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또 오물풍선 살포...한국, 불법환적 홍콩선사·북선박 제재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4.07.18
북, 또 오물풍선 살포...한국, 불법환적 홍콩선사·북선박 제재 지난달 10일 오후 인천 강화군 선원면 한 논에 북한의 대남 풍선이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한국으로 오물풍선을 또다시 살포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이후 22일 만에 감행된 오물풍선 도발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8일 북한이 또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참은 이날 오후 언론에 배포한 메시지를 통해 “현재 풍향은 서풍으로, 대남 오물풍선은 경기북부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한국 국민들에게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면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날려보낸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22일 만으로, 올해 들어서는 8번째입니다.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쓰레기를 담은 풍선을 네 차례 살포한 바 있습니다.

 

이어 한국 내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날려보내자 지난달 24~26일 3일 연속으로 오물풍선을 날려 보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일각에선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북측을 자극한다며 이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 등을 근거로 이를 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지난 17일 발언 내용입니다. 

 

김영호 한국 통일부 장관(지난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고려하여 접근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되, 국민 안전 문제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유관기관 및 주요 단체와 소통하고 접경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도 경청하는 등 상황 관리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이날 북한산 석탄 불법 해상환적에 관여한 홍콩 선사와 북한 선박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홍콩 선사 ‘HK 이린’이 소유한 무국적 선박 ‘더이’호는 지난 3월 18일 중국 시다오항을 출발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북한 남포 인근 해상으로 이동한 뒤 북한 선박 ‘덕성’호로부터 무연탄 4천5백 톤 정도를 옮겨 실었습니다.

 

더이호는 북한으로 갈 때 전자제품을 싣고 가 무연탄 환적 전에 다른 북한 선박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당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던 더이호를 미국의 요청에 따라 전라남도 여수 인근 해상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위반 연루 혐의로 억류해 조사했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 우리 정부는 북한의 제재 회피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해상 부문에서 감시와 단속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 선박과 해상 환적을 하거나 북한산 석탄을 수출하는 것은 모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따라 금지돼 있습니다.

 

중고 선박을 북한에 공급하는 행위도 제재 대상인데, ‘덕성’호는 지난해 3월 말 북한에 반입된 중고 선박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기관과의 금융거래나 외환거래는 각각 금융위원회나 한국은행 총재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은 해당 관리청 허가를 받아야만 한국에 입항 가능합니다.

 

북한은 선박 간 불법 해상 환적을 통한 금수품 거래를 통해 제재를 회피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물자와 자금을 조달해 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조치가 “북한의 불법 해상활동을 차단함으로써 핵·미사일 개발을 단념시키겠다는 한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강력하고 일관된 법 집행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해나갈 예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우방국들과도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련기사>

제재위반 전력 북 유조선, 러 근해서 또 불법환적 가담 정황

한국 나포 선박, 2월에도 대북제재 위반 정황

 

한편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습니다.

 

태 신임 사무처장은 북한 외무성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다가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민 출신으로, 제21대 국회의원으로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했습니다.

 

민주평통은 평화통일 정책 수립에 관한 대통령 자문기관으로, 헌법에 근거해 창설됐으며 차관급인 사무처장은 의장인 대통령의 명에 따라 민주평통 사무를 총괄하는 자리입니다.

 

태 신임 사무처장은 이번 임명으로 탈북민으로선 처음 차관급 인사가 됐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한덕인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