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업은 김정은, 트럼프 복귀에도 협상 전망은 ‘글쎄’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5.01.22
푸틴 업은 김정은, 트럼프 복귀에도 협상 전망은 ‘글쎄’ 지난 6월 평양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AP

앵커: 북한은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취임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속 미북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더욱 멀어졌다는 데 입을 모았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22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며 20일 취임식 소식을 짧게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이날 열리는 제14기 제12차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 정부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지 관심이 모이고 있는데요.

 

그 동안 북한은 최고인민회의를 1~2일 정도 진행한 뒤, 이튿날 관영 매체를 통해 회의 내용과 결과를 보도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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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CSIS 대담에 참석한 시드니 사일러 전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 /CSIS 사이트 영상 캡처

 

이런 가운데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조철수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며 북한은 핵 보유국(a responsible nuclear state)’으로서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로이 스탠가론 윌슨센터 한국역사·정책 국장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은 트럼프의 대통령 복귀를 결국 인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의 침묵은 북한이 당분간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북한이 트럼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은 단기적으로 비핵화는 현실적인 정책 목표가 아니며, 북한은 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심화하며 제재를 위반하고, 중국 또한 제재 이행에 소극적인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하기 위한 지렛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한반도에서의 갈등 위험 최소화,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 확장을 제한하기 위한 군비 통제 협상, 러시아로부터 북한으로의 군사기술 이전 중단이라는 세 가지 주요 문제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기 트럼프 행정부 시대의 한반도를 주제로 개최한 대담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2019년 하노이 미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의 소규모 협의조차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언젠가 미북 정상회담이 재개된다면 북한이 최소한의 양보로 최대한의 이익을 얻으려 할 것이라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새로운 핵실험을 중단하는 대신 제재 완화와 압박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몇년 간 러시아와의 군사∙경제적으로 관계를 강화하며,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지원 및 제재 우회 방법을 확보하게 되면서 제재 완화에 대한 시급성도 약화됐다고 전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 미국으로부터 확보하려 했던 안보 보장은 이제 러시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동반자 관계)을 통해 충족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이 현재의 핵 프로그램 일부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동기는 이전보다 훨씬 약화됐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그러면서 대내∙대외적으로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사안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 러시아와의 협력 속 미국과의 대화로부터 큰 이득이 없는 것으로 평가하는 김 총비서의 판단으로 트럼프 행정부 첫 반년 동안엔 미북관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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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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