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탈북민들, 트럼프 당선에 “강력 대북정책 기대”
2024.11.06
앵커: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직접 들어봤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변화된 대북 정책을 펼쳐 북한 주민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길 기대하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아울러 차기 미 행정부가 북한의 자유와 인권에 더 관심을 갖고, 더 강력한 대북 정책을 추진하기를 기대했습니다.
‘오토 윔비어 재단’의 첫 장학생으로 선정된 뒤 컬럼비아 국제관계정책대학원을 졸업한 탈북민 이서현(32)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략은 ‘인권 문제’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씨는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반드시 인지해야 할 것은 ‘모든 북한 문제의 근원은 김씨 일가가 자국민을 탄압하는 인권 유린에서 비롯된다는 진실’”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수십 년 동안 외쳤지만, 여전히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에 의해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를 철저히 박탈당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서현 씨] 북한이 어느 정도의 자유가 보장됐다면, 북한은 지금과 같은 고도화된 핵 미사일을 개발하거나 군사력을 강화하지 못했을 거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새롭게 들어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인권이 억압된 환경이 북한의 핵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는 사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 남포시에 살다 2009년 미국에 온 뒤 현재 텍사스에 거주하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탈북민 김학성(40) 씨는 “대북 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쥐고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압박을 가해 대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학성 씨] 일단 미국과 중국이 계속해서 여러 가지 마찰 중인데, 무역이라든가 경제 관련해서...그런데 사실 저는 공통적으로 북한 관련해서는 문제의 키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보는 쪽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중국에 대한 어떤 압박이 북한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중국과 뭔가 협상을 할 때 북한 문제를 같은 테이블에 올려놨으면 좋겠다는 게 바램인데 사실은 쉽지 않죠.
아울러 김씨는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가 가졌던 세 차례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을 외부 세계로 끌어내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결과를 내기 어렵겠지만, 이번에도 협상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해) 더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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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RFA 뉴스팟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중인 탈북민 김수경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이후 줄곧 김정은 총비서와의 친분을 과시했던 만큼, 앞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김수경 씨] 저는 북한에서 온 사람으로써, 새 미국 대통령님께 앞으로도 북한 주민들에게 관심을 주셨으면 싶습니다. 김정은하고 친하다고 전에도 이렇게 공공연하게 말씀하셨는데,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뭐 싸우는 것보다는 좋겠죠.
2009년 부모, 형제와 함께 미국에 온 뒤 현재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탈북민 서철용(35) 씨는 올해 3번째 미국 대선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서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전에 없던 강력한 대북정책을 시행해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서철용 씨] 저는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그냥 좀 세게 나가야 된다고 보거든요. 필요하면 전쟁도 좋죠. 근데 그렇게 못 한다면 유엔서 주는 모든 지원을 차단하고 북한에서 외국 물품 수입 못 하게 해야죠. 그리고 탈북민들이 중국에서 짐승처럼 팔려당하는 걸 제일 중요시해야 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2014년 탈북한 뒤 현재 보스턴에 거주하는 탈북민 장은숙(26)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대북 외교에서 과감한 시도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장은숙 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경험도 있고, 또 트럼프 정권 당시에 북미협상에 관여했던 실무자들도 다시 복귀할 분들이 많을 거니까, 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협상에서 실질적으로 뭔가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은 있습니다.
아울러 장 씨는 지난 세 차례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다면서 이번에 다시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인권 문제를 미루지 말고 중점적으로 다루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