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 때 ‘양적완화’ 대신 ‘긴축’한 이유는?
2024.10.08
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북한에서도 물가가 상당 수준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북중국경 개방으로 인해 물가는 다시 2020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8일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GWIKS)가 개최한 북한경제포럼 화상회의.
임송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 이후 북한의 물가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품목들의 가격을 비교해 물가 지수를 예상할 수 있었는데, 북한에서 코로나19 전면 봉쇄가 시작된 2020년 이후 물가는 연 평균 11.5%로 크게 올랐습니다.
다만, 2023년 북·중 국경이 점진적으로 개방되면서 물가가 1년간 14.8% 하락해 2020년 수준까지 내려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임 부연구위원] 곡물가격 심리 지수도 역시 2019년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가 이제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코로나19 시기 2020년부터 2022년에는 가장 이제 물가 상승에 많은 기여를 하는 게 보여집니다. 그리고 2023년에는 다시 하락하게 되죠.
코로나19 시기 미국, 유럽 등 각 국가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양적완화를 통해 경제위기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이 시중에 현금을 풀어 통화의 유동성을 높이는 정책을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와는 반대로 긴축정책을 펼쳤는데, 2012년의 기억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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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돈을 찍어냈는데, 당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물가상승률은 매달 7~10%까지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연평균으로는 526.7%에 달하는 초인플레이션(하이퍼 인플레이션)도 발생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임 부연구위원] 북한에서 2012년을 맞으면서 김일성 생일 100돌을 맞으면서 강성대국을 건설하겠다 하는 구호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서 대대적인 재정 투자를 했던 거죠. 결국은 돈을 찍어서 돈을 찍어서 마구 재정 투자를 한 거죠. 돈을 마구 찍어내 화폐를 증발시켰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을 초래했고 그래서 북한도 여기에서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당시 북한은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나 건설을 진행하며 지출을 늘린 것으로 알려집니다.
임 부연구위원은 그 이후 북한은 긴축 통화 정책을 시행했고, 코로나 시기에도 이러한 정책 기조는 유지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물가는 계속 상승했으며, 2023년에 물가가 하락했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경제난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0년 -4.5%, 2021년 -0.1%, 2022년 -0.2% 등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3년 연속 뒷걸음질친 후 2023년 3.1%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편, 한국은행은 북한의 14개 주요 품목에 대해 평양과 전국 평균 가격 지수를 산정하여, 이를 바탕으로 ‘북한 시장 물가 지수’를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은둔 국가로 알려진 북한의 경제적 수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