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사관 “쿠르스크에 물자 지원”…파병 북한군 우회 지원?

워싱턴-박재우 parkja@rfa.org
2025.01.23
러 대사관 “쿠르스크에 물자 지원”…파병 북한군 우회 지원? 주 북한 러시아 대사관이 공개한 쿠르스크에 있는 러시아군이 받은 지원.
/주북 러시아 대사관

앵커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우크라이나군과 싸우고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군에 물자를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파병된 북한군을 우회적으로 지원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양에 주재하는 러시아 대사관은 22일 약 221만 루블( 2만 달러)을 모금해 쿠르스크 주에 배치된 러시아군을 지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사관은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 서비스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번 지원 활동을 ‘우리의 친근한 벗들에게 드리는 선물’이라고 소개하며평양의 주북러시아 대사관과 청진 주재 총영사관의 외교관 및 직원들러시아 현지인들이 모금에 동참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대사관은 지난해 11월 쿠르스크에서 전투중인 러시아군 항공육전여단을 위한 자금을 모집한다고 홍보한 바 있습니다.

 

대사관은 이 기금으로 러시아 우아즈(УАЗ자동차 1연결차 3타이어 3세트탄창 1세트예비 바퀴이동식 축전지 10개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차량을 통해 후방 지역에서 이동, 물자 적재장비 수송 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대사관은 해당 차량과 연결 차량의 기술 정비도 진행했다며이 차량들이 중고임에도 여전히 양호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대사관은 이번에 지원된 차량에 ‘꼬레예쯔’라는 이름을 붙였는데이는 러일전쟁 시기인 1904 2월 순양함 ‘바랴그’와 함께 인천 제물포항에서 침몰한 군함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대사관은 “이번 지원이 단 하루, 단 한 시간이라도 조국의 승리를 앞당기는 데 기여한다면 우리의 노력이 정당함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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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지난 2016년 11월 15일 페이스북에 러시아 정부가 지원한 구호물자가 북한 라진역에 도착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 주북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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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표에서 대사관은 지원 대상이 쿠르스크 주의 러시아군이라고 명시했으나, 현재 쿠르스크에 북한군이 파병된 상황을 감안할 때 해당 차량이나 지원품이 북한군에 사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쿠르스크 주에는 북한군 1 1천여명이 배치돼 있으며 사상자가 약 1천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대사관은 이번 차량 ‘코레예쯔’의 이름을 즉 ‘조선사람’이라고 번역해 병기했는데러시아 출신으로 고려대학교에서 북한 정치와 경제를 가르치는 표도르 째르치즈스키 박사는 주북러시아대사관이 말장난을 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째르치즈스키 박사] 지금 북한군이 쿠르스크주에서 전투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그래서 주북러시아대사관이 농담으로 암시하는 힌트 방식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 샅습니다‘꼬레예쯔’라는 말을 써서 ‘혹시 북한군이라는 뜻이 아닐까?’ 라고 독자가 이해하도록 하고아니면 ‘아니구나’하는 반응이 나오도록 쓴 글인 것 같습니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이번 발표에서도 북한군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주북러시아 대사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관련 문의에 이날 오후까지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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