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책연구소 “북, 전략핵 35개 전술핵 200개 보유 목표”
2024.10.01
앵커: 북한이 최대 전략 핵무기35개, 전술 핵무기 200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국제 정책연구소들의 합동 분석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 단체들은 북한이 이 목표를 이루기에 충분한 양의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버틱(VERTIC),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소(CNS), 오스트리아의 ONN(Open Nuclear Network) 등 국제 정책연구소는 1일 ‘북한의 핵분열성 물질 및 핵무력 구조(Fissile Material and Nuclear Force Structure in North Korea)’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최대 35개의 전략핵무기와 200개의 전술 핵무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전략핵무기는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 만든 대규모 핵무기를 말하고, 전술핵무기는 한국과 일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단거리, 소규모 핵무기를 지칭합니다.
전략핵은 수백 킬로톤(kt)에서 메가톤(mt)급의 위력을 지닌 반면, 전술핵은 보통 20킬로톤 이하의 위력을 가진 핵무기로, 폭발력에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리틀보이는 13킬로톤,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팻 맨은 21킬로톤 파괴력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보고서는 2026년까지 미국이 보유할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이 64기이며, 2기씩 발사해 최대 32개의 미사일 재진입체(RV)를 요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방어망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최소 23~33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해야 하며, 유지비용을 고려해 25~35개의 전략핵무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전술핵무기의 ‘충분한’ 개수는 국가마다 다르다면서도 8개의 운반체계에 10~25개씩 배치한다고 하면, 아마도 80~200개의 전술 핵무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장·중·단거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등을 개발해 핵 투발 수단을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이 이 수치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서 최소 80개의 목표를 위험에 빠뜨리기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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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또 버틱에서 분석한 2023년 말 핵분열성 물질 재고를 감안할 때, 북한은 이미 약 21~23개의 전략핵무기와 51~165개의 전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북한이 외부로부터 플루토늄 공급받지 않아도, 현재 보유한 물질로 생산 목표를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잉여 비축량을 늘리고, 핵분열성 물질의 가용성에 맞춰 무기고의 능력을 계속 강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보고서의 저자 사라 래더맨 ONN 수석 연구원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최근에는 전략핵무기보다는 전술핵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레더맨 연구원] 초기 목표인 전략핵무기를 어느 정도 개발했기 때문에 확실히 한반도에 더 가까운 표적을 겨냥한 전술핵무기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북한은 더 가까운 범위의 표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북한은 핵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엔 전술핵탄두 ‘화산-31’을 공개했습니다.
한반도 전역을 겨냥하는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한·미를 동시에 압박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한반도에서 소형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이 이에 대해 핵 보복에 나선다면 전략핵무기를 통해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수 있게 됩니다.
한편, 이 보고서는 버틱의 소프트웨어와 위성 이미지 등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여 북한의 핵 연료 주기를 계산했고,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시도에 따른 북한의 핵분열 물질 재고량을 추정할 수 있었다고 명시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