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도 미 전문가들 “북과 협상 가능성 적어”
2024.11.06
앵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친분을 과시했지만, 현실적으로 협상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당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 대해 자주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지난 7월)] 북한의 김정은은 많은 핵무기를 가졌습니다. 전 그와 잘 지내고 있죠.
지난 임기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총비서와 3차례 정상 간 만남을 가졌기 때문에, 이번 임기에도 과감한 대북정책을 펼칠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발언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 등 여러 국제적 위기로 인해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핵·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해왔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에서는 만족스러운 협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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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 담당 국장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현재 김정은 정권이 더 강력한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보유하면서 협상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소한 일시적으로 중단되지 않으면 북한과의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라며 “현재 러시아가 북한에 막대한 경제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한 평양은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유인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도 이날 RFA에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협상을 재개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김정은 역시 대미 관계보다는 러시아에 초점을 맞춘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이 먼저 손을 내민다면 트럼프가 이에 반응할 가능성은 있다"라며 "이 경우 미국이 사전에 한국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으면, 트럼프와 윤석열 정부 간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한 여 석좌는 트럼프의 대북 정책은 그의 내각 인선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만약 강경한 보수 성향의 공화당 인사들이 내각에 포함된다면, 한미동맹을 중시하면서 지역 안보를 유지하고, 대북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의 위협을 최대한 억제하려 할 것”이라면서 “반대로 미국의 국제적 역할 축소를 선호하는 ‘MAGA’ 성향의 공화당 인사들이 주위에 있다면, 동맹국과의 협력보다는 자신의 직감을 따르는 외교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을 지낸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고문은 이날 RFA와 통화에서 북한과의 형식적이고 비용 없는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일러 고문] 김정은은 실질적인 비핵화가 포함된 대화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하노이 회담이 이미 김정은의 입장을 보여주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대장을 내밀어도 북한이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향후 6개월 동안 북한이 한국을 겨냥한 도발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와 윤석열 정부 간의 불협화음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 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