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통 “북 저강도 도발 중국에 이롭다는 의견 있어”
2022.01.06
앵커: 미국이 내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북한의 새해 대 중국 행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북·중 간 국경봉쇄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올림픽 기간 중 중국을 방문할지 관심거립니다.
중국 베이징의 카네기-칭화 글로벌 정책센터의 저명한 북한전문가 자오통(Tong Zhao) 박사는 미국과 중국 갈등이 한반도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이어 코로나 방역 문제 탓에 김 총비서는 물론 북한 대표단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 참가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올 한 해 대외관계를 조망해보는 [신년대담-북한의 선택]. 오늘은 마지막 시간으로 자오통 박사가 진단하는 북중관계를 중심으로 한 김정은 정권의 올 해 대외관계를 살펴봅니다. 대담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북, 도발 자제하며 대화 가능성 열어 두겠지만 돌파구 못 찾을듯
[기자] 먼저, 김정은 정권의 신년 계획.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자오통] 북한은 계속해서 자력갱생(self-reliance)의 중요성을 강조할 거라 생각합니다. 경제발전 뿐 아니라 대외정책과 안보문제에서도 말이죠. 북한은 새로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할 겁니다. 그들(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겠죠. 안보부문에선 김정은(총비서)는 기술개발 등 계속해서 작년에 공개된 5주년계획을 실행할 거라 예상됩니다, 이는 북한이 계속 핵무기 개발에 투자할 것이란 말과 같죠.
[기자] 그렇다면 2022년 북한의 대외정책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자오통] 북한은 미국과 외교적 대화 혹은 협상에 대한 선택지를 열어 놓을 겁니다. 이것은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과 군사작전 및 활동을 자제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하지만 김정은(총비서)가 미국과 생산적인 외교적 대화에 관한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김정은(총비서)에겐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실리적인 접근(pragmatic approach)을 하고 있는게 아주 분명합니다. 미국은 대화의 의사가 있지만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자제하는 중요한 결정을 먼저 하기를 바라죠. 때문에 미북관계에서 중요한 돌파구가 있을 가능성은 굉장히 낮습니다. 이 두나라 간 외교적 협상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아주 힘든 과정이 될 겁니다. 북한이 핵심적인 부분에서 양보를 할 가능성이 아주 낮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남북관계는 어떨까요?
[자오통] 남북관계를 살펴보면, (북한은) 한국의 상황을 아주 세심히 관찰할 겁니다. 곧 대선이 있잖아요. 그리고 이상적인 후보가 선거에 당선되길 도와주려 노력하지 않을까요. 중요한 외교적 움직임은 자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선까지 상황이 조금 더 선명해질 때까지 말이죠.
북한 지도자와 선수들, 베이징 올림픽 참가 가능성 낮아
[기자] 네, 북한과 중국은 현재의 관계를 계속 유지할까요?
[자오통] 북중관계를 살펴보면 북한은 전략상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새로운 냉전관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할 거에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말이죠. 이 상황이라면 북한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게 됩니다. 중국과 전통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경제적 지원과 안보를 받아내기 위해 북한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거라 생각합니다.
[기자]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북중 국경봉쇄가 더 길어질 걸로 예상됩니다. 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여할 지도 미지수인데요. 북한이 올림픽에 참여할까요? 김정은 총비서가 내년 2월, 베이징을 방문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십니까?
[자오통]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북한은 코로나19 위험성에 대해 굉장히 걱정해왔습니다. 코로나 관련 방역대책을 굉장히 폐쇄적으로 펼쳐왔죠. 그래서 북한이 그들의 선수와 당국자들을 해외로 가는 것을 허락할지 상상하기 어렵군요. 북한 선수들과 당국자들은 (중국 뿐만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온 선수들과 관료들로부터 (코로나 위험에) 노출되잖아요. 북한 당국이 이러한 결정을 하기엔 위험이 상당히 높죠. 그래서 북한의 지도자 혹은 선수들이 베이징으로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중 갈등, 한반도 정세에 부정적 영향
[기자]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이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 많은데요, 동의하시나요?
