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 대북정책 기다리는 중”
2024.11.20
![“김정은, 트럼프 대북정책 기다리는 중” “김정은, 트럼프 대북정책 기다리는 중”](https://kordev.rfaweb.org/korean/news_indepth/kim-jong-un-north-korea-silent-on-trump-11202024163810.html/@@images/b299dd2f-9c70-4c4e-ab06-466387027673.jpeg)
앵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가진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은 각국 정권 교체 이후에도 지속되게끔 구축됐다"라며 "그것이 나의 희망이자 기대"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바이든 행정부의 여러 정책을 뒤집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내년 1월에 출범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미일 협력 체제를 어떻게 이어갈 것으로 보십니까?
또 트럼프 당선인이 방위비 분담금을 크게 문제 삼았던 점을 고려할 때, 한미 동맹에서도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18년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막대한 비용을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을 동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미일 협력 체제를 가볍게 여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큽니다.
![2-페루 APEC 한미일 정상-연합.jpg 2-페루 APEC 한미일 정상-연합.jpg](https://kordev.rfaweb.org/korean/news_indepth/2-d398b8e8-apec-d55cbbf8c77c-c815c0c1-c5f0d569.jpg/@@images/b44be318-0a02-4a31-81c3-7f07cd5655e2.jpeg)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미 핵협의그룹 유명무실화 우려”
[기자]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 동맹국의 안보를 미국 단독으로 보호할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는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핵협의그룹’이 유지되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핵협의그룹’은 미국의 확장 억제 의지에 대한 한국의 신뢰를 높이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구체적인 핵 공격 목표를 한국과 공유하거나, 핵 공격 절차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핵무기 사용 권한은 전적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에, 핵협의그룹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지 못하고 상징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원한다면 ‘핵협의그룹’은 쉽게 유명무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전략 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왔습니다. 한국이 많은 비용을 분담한다고 해도, 트럼프 당선인은 확장 억제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소극적으로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한국 내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고, 독자적인 핵무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동아시아에서 핵무기가 확산하는, 이른바 '핵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3-한미 NCG 대표-연합.jpg 3-한미 NCG 대표-연합.jpg](https://kordev.rfaweb.org/korean/news_indepth/3-d55cbbf8-ncg-b300d45c-c5f0d569.jpg/@@images/3bf2c0ca-e5a0-44c4-9199-7b2d111212f0.jpeg)
“김정은, 내부 통제와 체제 안정화가 우선”
[기자] 한편, 북한은 지난 11월 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이후 2주가 지나도록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과거와 달리 이번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의 침묵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아직 명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대미 정책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은 자신들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습니다. 특히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야만 협상이 가능하다는 강경한 조건을 고수해 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이를 지켜보는 북한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또 북한이 침묵하는 배경에는 먼저 대미 비난 메시지를 내놓기보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구체적인 대북 정책을 기다리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물론, 북한이 미국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국의 언론매체인 ‘폴리티코’는 작년 말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내놓았으며, 이는 북한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일본과 한국의 입장에서 우려를 자아낼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재편 문제가 한미일 협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일 협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북, 재일조선학생예술단 부모 동행 불허”
[기자]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는 트럼프 당선인과 김 총비서 사이의 관계를 북한 스스로도 유지하려는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이 대미 비난 메시지를 내는 상황에서도 두 사람의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김정은 총비서는 개인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김 총비서는 서방 사회에 대한 큰 관심과 동경을 갖는 것으로 보이며, 그의 연출에서 종종 서구 스타일을 모방하려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 내부 상황과 대외 환경을 고려할 때, 그의 측근들이 트럼프 당선인과 개인적인 관계를 재구축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보라는 조언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 총비서도 지금은 대미 관계보다는 해결해야 할 내부 과제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김 총비서는 최근 북한군 대대장 회의를 주재하며 군 간부들의 충성심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당시 회의에서 김 총비서는 제3차 세계대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철저한 준비를 강조했는데, 이것이 대외적으로는 긴장 고조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일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군의 단결을 강화하고 러시아와의 합의 또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일 보도한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의 북한 방문도 주목할 만합니다. 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번 방문단에는 이전에 허용됐던 부모들의 동행이 금지됐습니다. 이는 북한 당국이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현재 북한은 내부 상황의 안정화와 조직적 통제를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과 개인적 관계를 강조하기보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됩니다.
![4-김정운 신형240mm 방사포 시운전-연합.jpg 4-김정운 신형240mm 방사포 시운전-연합.jpg](https://kordev.rfaweb.org/korean/news_indepth/4-ae40c815c6b4-c2e0d615240mm-bc29c0acd3ec-c2dcc6b4c804-c5f0d569.jpg/@@images/59df51ad-812f-46d9-8055-bfdbc58d1217.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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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마지막으로, 한국 국정원이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이 무기가 전장에서 어떤 전술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르면, 이 자주포는 현대전에서 효율적인 무기로 보기 어렵습니다. 한국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은 북한 자주포에 대해 “쓰레기 같은 무기”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한국군 포병 장교 출신으로 K9 자주포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데,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 자주포는 포신 가공 기술이 부족하고 추진 장비가 노후하며, 명중률과 위력이 모두 떨어집니다. 한국 육군 포병학교에서도 북한 자주포를 연구용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성능이 낮아 현대전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무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이는 러시아의 군사 장비가 부족한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는데요. 러시아 국영 영화사인 ‘모스필름’의 카렌 샤흐나자로프 대표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 회담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그는 영화 촬영용으로 보관 중이던 소련 시대의 군사 장비를 러시아군에 제공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T-55 전차 28대, PT-76 경전차 8대, 보병 전투 차량 6대 등 총 50대의 장비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북한군 자주포 제공이 사실이라면, 이는 러시아군의 열악한 상황을 증명하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자주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M-1989 자주포는 사거리나 위력 면에서 현대 무기 체계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기자] 네,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이었습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