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 모내기 속도전…작년보다 1.7배 빨라
2024.05.20
앵커: 북한이 최근 모내기 철을 맞아 전 사회의 정신무장과 헌신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모내기가 지난해보다 약 1.7배 더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것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우주청(ESA)의 ‘센티널’(Sentinel) 위성사진은 5월 중순을 기준으로 북한의 올해 모내기 상황이 예년보다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진척된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논에 물을 대면 청색으로, 물을 대지 않은 마른 논은 옅은 분홍색으로 나타나는데, 예년 위성사진과 비교해 보면 청색 부분이 현저히 많은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황해북도 황주군 금석리 모내기 상황을 보면, 5월 14일 현재 지난해 40%에 비해 올해는 60%로 나타나 모내기 진척이 20% 더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극심한 봄 가뭄이 있었던 재작년과 비교해보면 올해 모내기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평양 순안공항 일대의 경우에 지난 2022년 5월 15일 520헥타르(ha)에서 올해 5월 14일에는 30% 증가한 966헥타르에서 모내기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포시 대안구역 대정동도 5월 14일 현재 모내기가 끝난 논 비율이 64%으로 나타나, 2022년도 같은 기간대비 28%가 증가했습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기상 상황이 양호하고 많은 비가 내리며 저수지 수위 면적이 증가하면서 올해 북한의 모내기가 예년보다 1.7배 정도 빨리 진척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연구위원: 올해 비도 자주 오고 그래서 농업용수를 저장하는 저수량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고요. 기상도 올해 양호한 편이고 봄 가뭄도 없고요. 그래서 기상 상황은 올해 북한 농사에 유리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올해 가을 작황도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 모내기는 통상 5월 10일 전후에서 시작되며, 5월 말에서 6월 초까지 이어지는데, 2022년처럼 봄 가뭄이 심할 때는 6월 중순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 정 연구위원의 설명입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지난 5월 1일부터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평안남도 등에서 모내기가 시작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제리 넬슨 미주리대 명예교수는 이날 RFA에 “모내기 시기는 수확량 증가에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은) 연료와 농기계 부족으로 대부분 벼를 손으로 모를 심어야 하기 때문에 농민 외 근로자 등도 현장에 나가 손 모내기를 도우라고 강요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노동력 부족으로 모를 적시에 심는데 며칠이 지연될 수 있으며, 이러한 지연은 일반적으로 최종 수확량을 1~1.5% 감소시킨다”며 “따라서 모내기 과정에서 농민 외 비농민의 노동이 크게 강조된다”고 설명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조진우입니다.
- 위성사진 분석: 정성학 한국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chungsh1024@naver.com)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