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종식 선언에도 경제회생 대책 신통찮아”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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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코로나 종식 선언에도 경제회생 대책 신통찮아”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연합

앵커: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 봅니다. 일본에서 북한 전문 언론인으로 활동중인 문 박사는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문 박사님, 김 위원장이 코로나 방역 승리를 선언한 배경으로 경제난으로 실추된 지도자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문성희 우선 북한의 경우 다른 나라의 코로나 확산 상황과는 달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로 추정되는 발열자가 그리 많지 않았으며 중태에 빠지거나 사망한 사람도 다른 나라와 비해 적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게 북한 당국이 발표한 수치이지 정확한 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한 게 아니어서 실제 상황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의 발표를 과연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심스런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이 코로나 방역 승리를 선언했다는 것, 그것도 최고지도자가 직접 언급했다는 것은 코로나 확산이 어느 정도 수습되었기 때문이었다고는 볼 수 있습니다. 최고지도자의 말은 북한에서는 절대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김정은 총비서가 코로나 종식을 직접 언급한 의미는 큽니다.

따라서 김 총비서의 코로나 종식 선언은 경제난으로 실추된 지도자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림수라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가리켜 코로나에 감염됐을 수도 있는 몸으로 코로나 수습을 위해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않고 대책을 세웠다고 콕 짚어 말한 것이 그 예라고 봅니다. 토론이 진행된 대회 영상을 보니까 이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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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김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연합

 

<기자코로나 종식 선언 뒤 북한의 앞으로의 경제행보, 먼저 대내적 경제활동은 어떻게 진행될 걸로 전망하시나요?

 

문성희 대내적 경제활동은 현 상황에서 특별한 변화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지난번 방송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평양에서는 식당도 운영하고 있었고 손님도 있었습니다. 즉 엄격한 격리는 이미 안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일정수준 정상적인 경제 활동은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지요. 아마도 시장도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코로나 상황이 수습되었다는 선언을 한 뒤에도 대내적 경제활동에는 그렇게 큰 변화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현재 북한의 농업 상황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보고에서는 729일 이후 북한에서 코로나로 인한 발열자가 한 사람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전에는 발열자, 즉 감염 의심자가 있었다는 것이지요. 북한은 5월부터 9월 사이가 농촌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고 이때에 제대로 인력이 동원되어야 식량 확보에도 문제가 없는데 올해는 이 시기에 코로나로 농촌 일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대내적 경제활동 중 농촌 활동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북한의 보도를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대외적으로는 북중 간 열차와 트럭 운행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요, 점차 생필품 수급에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겠군요.  

 

문성희 네, 우선 북·중 간 화물 열차, 트럭 운행과 항공기 운항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화물열차 운행은 올해 1월에 재개돼 4월까지 계속되었다가 북한의 코로나 감염자 발생 등으로 중단되고 있습니다. 화물열차가 운행되자 장마당에 과거처럼 생필품이 넘쳐나게 되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5월부터 다시 중단되었으니 상인들은 물론 장마당에 기대 생활해온 일반 주민들도 고생이 많았다고 봅니다. 북한 당국의 공급에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기 때문이죠. 북한 당국이 코로나 종식 선언 이후 가장 서둘러야 하는 것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회복시키는 것이겠지요. 따라서 생필품 공급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지도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신뢰가 생긴다고나 할까요.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북한과 중국 간 열차와 트럭 운행이 재개되면 생필품이 북한에 들어올 것이고 당국에서는 이것을 우선 주민들에게 공급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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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북한 강원도 원산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요원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

 

<기자반면 북한 당국은 방역체계는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인데요, 전면적인 국경개방은 조만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군요.

 

문성희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총련관계자들에게 물어봐도 아직은 북한에 못 들어가는 것 같아요. 북한에서는 코로나 유입 경로로 한국을 언급하고 있지요. 그러니까 북한 당국은 국경이나 군사분계선은 철저히 통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와의 힘겨운 투쟁을 이겨내고 어렵게 사태를 해결했는데 다시 코로나가 확산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겠지요.

그러나 문제는 언제까지 국경봉쇄를 계속하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미 전세계는 코로나를 완전히 물리치기보다는 공존을 택했다고나 할까요? 그런 측면에서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한도 일반 주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영양문제 등을 해결해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현재 방식으로는 시간이 흘러도 코로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북한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다시 나오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북한 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는 국경 봉쇄를 하루속히 풀고 다시 코로나가 확산한다고 해도 대응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한편 김여정 부부장이 코로나 유입 경로로 한국을 언급하면서 보복을 천명했는데요, 남북 간 긴장이 더 높아지면 북한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문성희 김여정 부부장은 한국을 ‘남조선괴뢰라고 부르며 불변의 주적이라고까지 했는데 이건 최고의 모욕 발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김 부부장의 발언을 분석해보면 한국 정부라기보다 대북전단을 날리는 일부 탈북자 단체에 대한 비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보복이라고 해도 당장 무엇을 하겠는가 상상이 잘 안 가는데, 하여튼 지금 남북 관계가 꽉 막힌 상태입니다. 북한은 또 현재 한국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점도 주시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당분간 남북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은 더 없겠지요. 다만 개성공단 등 남북 간 경협도 중단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남북 간 긴장이 더 높아진다고 해도 특별히 북한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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