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흘 만에 오물풍선 살포…한국 군, 나흘째 대북확성기 가동
2024.07.24
앵커: 북한이 3일 만에 오물풍선을 또 살포했습니다. 올해 들어 10번째 살포인데, 일부는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한국 대통령실 경내에 떨어졌습니다. 한국 군은 4일 연속 대북 확성기 방송을 가동하며 대응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4일 오전 북한이 또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 설명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7시쯤부터 종이 등 쓰레기가 담긴 오물풍선을 날려보냈고, 풍선에 인체 위해 물질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지난 5월 28일 이후 이번이 10번째이며, 지난 21일 이후 3일 만입니다.
이날 북한의 오물풍선 일부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경내에 떨어졌습니다. 북한 오물풍선이 지난달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구청 등 대통령실 인근에 낙하한 적은 있었지만 대통령실 경내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관측 장비를 통해 실시간 감시”했고 “오물풍선 낙하 후 안전하게 조처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의 경우, (평상시) 관계기관과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 일부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도 떨어졌습니다. 북한 오물풍선은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한국 국회의사당에 낙하한 바 있습니다.
24일 한국 합참에 따르면 한국 군은 이날도 전선지역의 대북 확성기를 전면 가동했습니다.
군은 지난 2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이후 이날까지 4일 연속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군은 고정식, 이동식 대북 확성기 40여대를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22일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속적으로 들어야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연일 이어갈 뜻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이 실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북한 내부 동요, 탈북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대북 확성기 방송은 한 번 실시했다고 그래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 방송을 지속적으로 듣다 보면 천천히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부 동요라든지 탈북, 또 기강이 흔들리거나 다양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이에 따른 2차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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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24일 보도된 일본 매체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대응 변화를 예고했다”며 북한이 “(민간단체가) 풍선을 날리는 거점을 향한 총격이나 포격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 장관은 또 북한이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지뢰 매설, 무인기 통한 전단 살포,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사이버 공격 등의 도발에도 나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 장관이 북한의 총격, 포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한국 국방부 대변인실은 24일 발언 전후 설명이 일부 생략돼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신 장관의 언급은, (대북전단 살포 시) 사전 노출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군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국방부 대변인실은 “북한이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풍선) 부양 시간과 장소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인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북한의 오물풍선 일부가 대통령실 경내에 낙하한 것에 대해 “안보 참사이며 명백한 대응 실패”라고 비판했습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물풍선이 아니라 폭탄, 테러 물질이었으면 어떻게 할 뻔 했냐”며 “경계 실패 책임자를 문책하고 군의 국방태세를 점검하기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지금이라도 (오물풍선) 요격 체계를 만들고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을 공중에서 격추할 경우 오염범위가 넓어지는 등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낙하 이후 수거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