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상품전람회’ 돌아본 러시아 현지인 “시골장터 온 기분”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4.06.28
‘북 상품전람회’ 돌아본 러시아 현지인 “시골장터 온 기분” 북한상품전람회장 외경과 내경 일부. 동그라미 표시는 핵모형 물놀이 튜브.
/RFA PHOTO - 김지은

앵커: 지난 26일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서 북한 상품전람회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사장을 찾은 일부 현지인들은 ‘시골 장터’ 같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6일 “올해 사상 처음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2024년 조선상품축전’이 열렸다”면서 “이달 26일부터 시작된 상품전람회는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달 17일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이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상품전람회를 처음 개최한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으로 고려항공 운항이 일시 중단되고 전시상품 조달이 어려워진 북한은 전람회 일정을 26일부터 30일까지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상품전람회는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는 ‘조선상품축전’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그런데 행사장의 분위기도, 전시상품도 엉성하기 짝이 없어 (일부) 러시아 현지인들이 시골장터에 온 것 같다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현재 조선상품축전 장소는 블라디보스토크 디나모 경기장 뒤편 공간에 마련돼 있다”면서 “북한의 열악한 실정을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전시된 상품들은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전시상품이라고 하기엔 초라하고 볼품이 없는 것들이 많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26일 전람회 개회사에서 블라디보스크 연해주 주지사의 당부의 말이 있었다”면서 “블라디보스크를 여행하는 모든 중국인과 관련 여행사는 현재 열리고 있는 조선상품축전장을 관광코스로 정하고 반드시 경유하도록 하라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첫날 전람회장을 돌아본 현지인들이 부실한 전람회장 실태를 빠르게 전하면서 행사장을 찾는 발길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면서 “축전 현장에는 북한에서 선발된 170명의 인원을 제외하면 현지인은 별로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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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상품전람회장 외경과 내경 일부. /RFA PHOTO- 김지은

 

이와 관련 블라디보스토크의 또 다른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7일 “요즘 블라디보스토크 디나모 경기장 공간에서 북한상품축전이 열리고 있다”면서 “북한 기업들은 이번 축전에 다양한 식품과 의류, 의료기구, 놀이감, 예술작품을 전시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상품축전장 입구 바닥에는 검정색 풍막같은 것을 깔아 놓아 축전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무겁고 침침하게 느껴진다”면서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예술단이 찾아와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 장소가 외져서 인지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간혹 일부 사람들이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린 북한상품전시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상품이 바닥에 그냥 놓여 있고 제대로 전시돼 있지 않아 그나마 전시장을 찾았던 사람들마저 불쾌감을 느끼고 돌아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전시한 북한상품은 70%가 식품이고 나머지는 의류, 공예품, 미술작품 등 예술품인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게다가 아이들의 장난감 전시대에는 대북제재 대상인 핵무기 모형의 물놀이 기구(사진참고)도 전시돼 있어 방문객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전시장인데도 검문이 있어 아무나 들어갈 수 없게 했다”면서 “북한상품전람관 입구에 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자 4명이 지켜서 방문객들의 신분증과 여권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한국 국적자의 출입은 철저히 막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방문객들을 입구에서 기본적으로 다 세워놓고 확인해 러시아인들도 신분증이 없으면 입장이 저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외국인들이 많이 투숙하는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 로비에 북한상품축전 광고 영상이 화면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그나마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어 보려고 북한당국이 롯데호텔 측에 비용을 지불하고 광고를 의뢰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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