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성, 우크라전 참전 소식 유포자 색출
2024.10.29
앵커: 북한 국가보위성이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소식을 유언비어로 낙인 찍고 북한 내부에서 이 소식을 전하는 주민들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소식이 최근 주민들 속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군인 가족들은 자식들의 행방을 몰라 애가 타는데 북한 당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사실을 유언비어로 일축하며 주민들의 입 단속에 애를 쓰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6일 “김정은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는 러시아를 돕기 위해 비밀리에 군대를 파견했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며 “소식을 접한 군인가족들이 자식들의 행방을 찾아 나서며 사회에 혼란이 일고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소식 유포자를 색출하기 위해 국가보위성이 김일성종합대학과 평양음악무용대학을 비롯한 평양시의 주요 대학들에 검열 그루빠(그룹)를 파견했다”며 “최근에는 지방의 보위부에도 유언비어 유포자 색출을 위한 그루빠가 조직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소식은 지난 10일경부터 평양시의 주요 대학들을 시작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며 “평양시의 주요 대학들에는 고위 간부 자식들이 많아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소식들이 항상 발빠르게 전파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가보위성이 김일성종합대학과 평양음악무용대학에 검열 그루빠를 파견한 날은 21일”이라며 “이곳 대학생들은 23일, 유언비어 유포자 색출을 위한 비밀 고발서를 썼고, 지금은 학부 별로 유언비어 유포자들을 규탄하는 사상투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비밀 고발서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상대방의 잘못만 적어 바치는 문건으로 국가보위성은 고발자의 비밀(익명성)을 보장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비밀 고발서 작성과 사상투쟁회의 결과는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혜산시 보위부도 24일부터 각 대학과 장마당 주변 인민반들을 상대로 유언비어 유포자 색출 검열을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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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8일 “김정은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인가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며 “자식들의 파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군인가족들은 밤낮으로 전화기에 붙어 산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인민군대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설은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했던 지난해 9월에도 있었고, 푸틴 대통령이 우리나라(북한)를 방문했던 올해 6월에도 있었다”며 “주민들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소식도 하나의 설로 취급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이 확실시 되자 군인가족들이 자식들을 찾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자식을 한 명씩 낳는 추세여서 군대에 나간 자식이 죽으면 자칫 집안의 대가 끊길 수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설령 군대에 나간 자식을 확인해도 앞으로 언제 우크라이나에 파병 될지 모른다는 것이 군인 가족들의 불안감”이라며 “그런데도 보위부는 ‘국가가 알려주지 않은 내용은 알려고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은 유언비어’라고 주민들에게 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