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 대화 재개는 러·우 종전에 달려”
2025.01.09

앵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기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이번에도 미북 정상외교를 통해 북한 문제를 관리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평화재단이 9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외정책 기조와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전임자가 해내지 못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정상외교를 재개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 미북 관계에 있어서는 정상 외교를 다시 활성화해서 트럼프 당선인과 김정은 총비서가 다시 만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북한 문제를 관리하는 데 방점이 찍힐 것입니다.
민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자신만이 김 총비서와의 대화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부각하려 했다며, 이번에도 같은 접근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시도가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여부로부터 큰 영향을 받을 것이며,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양측을 중재해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한다면 북러 간 군사협력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 트럼프 당선인이 중재해서 종전이 되고 미국과 러시아 간에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쪽으로 출구 전략을 모색한다면 그것이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적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도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민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안보 상황을 안정시키는 과정에 한국 정부가 그 역할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그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를 지금부터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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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북한이 새해에도 러시아와 계속 밀착하면서 미국 새 행정부 출범에 맞춰 미북대화 재개를 통한 이른바 ‘통미봉남’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 ‘아산정책연구원’은 8일 공개한 ‘2024년 북한 대외정책 평가 및 2025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혼란한 국내 상황을 극복하려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차두현 연구원 부원장과 홍상화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북한 대외정책 핵심어로 ‘북러밀착’을 꼽으며, 북한이 권위주의 체제와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외교 측면에서 ‘선택과 집중’ 효과를 끌어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중국, 러시아와 함께 북중러 3국 간 연대를 견인하는 행위자 가운데 하나로서 입지를 다졌고 한미일 안보협력의 약한 고리를 공략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연구진은 김 총비서가 올해도 북러 밀착을 이어가는 가운데 러시아 방문을 통해 군사정찰위성 및 핵·미사일 기술을 획득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북러 협력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입장이 북한에겐 위험 요소일 수 있다며, 북한으로선 미북협상이라는 선택지를 내보이며 중국으로 하여금 자신들을 포기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북 대화 국면에서 북중 정상회담도 여러 차례 성사됐던 만큼, 북한이 미북협상을 활용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미국 외교 정책에서 자신들의 우선순위를 격상시키기 위해 긴장 고조와 도발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연구진은 북한이 새해에도 쓰레기풍선 살포와 대남방송, 무인기 침투 등 도발을 지속하고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한국 전 정부 당시 이뤄진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대미 평화공세를 병행하면서 한미 간 이간책을 통해 동맹 약화를 유도하려 할 것이라며,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대북정책 공감대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