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북한군 일부 우크라 인근 이동”
2024.10.28
앵커: 미국 국방부는 북한군 약 1만명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 중이고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가까이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정원은 북한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배치 시점이 예상보다 당겨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28일 국방부 청사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러시아 동부에 약 1만명의 군인을 파견하여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은 앞으로 몇 주동안 우크라이나 근처의 러시아군을 증원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싱 부대변인] 이 군인들 중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우리는 러시아가 이 군인들을 전투에 투입하거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전투지원에 사용할 계획이 있는 것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말이 이날 북한군 부대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는 RFA의 질문에 싱 부대변인은 “현재로서는 더 언급할 내용이 없고 그들이 다음 며칠 동안 그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라고 답했습니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은 우크라이나 접경지로 지난 8월6일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해 점령한 러시아 영토 입니다.
싱 부대변인은 북한군이 전선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게되면 그들은 전쟁에서 공동 교전대상자들로 실제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미국 무기 사용에 제한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로서는 파병된 북한군 병력 유형이나 장비 능력에 대한 세부 사항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싱 부대변인은 러시아와 북한이 북한군 파병이 사실이면 양국이 조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국제법에 부합된다고 주장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RFA 질문에 이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답했습니다.
[싱 부대변인]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입니다. 그 중 하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이웃 주권 국가를 침략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자체가 스스로 설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기자 설명회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에 대해 미중 간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중국과 소통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중국도 이웃 국가인 러시아와 북한의 이러한 불안정한 행동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당역에서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갖고 있으며 안정과 안보를 훼손하는 북한과 러시아의 조치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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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28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한국 대통령실이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가정보원은 이날 북한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배치 시점이 예상보다 당겨졌다고 확인했습니다.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북한군의 실전 투입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당초) 12월 초 정도까지 걸리지 않을까 하는 부분을 정부에 보고한 적이 있었는데 정보 공개가 된 이후 러시아와 북한의 템포가 좀 빨라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1만2천명이 이동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아마 자기들의 의도나 움직임이 공개되니 좀 서두르고 조급해하는 부분에서의 동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18일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 지난 13일까지 북한 특수부대 1천500여명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정원은 조만간 2차 수송 작전 등으로 1만여명의 북한 특수부대 병력이 러시아로 이동해 총 1만2000여명의 병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국정원은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하바롭스크 소재 군사시설에 수백여명의 북한군들이 운집해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GUR)은 지난 27일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주로 이동 중인 동향을 파악했다고 전했습니다.
군사정보국은 이날 러시아의 쿠르스크-보로네시 고속도로에서 민간 번호판을 달고 북한군을 수송 중이던 트럭을 러시아 경찰이 정차시켰다는 감청 자료를 공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감청 자료에는 북한군 수송 과정에서 검문을 받게 되자 러시아 장교들이 논의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부대가 운영하는 국가저항센터(NRC)는 28일 북한군 3천여명이 쿠르스크에서 주로 밤에 훈련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가저항센터는 이날 홈페이지에 "북한에서 온 3천명 넘는 용병이 현장에서 조직화를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최정예 부대가 아닌 징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0~20대 초반의 ‘소모 가능한 병력’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저널은 “관련 영상과 정보당국의 말을 종합한 결과, 이번에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집결한 군인들은 10~20대 초반으로 징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로 키가 작고 마른 체격인 이들은 북한의 만연한 영양실조 실태를 반영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