[자오통] 네, 미·중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은 확실히 두 나라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킵니다. 우선, 중국과 북한은 모두 최근 서구의 문화, 생각, 그리고 영향력을 우려해왔습니다. 최근 두 나라의 추세가 북한과 중국을 더 가깝게 만들었고 중국이 북한에 호의적이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미·중 관계에서 긴장감 고조로 중국 일부에서는 만약 북한이 강도 낮은 도발을 계속한다면 미국의 관심이 북한에 갈 것이고 미국의 중국에 관한 압박을 어느 정도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받는 전략적 경쟁 압박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중 간 긴장감이 높아지며 몇몇 학자들은 최악을 생각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전략적 의도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몇몇 북한 학자는 ‘미국이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주장하기도 합니다. 미국이 한반도에 어느정도 긴장감을 유지함으로써 미국이 (한반도에) 군사력을 유지할 핑계를 제공하고 남한과 군사적 협력을 할 수 있게 말이죠. 베이징은 미국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점점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심과 불신은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 북한의 핵문제를 논의하는 걸 어렵게 만들죠.
[기자] 미국과 몇몇 나라들의 외교적 보이콧으로 인해 중국이 올림픽을 더 성공리에 개최하기 위해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더 힘을 쓸거란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자오통] 어느정도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몇몇 서방국가들은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잖아요. 중국에게 국제적 위치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다른 국가에서 많은 손님들이 동계올림픽에 참여하는 것은 중국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중국은 아마 북한의 코로나19 우려를 잘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국제적으로 얼마나 독특한 위치에 있는지 알고 있잖아요.
[기자] 제재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북중국경 개방도 미뤄질 걸로 예상됩니다. 이 상황을 북한이 어떻게 헤쳐 나갈까요?
[자오통]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북한 체계가 더 어려움에 빠질 거라 생각합니다. 북한은 코로나19 위험을 이겨낼 만한 충분한 의료적 여건이 안 됩니다. 아마 국경봉쇄와 무역을 중단하는 것을 지속하는 것 밖에는 선택권이 없겠죠. 이는 북한의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아마 이미 심각한 인도적 위기(humanitarian crisis)가 진행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은 국내외로부터 더 많은 압박감을 받고 있을 겁니다.
중, 한반도 종전선언에 우호적… 참여하고 싶어해
[기자] 김 총비서가 ‘벼랑끝전술’을 들고나올 거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자오통] 국제적인 제재가 북한의 경제에 타격을 입혔죠. 하지만 현재 북한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은 아주 엄격한 국경봉쇄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해 초래된 결과라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위협이 북한이 국경을 닫게 만들었고, 주요 무역을 중단하게 했습니다. 저는 북한의 경제에 큰 고통을 준건 제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국제 사회에 제재완화 중재를 협박하기 위해 ‘벼랑끝전술’을 들고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자] 한국전쟁 종전선언 논의가 한창입니다. 중국 정부의 현재 입장은 뭐라고 보십니까?
[자오통] 중국은 대체적으로 종전선언에 우호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종전선언 논의가) 더 중요한 전략적 문제를 논의할 기회를 열어줄 수 있거든요. 종전선언이 진행된다면 이후, 관련된 국가는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할 겁니다. 이가 중국이 전정 원하는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종전선언이 진행된다면) 관련 국가들은 ‘미국이 과연 계속해서 미군을 한국에 배치시켜야 하는가, 한반도에 미군을 유지하는데 정당한 이유가 되는가’를 논의할 것이고, ‘미국이 한국 정부와 안보협력을 계속 해야하는가’ 하는 논의가 나오겠죠. 중국은 이러한 논의가 최대한 빨리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중국과 북한은 (한반도에) 더 적은 미군이 주둔하길 원하는 공통된 이해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종전선언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더 심도있는 논의를 불러오지 않더라도 중국은 여전히 지지할 겁니다. 한반도의 냉전 상태 (cold war status over the Korean peninsula)를 끝내는 것을 의미하고 이것이 북한의 불안감(paranoia)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미국의 위협을 덜 걱정하게 만들테니까요. 그래서 중국은 종전선언이 문제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종전선언)은 아무것도 해치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 지역의 안보환경을 개선할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중국 정부는 종전선언에 있어 소외되기를 원하지 않다고 계속해서 말해왔습니다. 중국은 역사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합니다. 중국은 어떤 형식으로든 종전선언에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네, 자오통 박사님.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자오통 박사가 보는 북한의 2022년 신년계획 및 북중 관계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