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도 배추가 ‘금추’
2024.11.12
앵커: 최근 김장철은 맞은 북한에서 배추와 무 등 가을 남새(채소) 부족으로 김장을 포기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5일 “요즘 본격적인 김장철이 되었지만 김장을 포기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가을 김장거리인 배추와 무와 같은 남새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들어 가을장마가 늦게까지 계속되어 전문 남새를 심는 직하농장을 비롯한 도내 국영남새농장의 가을남새농사가 흉작을 맞았다”면서 “가을장마로 인해 늦게 씨를 뿌린 데다 서리가 일찍 내리면서 가을남새농사를 망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선 김장을 가리켜 반년 식량이라고 부릅니다.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 다음해 4월 봄나물이 돋는 시기까지 주민들이 6개월간 김치를 주요 부식으로 먹기 때문입니다.
소식통은 “당장 반년 식량인 김장을 담가야 하는 주민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김장용 배추는 1kg당 (북한돈) 5500원~6000원(0.3달러), 무는 3500원~4000원(0.2달러) 고춧가루는 8만~9만원(5달러), 마늘은 3만원(1.7달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북한(청진시) 달러환율은 1달러당 북한돈 18,800원~18,900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이어 “그나마 기관, 기업소 간부들이나 돈 많은 사람들은 김장재료를 사들이고 있는데 예년에 비해 그 양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실정”이라면서 “돈을 갖고도 남새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더 구입할 수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가을이 금방 지났는데 식량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남새(야채)값도 덩달아 오르면서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어두운 실정”이라면서 “이 상황이 지속되면 새해에는 식량을 비롯한 먹거리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지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기사>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요즘 김장철이 다가왔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김장을 포기하는 분위기”라면서 “워낙 가을 남새가 부족하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김장을 못하는데 대한 대안은 없어 주민들 대부분이 막막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장을 담그는 집보다 담글수 없는 집이 더 많으니까 다들 낙심하고 있는 실정으로 김장재료가 없으니까 가격이 비싸고 가격이 비싸니까 돈이 없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김장재료를 구입할수 없는 것이 현재 북한의 김장실태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김장철이 되자 배추와 무가격이 껑충 뛰었다”면서 “배추 값이 작년에 비해 많이 오르면서 주위에 김장을 포기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배추가격도 비싸지만 김치양념 재료인 파와 마늘 값도 다 올랐다”면서 “일부 돈이 없는 서민들은 값비싼 고춧가루, 마늘, 파와 같은 양념을 하지 않은 채 무와 배추를 절이는 방식으로 겨울 김장을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나마 조금이라도 김장을 담그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미 김장을 포기한 상태”라면서 “식량도 부족한데다 김장까지 담글 수 없는 주민들은 기나긴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를 돌이켜봐도 김장거리가 올해처럼 비싼 적은 없었다”면서 “만성적인 식량난이 계속되고 부식 재료인 배추, 무까지 부족하자 일부 주민들은 앞으로 얼마나 더 굶주려야 할지 생각만 해도 눈앞이 캄캄하다고 탄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