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북 ICBM 논의...한미일 대 북중러 팽팽한 대치
2024.11.04
앵커: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논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의 불법행위를 규탄하는 한국, 미국, 일본과 이를 감싸는 중국, 러시아 간 팽팽한 대치가 이어졌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가 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북한의 지난달 31일 북한의 신형 ICBM, 화성-19형 발사가 유엔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하면서 특히 중국, 러시아가 이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드 차석대사: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 다시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안보리의 두 회원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복적으로 북한을 보호하면서 이러한 핵실험의 정상화에 기여하고 북한이 안보리 제재와 결의를 위반하도록 독려하기 때문입니다.
우드 차석대사는 북한의 행동에 반대하는 유엔 안보리의 발언을 중국과 러시아가 차단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발전해 모두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이러한 방해를 멈추고 함께 북한의 행동에 대해 단합되고 분명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는 북한이 유엔 대북제재에도 계속해서 이러한 불법 행위를 이어가는 것은 중국, 러시아의 비협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황 대사는 한국이 지난 1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핵공급그룹(NSG) 및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와 관련해 거래 금지 품목을 갱신할 것을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안했지만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절박한 두 나라 간 협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례적으로 회의에 참석한 북한 측은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시험이 주권국가의 자위적 방어로서 오히려 한미동맹의 연합 훈련 확대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반박했습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의 미사일 시험은 용인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불법으로 규정해 규탄하는 것은 ‘이중잣대(Double standard)’라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러한 북한 감싸기에 나섰습니다.
안나 옙스티그네예바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이날 회의가 소집된 것은 북한을 ‘악마화’ 하기 위한 의도라며,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의 원인을 북한 탓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옙스티그네예바 차석대사는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과 동반자 국가들이 비효율적인 대북제재를 유지하면서 동맹국에서 대규모 연합훈련과 같은 공격적인 조치를 정당화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일부 안보리 이사국들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추측’을 반복하는 게 놀랍지 않다며 미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수천 명의 군인과 무기를 보내는 것을 정당화하는 건 이중잣대라고 반박했습니다.
모두 발언 이후 우드 차석 대사가 ‘북한군이 러시아에 있는지에 대한 간단한 질문에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다시 질문하자 러시아 측은 ‘미국 정부의 심문에 대답할 의사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한편, 중국 역시 한반도 지역 불안정은 중국은 물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근본적인 원인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미국의 행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푸충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오랜 기간 이어진 한반도 문제는 결국 북한과 미국 사이 상호 신뢰의 문제라며, 북한과 대화로 돌아서기 위해 미국은 동맹국과의 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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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소영 입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