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평통 사무처장 임명…탈북민들 “자부심∙자신감 느껴”
2024.07.19
앵커: 탈북민 출신 태영호 전 국민의 힘 의원이 18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으로부터 민주평통 사무처장 임명을 받았습니다. 탈북민 최초로 한국 정부의 주요 직책에 오른 겁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탈북 고위 외교관 출신 태영호 전 국민의 힘 의원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신임 사무처장으로 임명됐습니다.
탈북민이 차관급에 기용된 건 역대 한국 정부 가운데 이번이 처음입니다.
태 사무처장은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북한 주민들도 당당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북한이탈주민도 그 어떤 차별과 편견 없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그 어떤 직책도 맡을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주민을 향해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통일의 날’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안정적인 대한민국 정착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안정적인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강일한 평화통일자문위원 미주 부의장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 대한 실상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평통 사무처장을 맡게 돼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강일한 부의장: 보통 평통 사무처장 되시는 분들 중은 처음 와서 파악을 하는데 보통 몇 개월씩 걸리거든요. 근데 이런 분은 이북의 실상에 대해서는 이미 다 잘 알고 있고 아마 분명히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겁니다. 또 같은 탈북민들 중에서도 이분이 하나의 지금 롤모델이 돼 있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갖고 있고 그래서 저희들이 이분이랑 할 적에 의원님(태 사무처장)이 가장 잘 리더를 해줄 수가 있고 우리 조직도 잘 이끌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1998년 북한을 탈출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 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수경 씨(신변보호를 위해 익명 요청)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태 전 의원의 평통 사무처장 임명은 북한에서 온 사람들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수경 씨: 딱 들었을 때 확실히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고 만약 본인이 원하고 능력 있으면 뭐가 됐든 할 수 있구나.. 이런(가능한) 환경이 다 마련되어 있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북한에서)꽃제비로 있던 사람들 와서 유명해지고, 배 타고 온 사람도 한국에서 공부도 하면서 또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니까...유명했든 안 유명했든 저기(한국)는 우리보다 기회가 있고 자유가 있구나 하는 걸 알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 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탈북민 출신 최세나 씨(신변보호를 위해 익명 요청)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 있는 주민들도 이 소식을 접하면 자유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세나 씨: 주민들은 자랑스러워할 거고요. 대단히 이렇게 우리 북한 사람들의 자부심을 올려주는 한 사람으로서 많이 그 사람을 존경하고 또 많은 그런 사람이 나왔으면 할 것 같아요. 탈북자 속에서 저런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이제 남과 북이 함께 정치를 펼치면 더 좋은 남과 북 세상이 되지 않을까 이런 북한 내에서는 그런 꿈을 꾸지 않을까 싶어요 혹시 듣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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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고위 공직 진출은 최근들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1호 탈북 외교관’인 고영환 전 콩고 주재 북한 대사관 1등 서기관이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장에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1991년 탈북한 고 원장은 지난해 9월에는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으로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990년대 말 탈북한 김동수 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주재 북한대표부 3등서기관도 2022년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 이사에 임명된 데 이어 2023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상임위원에 임명됐습니다.
임명직 고위 공무원 외에도 선출직인 한국 국회에 현재 박충권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당선돼 활동중입니다.
박 의원은 지난 4월 당선 직후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젊은 엘리트가 탈북 후 한국의 국회의원이 됐다는 소식을 북한 주민들이 접하게 된다면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박충권: ‘한국 사회에 적응해서 잘 살고 있다가 국회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을 위해서,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서, 통일을 위해서 역할들을 해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의원은 조명철, 태영호, 지성호 의원에 이어 4번째 탈북민 출신 한국 국회의원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