지 소형화했다고 하는데요. 북한이 중국만큼 소형화했다고 하면 충분히 화성-17형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에는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1만 도가 넘는 온도나 그 상황을 재현할 수 있는 실험장이 없습니다. 다만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정보를 이란에서 구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북한이 중거리 핵미사일로 일본을 공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요. 화성-17형이 아직 실전 배치됐다는 정보는 없지만, 확실히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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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사진을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이 지난 19일 공개했다. 북한은 18일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Reuters

 

<기자> 북한은 지난 3일에도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가 실패했지만 18일 재도전해 성공시킨 것으로 평가됩니다. 북한이 화성-17형에 집착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통상적으로 어느 나라라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에는 기술적인 이유, 군사적인 이유, 정치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험이 필요불가결하다고 얘기할 수 있고요. 실험을 통해 정보를 축적해 이 정보를 기초로 개선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다음은 군사적인 이유인데 억지력으로써 다른 나라가 자기 나라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경고하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ICBM 개발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군사 개입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군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그리고 세 번째, 정치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외교나 국내 정치에 도움된다는 말인데, 북한의 경우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북한군은 한국군이나 미군처럼 나라의 국민이나 국토를 지키는 군대가 아닙니다. 북한군은 김정은 체제를 지키는 군대입니다. 그러니까 (미사일 시험발사도) 김정은 총비서의 정치적인 위신을 높이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은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의미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요. 미사일 발사만으로 김정은 체제가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내외에 보여주면서 체제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한미와 긴장이 고조되지 않는 경우라도 북한 내부가 불안정해지면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말입니다. 현재 미사일을 발사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숨어 있는 이유도 있다는 것을 우리가 잊어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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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8일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인민군 병사가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모습. /연합

 

김정은, “12월 중순까지 미사일 시험발사하라명령 연장한 듯

 

<기자> 화성-17형의 시험발사 성공은 북한의 핵 위협 수준을 한층 높였고,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감싸기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적극 저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화성-17형 시험발사는 핵실험 전 준비단계라고 볼 수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최근에 전해 들은 대북 소식통 말로는 김정은 총비서가 최근 북한군 최고사령관으로서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핵사용에 관한 법령을 채택한 후 이 법령을 확인시키기 위해서 11월 중순까지 미사일 발사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법령이 핵사용의 지휘 통제나 안전 관리 발사 시스템 등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내용을 확인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 김정은 총비서는 발사 기간을 12월 중순까지 한 달 정도 연장하라고 명령했다고 합니다. 또 김여정 부부장이 22일 발표했던, 유엔을 비난하는 담화에도 앞으로 계속 군사 도발을 하려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그러나 '김정은 총비서가 정말 한 달 정도 명령 기간을 연장했는지 아닌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로는 법령 내용을 확인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판단할 수 있고요. 두 번째는 현재 핵실험을 계속 실시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에 대신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도 지난주에 언급했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제3터널 부근 중심으로 여러 가지 보수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핵실험을 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고요.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미확인 정보도 있습니다. 북한 내에서 지난 5월 말 정도에 핵실험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북한군이나 핵실험 관계자 기술자 사이에서 (핵실험 지연에 대한) 불만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 미사일을 계속 발사해야 한다고 판단해 김정은 총비서가 12월 중순까지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라고 명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친근하고 자산한 지도자 모습 강조북 주민 사정모르는 김정은의 오해

 

<기자>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화성-17형 시험발사 내용을 보도하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리설주 여사와 딸과 함께 현장에 동행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김 총비서 딸의 모습은 처음으로 공개된 건데요. 현시점에 딸의 모습을 공개한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조선중앙통신은 공개한 여자아이가 김정은 총비서의 딸이라고 인정했습니다. 한국 국정원도 미국의 데니스 로드만 선수가 2013년에 북한을 방문했을 때 목격한 딸 김주애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근데 일본과 한국 양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과 핵을 보유하려는 노림수"라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원래 김정은 총비서는 북한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여러 가지 연출을 해왔습니다. 이는 '애민 정치'라고 볼 수 있고요. 이번에 딸의 모습을 공개한 것도 자식들을 사랑하고 인간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개한 딸을 후계자로 지명했으리란 추측도 있지만, 김정은 총비서에게는 세 명의 아이가 있습니다. '왜 첫 번째 아이를 공개하지 않고 두 번째 아이를 공개했을까'를 생각하면 김주애 씨를 후계자로 지명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RFA도 보도했지만, 지금 북한 경제는 너무 어려운 상황입니다. 식량 부족도 지적받고 있고요. 그러니까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반발이 커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을 우려해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김정은 총비서의 딸을 공개해 김정은 총비서가 인간적인 지도자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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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 (오른쪽)가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호를 시찰하면서 딸과 함께 걷고 있다. /AFP

 

<기자> 김 총비서가 공식적으로 딸과 함께 미사일 시험장에 등장한 행위가 북한 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그건 너무 위험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1970년대에 유일한 지도 사상을 도입해 최고 지도자를 신격화시켰고 사생활은 일제히 공개하지 않기로 해왔습니다. 최고 지도자는 유일의 절대 존재 즉, ''이죠. 그러니까 '사생활은 밝히면 안 되고 주민들도 알려고 하면 안 된다'고 주민들에게 가르쳐 왔습니다. 이번 보도에 북한 주민들은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지 않겠느냐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대화를 나눴던 여러 탈북자분도 그런 이야기를 했고요. 아직도 정치적인 실적이 없는 김정은 총비서가 본인이 신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인정하면 지도자의 권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세대교체를 계속 진행해왔기 때문에 김 총비서 주변에는 제3 세대가 많고 그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엘리트들이었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의 생각을 이해하기 너무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자식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면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총비서를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하고 지지할 거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 큰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역으로 주민들은 계속 고된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 현장에 부인이나 딸을 데려간 최고 지도자를 존경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기자> ,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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