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의회 대표단 방북…푸틴∙김정은 회담 조율?
2024.05.21
앵커: 러시아 당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준비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러시아 의원들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양국이 정상회담 조율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언론 발표와 러시아 대표단의 방북이 조만간 회담 개최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와 주북 대사관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따르면 러시아 상원에 해당하는 연방평의회 대표단이 20일 평양에 도착해 24일까지 머물면서 박인철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회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대표단 단장은 그리고리 라포타 연방평의회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으로 이번 회의를 통해 양국은 국회 노선에 따른 협조 문제를 논의하고, 향후 접촉을 위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방문은 최근 디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타스 통신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위한 준비가 각자의 속도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추가 개최 가능성을 밝힌 직후 이뤄져 더욱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언론을 통해 공개한 것은 미국과 동맹국, 그 외 서방세계 협력국들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한 수사일 수 있다고 말해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러시아가 방북을 발표한 것은 서방세계,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입니다. 북러, 여기에 중국, 이란 간 협력은 동맹국과 국제사회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맥스웰 부대표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이는 무기를 거래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가 계속해서 관계를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려를 키우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의 평의회 의원들이 북한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향후 북러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협상 논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 미원, 한국의 국회의원과 달리 러시아와 같은 독재정권에 소속된 의원들은 결국 정권의 명령을 따라야 하므로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연방평의회 대표단에 하달한 지시사항 중 북러회담 조율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 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푸틴 대통령의 방북 관련 논의는 의회가 아닌 외무부나 안보당국에서 조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러시아 의원들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의지를 재확인 할 순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시기와 관련해 미국 측에선 향후 북러회담이 미국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 보고, 미국 대통령 선거를 기준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짙지만 실제론 북러 양국이 적절하다고 생각할 때 언제든 회담이 성사되 수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는 다만 최근 크렘린궁의 발표는 일부 추측과 달리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난 직후 북한을 방문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암시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양국 정상이 지난해 가진 회담에서 경제,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양국 관계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향후 회담에서 이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또 최근 양국 대표단의 잦은 방문은 이러한 협력 조치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는데요.
클링너 연구원은 아직까지 북한의 무기 제공에 대한 러시아의 보상이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북한에 대한 군사 지원은 계속 우려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