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인들 파병 북한군 조롱∙적대시 녹취 공개
2024.10.25
앵커: 러시아 군인들이 자국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을 조롱하거나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GUR)은 25일 “북한 군대가 러시아 점령군에 합류하면서 러시아 장교와 병사들이 불만과 적대적 태도를 나타내는 도청 파일을 입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군인들의 대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파일에는 북한군에게 장갑차를 제공하라는 명령에 분노하고, 새로운 북한군을 ‘동료’로 받아들이기 싫다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설명했습니다.
한 러시아 군인은 지휘관에게 “오늘 그를(북한군) 죽이고 싶다. 한국인들 다음으로. 가능하죠?”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녹취 파일은 북한 군인의 배치를 준비하는 810여단 소속 러시아 병사들의 대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들은 ‘K대대’라는 이름의 북한 군인들로 추정되는 이들을 향해 ‘망할 중국인들’이라고 칭했으며, 나아가 ‘이들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발언도 담겼습니다.
북한군 관련 업무를 맡은 한 군인은 “저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23일 밤 암호화된 러시아 전송 채널을 도청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병력의 구체적인 배치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한 러시아 군인은 “30명당 3명의 고위 장교가 필요하다”거나 “내일 사령관과 부사령관 77명이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FA는 해당 동영상의 진위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관련 기사>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이 같은 상황은 러시아 점령군 내에서 다른 민족에 대한 공격과 괴롭힘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군 내 차별적인 분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앞서 24일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진입해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격전지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