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중 8명, ‘한미동맹 영역 확대’ 찬성”
2023.09.26

앵커: 한미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지역과 세계 문제를 다루는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인식에 한국인의 10명 중 8명이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동아시아연구원(EAI)이 25일 미국과 한미동맹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미동맹이 북한에 대한 대응을 넘어 지역ㆍ세계 문제 해결에 역할하는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진술에 응답자의 81.8%가 찬성했습니다. ‘동의한다’는 응답은 73.5%, ‘매우 동의한다’는 응답은 8.3%였고 ‘동의하지 않는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각각 17.4%, 0.8%에 그쳤습니다.
다만 양안관계와 같은 구체적인 문제에 한국이 개입하는 것에 대한 찬성 비율은 다소 내려갔습니다.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생겨 미국이 개입하는 경우 동참한다’는 43.5%만,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탄압 문제에 강경 대응하는 노선에 참여한다’에는 52.4%만 찬성했습니다.
응답자의 93.8%는 ‘한미동맹이 안보에 도움을 주었다’고 답했고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었다’,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다’는 답변도 87.0%, 86.3%로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또한 한국 국민들이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진 이후에도 한국이 핵 공격을 받을 때 미국이 북한에 핵으로 대응할 것으로 생각하는가’를 묻자 34.4%가 ‘그렇다’고 답했고 55.8%는 ‘핵 외의 군사적 수단으로 대응할 것’으로 응답했습니다. 9.8%는 ‘미국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동아시아연구원은 ‘중국과 한중관계’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도 내놨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할 경우 한국이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할지 묻자 45.2%가 ‘미국을 지지해야 한다’고 답했고 50.3%는 중립을 선택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중국 지지’를 선택한 응답자는 4.5%에 그쳤습니다. 특히 ‘미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은 2020년 19.4%를 나타낸 이후 2022년 41.2%, 올해 45.2%를 보이는 등 상승 추세를 보였습니다.
‘가까운 장래에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적 리더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1.7%만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는데 이는 지난해 48.2%에 비해 16.5%포인트 내려간 수치입니다.
또한 응답자들은 미국에 대해 61.6%가 ‘대체로 좋은 인상’, 10.3%가 ‘좋은 인상’이라고 답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51.3%가 ‘대체로 좋지 않은 인상’, 20.6%가 ‘좋지 않은 인상’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8월 25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신뢰수준은 95%, 표집오차는 ±3.1%포인트입니다.
한편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26일 서울 관악구에서 ‘2023 통일의식조사 학술회의’를 개최해 지난달 발표한 ‘2023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 및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이 예상된다”며 “북한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예측해 본다면 신냉전 구도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고 북한이 계속 러시아ㆍ중국과의 사회주의 연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선언도 했고 그런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거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가 예상되면 현재 이러한 국면,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조금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성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인은 주변국 중 미국을 가장 친밀하게 인식하고 전쟁 발생 시 한국을 도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연구위원은 또 “미국에 대한 친밀감이 높을수록 대중국 인식은 부정적인 인식이 커진다”며 “미중관계 인식이 정확히 반영되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성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미국에 대한 친밀감이 증가할수록 대중국 인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합니다. 최근 미중 간 갈등ㆍ경쟁구조에 대해 뉴스로 다양하게 접했기 때문에 그 부분이 굉장히 강하게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고요.
앞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지난달 17일 ‘2023 통일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우리에게 어떤 대상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협력대상’이라는 응답은 37.7%로 역대 최저치를 보인 반면 ‘경계대상’, ‘적대대상’이라는 응답은 23.7%, 18.7%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통일 의식과 관련한 질문에는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29.8%로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20대의 41.5%, 30대의 35%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해 통일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부정적인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디터 목용재,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