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유엔대사 “북한군 4,500명, 러 군복입고 11월 중 전선 투입”
2024.10.31
앵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력 4천500명이 이번 주 우크라이나 국경에 도착해 11월 중 실전에 투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르히 올레호비치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는 최근(10월3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이번 주 북한군 병력 4천500여 명이 국경에 도착해 11월 안에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하는 전투 작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키슬리차 대사는 “북한 군인들은 러시아 군복을 입고 러시아의 무기를 사용할 예정”이라며 “또한 그들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 신분증이 제공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군 내 아시아 지역에 있는 소수 민족으로 구성된 부대에 편성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 북한군 병력은 러시아의 아시아 지역에 소수 민족으로 구성된 부대에 통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군 제11공수돌격여단의 ‘부랴트 특별대대’가 이에 해당합니다.
키슬리차 대사는 이날 “입수된 정보에 따르면, 최대 1만2천명의 북한군이 러시아군의 동부 군사 지역의 5개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면서 “추후 북한군 병력은 2~3천 명으로 이뤄진 5개 부대로 편성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 병력에는 북한군 장성 3명을 포함한 최소 500명의 장교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이날 안보리에 제출한 성명을 통해 이들이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인민군 소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영복 부총참모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부 측근 중 한 명으로 최근 한국 국가정보원은 김영복의 러시아 파견 사실을 공식 확인한 바 있습니다.
리창호 정찰총국장은 2022년 정찰총국장 자리에 올랐으며 지난해부터 한국정부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인물입니다.
로이터는 마지막에 언급된 신금철 소장의 경력은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그가 김영복 부총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보다 계급(별1개)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러시아를 떠난 이후에 북한군을 지휘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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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측 대표들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된다면 이는 갈등의 심각한 확산을 의미한다”며 “러시아가 점점 절박해지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 대사는 “북한군은 정당한 군사 목표물이 돼 총알받이 신세가 될 우려가 있고, 병사들이 러시아로부터 받아야 할 돈은 김정은의 주머니에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북한과 러시아 정부 대표는 북한군 파병을 명시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서도 파병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서 사실상 파병을 간접적으로 시인했습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미로슬라우 옌차 유엔 사무차장보는 러시아 내 북한 병력의 존재가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안보리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모든 국가에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