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정보 통제로 휴대전화 불통 잦아져”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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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코로나 정보 통제로 휴대전화 불통 잦아져” 평양 대성구의 약국에서 주민들이 약을 공급받는 모습
/ AP

앵커: 북한에서 코로나비루스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코로나 상황 관련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북한 당국의 단속도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중 국경지방 도시에서는 휴대전화가 자주 불통되는가 하면, 전파탐지기를 탑재한 차량이 수시로 순찰을 돌 정도입니다.

 

북중 국경지역은 최근 단둥 봉쇄에 이어 북한의 코로나 확산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인데요. 대북 무역업자들은 사실상 올 한 해 기대를 접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양강도 등에서 전화 통화 잘 안돼”   

 

일본의 대북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20) RFA에 전한 함경북도 무산, 양강도 혜산 등 북한 지방 도시의 코로나 상황은 암울합니다.

 

도시 봉쇄에 따른 격리 생활로 식량과 물,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고 당장 먹을 것이 없어 쓰러질 지경이지만, 밖을 나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휴대전화에 대한 전파 통제 역시 한층 강화됐습니다. 특히 함경북도 무산군, 양강도 혜산시 등에서 국내 휴대전화가 수시로 먹통인데, 이는 북한 당국이 북한 내 코로나 상황에 대한 정보 유출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오사카 사무소 대표의 분석입니다.

 

[이시마루 지로] 북한 내부 상황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북한 당국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첫째로서는 중국과 가까운 함경북도, 양강도 혜산시에서 북한 국내 전화가 잘 연결이 안 된다고 합니다. (함경북도) 무산도 그렇고, 다른 함경북도 지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이미 국내 정보 유출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경고했고, 혜산시의 경우 전파 탐지기를 탑재한 차량이 지속해서 돌아다니며 전화 통화를 감시∙통제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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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비상사태 속에 평양 치과 위생 제품 공장에서 주민들에게 공급할 치약을 생산하고 있다. / AP

 

북중 국경지역에 가족이 살고 있는 탈북민 손수지(신변 안전을 위해 가명 요청) 씨도 최근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뚝 끊겼습니다.

 

손 씨는 (19) RFA두세 달 전까지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여기는(북한) 코로나가 없다고 말할 만큼 문제가 없었는데, 두세 달 전부터 발열자’, ‘독감등의 말이 들리더니 더는 연락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도시 봉쇄가 강화된 가운데 가족들이 어느 정도 식량은 구비해놨기 때문에 당분간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겠지만, 코로나비루스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김정은 정권도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 같다고 손 씨는 우려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의료 부문에 종사하다 2년 전 탈북한 손 씨는 북한의 코로나 상황이 보도된 것보다 매우 심각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손수지(가명)] 그냥 제 생각에는 엄청 많이 죽었을걸요. 보도와는 다르게 상상외로 많이 사망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북한 주민들이) 백신도 안 맞고, 지금 먹지도 못해서 영양 상태가 너무 안 좋잖아요. 식량난도 심하고 면역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서 실제로 코로나에 걸렸다면 아마도 많이 죽었을 거예요. 그리고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면, 북한에 결핵 환자가 정말 많거든요. 그 사람들은 정말 위험한 거죠.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킨요비(주간 금요일)의 편집장이자 북한 경제 전문가인 문성희 박사도 (16) RFA에 웬만한 중증 환자는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문성희] 약도 없을 거고, 지방에 가면 코로나인지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을 수 있잖아요. 어디서 어떻게 이렇게 열이 많이 나는지 잘 모르면서 사망하는 사람도 생길 거고.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중국처럼 전혀 바깥에 못 나가게 하는 것밖에 없죠. 그러니까 평양에서도 자기 집에 있는 걸로 식사도 모두 해결하라는 거죠.

 

뒤숭숭한 북중 국경단둥에서 코로나 방역 지원자 모집도

 

이런 가운데 북한 신의주와 마주하는 중국 단둥에서는 최근(16) 북한에서 활동할 코로나 방역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온라인 광고가 올라왔습니다.

