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러 파병 북한군, 한국전 이후 첫 실전 경험 계기”
2024.10.22
앵커: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한 것에 대해 중국의 심기가 매우 불편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또 북한군이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실제 전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돼 남북 간 군사적 긴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김두연 선임연구원은 22일 미 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북한군 파병이 중국에 불편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두연 선임연구원] 저는 이것이 최소한 중국을 불편하게 만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국이 공개적으로 어떤 발표를 하거나 북한과 러시아를 압박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비공식적으로, 조용히 압박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김 선임연구원은 또한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으로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협력은 중국의 지역 전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을 지낸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고문 역시 “중국은 오랜 기간 이 지역에서 안정이 최우선으로 해왔다”고 언급하며, 북한 파병 소식에 중국이 내부적으로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일러 선임고문] 러시아가 (파병 대가로)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북한이 예측할 수 없고 중국의 이익에 해로운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실제로 북한군 파병에 말을 아끼고 있는데, 관영 매체는 한국 국정원의 발표 등 기본적인 사실만 보도할 뿐 구체적인 분석이나 논평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 역시 “모든 당사자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북한이 사전에 중국에 파병 사실을 알렸을지에 대해 김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중국에 허락을 구한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통보는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일러 선임고문도 “(북한군 파병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이후부터 추진됐던 것으로, 중국이 이 사실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련 기사>
전직 미 관리들 “북한군 러 파병 ‘게임 체인저’ 못 돼”
전문가들은 북한 병력의 파병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에 변화를 줄 수 있으며, 이는 한국과 북한 간 군사적 역학 관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 병력이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실제 전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파병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사일러 선임고문은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군사 행동에 병력을 제공할 때는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의미가 모두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일러 선임고문] 병력의 기여도에 따라 군사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달리지며, 또 국가 간의 유대와 상호 헌신을 상징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도 “북한군 파병은 상징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만약 북한 병력이 러시아를 위해 싸우다가 사망한다면, 러시아는 북한에 큰 빚을 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양국 정상은 “러중 협력이 세계 안정에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포함한 국제 현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도 다뤄졌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