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맞아 미북 간 친서외교 가능성”
2024.12.27

앵커: 내년 초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양측 간 친서 외교나 특사 파견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이 27일 공개한 ‘2025 국제정세전망’.
전봉근 명예교수와 이상숙 교수는 이를 통해 미북 친서 외교 재개와 미국 측의 대북 특사 파견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가 이미 트럼프 당선인의 개인적인 의제, 관심사로 잘 알려져 있다며, 여기에 외교·안보팀이 개입하거나 발언권을 행사할 여지는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경험과 의지를 반영해 북한과 대화를 중심으로 한 접근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당장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그에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취임 축하 친서를 보내거나 미국 측에서 북핵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친서를 북한에 보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를 통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늦어도 1~2년 안에는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습니다.
남북 간에는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습니다.
북한이 선언한 이른바 ‘적대적 두 국가론’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의식한 북한이 역내 위기 분위기를 조성함에 따라 안보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다만 북한의 7차 핵실험과 태평양을 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에 대해선 미국·중국의 반발과 국제사회의 추가제재 가능성을 감안해 당분간 선제적으로 실행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습니다.
대러시아 파병이 북한 내에서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왔습니다.
황일도 교수는 북한 당국이 내년 상반기 파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제국주의와의 결전에 참여하는 신성한 의무’로 포장하는 선전 작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러시아가 병사들에게 지급하는 보수 규모 등을 비공개적으로 전파하면서 이를 해외 노동력 수출과 비교해 그 파장을 최소화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출생한 이른바 ‘장마당 세대’의 체제 불신 성향을 감안하면 목숨을 담보로 하는 파병 결정에 대한 주민 설득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입니다.
황 교수는 “귀환 병사들과 사상자 가족들이 정치적으로 반대 세력화할 개연성은 향후 오랫동안 북한 체제 안정성의 가장 민감한 뇌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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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전례와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낸 연하장만 따로 공개한 것과 관련해 양국 밀착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신년 축하 편지를 10일이 지난 시점에서 공개하며 지난 6월 북러 정상회담을 평가하고 신조약 이행 의지 및 밀착 관계를 과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7일 김 총비서에게 보낸 축하 편지를 따로 1면에 실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