 

중국의 사회연결망인 ‘웨이보에 올라온 광고에 따르면 지원 자격은 3차 백신까지 접종을 마친 자로서 신체 건강하고, 북한에 대해 잘 아는 사람에게 우대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입국 비자와 교통수단은 통일적으로 하고, 숙식은 현지에서 해결하며 임금은 하루에 중국 돈으로 3천 위안(미화로 약 440달러)을 지급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광고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 코로나 상황에 대한 단둥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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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북한 코로나 방역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공고

 

중국 단둥을 비롯한 다른 국경도시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초 북중화물열차 운행 재개와 함께 개인별 소규모 무역이 이뤄져 왔고, 대북 무역업자들도 무역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입니다.

 

단둥에 거주하는 한 무역업자는 일찌감치 북한 무역상으로부터 주문을 받아놨지만,  지난 4월 말 단둥 봉쇄에 이어 북한에서까지 코로나가 확산하자 아예 손을 놨습니다. 이미 대북 무역업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코로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올해는 글렀다는 말이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 단둥으로 밀입국한 탈북민 5명 중 일부가 체포됐고, 이 중 2명이 코로나 확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언론 보도도 북중 국경을 더 뒤숭숭하게 만들었습니다

 

단둥시는 곧장 유언비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의 코로나 확산에 따른 병력 감소로 국경 경비가 소홀해질 수 있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이전에는 북한이 먼저 코로나비루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을 봉쇄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중국 측이 경비를 더 강화해 코로나의 역유입을 차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북중 국경의 개방 가능성은 한층 더 멀어졌다는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 신문의 외교전문기자도 (18) RFA에 코로나 방역과 대응 미숙으로 다른 나라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은 일단 엄격한 국경 봉쇄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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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북도에서 탈북민 5명이 단둥으로 밀입국했다는 중국 웨이보 내용(왼쪽)과 단둥시가 이를 유언비어라며 현혹되지 말라고 밝힌 문건(오른쪽)

 

물가 폭등 예상, 환자 속출 등을 코로나 관리 힘들 것한목소리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봉쇄가 이어지면서 북한 주민들은 물가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걸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은 코로나비루스의 확산도 걱정이지만, 격리 조치와 경제활동 중단에 따른 식량 안보 위기를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일단 장마당에 관해서는 아무 제한이 없지만, 유통에 지장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물가 상승을 다 예측합니다. 물자 부족을 많이 두려워하죠. 그래서 사재기라든지 아니면 장사꾼들이 판매를 안 하는 상황 등을 막기 위해서 가격 통제를 아주 강하게 하고 있대요.

 

북한 내부에서는 소금을 비롯한 물자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5 19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평양시에만 수천 톤의 소금이 긴급 수송됐는데, 북한이 코로나 방역 대책으로 소금물 함수를 강조하고, 소독약을 만드는 데에도 많은 양의 소금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방역과 봉쇄 조치 등으로 농촌 동원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농사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듣기로는 6월 초까지 모내기 전투를 끝내야 하는데 지금까지 끝낸 모내기가 30%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국경을 봉쇄하면서도 모내기 전투도 계속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결국 코로나의 확산을 막을 수 없을 것이고요. 아마 올해 가을 수확량이 북한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라고 걱정하고 있고 모내기 전투뿐 아니라 평양시에서도 올해 1만 세대 주택을 건설하려고 하는 계획에도 심각한 영향이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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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코로나 비상사태 가운데 평양 선교편직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 / AP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이 격리 중인 북한 주민들에게 의약품과 생필품 보급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평양에만 집중되고 지방 도시에까지는 온전히 미치지 못하면서 앞으로 코로나 관리는 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김정은 체제의 약점이 바로 드러났다는 느낌이 듭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대유행 상황이 2년이 넘었는데, 그사이에 준비를 잘하지 못하고, 이동 제한과 봉쇄만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중국, 한국, 미국 등에서도 지원 의사 표명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것을 다 거부하면서 지금은 북한이 코로나에 약한 사회가 돼버렸단 말입니다.

 

기본적인 코로나 대응책과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 2년 넘게 봉쇄만으로 일관해 온 북한의 방역 대책은 순식간에 유입된 코로나비루스 앞에 무너지면서 피해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기본적인 코로나 진단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방역뿐 아니라 식량, 의료에 관한 인도주의 위기까지 악화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김정은 총비서의 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입니다.

 

기자 노정민,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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