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미 협상에 목매지 않을 것”
2024.11.08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북한과의 핵 협상을 재개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미 협상에 쉽사리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8일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등이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주제로 주최한 학술회의.
김현욱 한국 세종연구소장은 이날 행사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보유국 인정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를 공식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비핵화 정책을 유지하되 김정은 총비서와 비핵화도 핵 억제도 아닌 북한 핵을 관리하는 수준에 그치는 허술한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핵 동결부터 시작해서 핵 감축으로 가는 과정에서 핵시설 신고, 핵시설 사찰, 그리고 검증 등의 단계가 모두 생략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현욱 한국 세종연구소장] 트럼프가 과연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인가? 그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면 결국은 비핵화 정책을 유지하되 어느 정도 김정은을 계속 설득을 하면서 협상을 타결하려고 할 것이고 어쨌든 그 협상은 상당히 허술한 협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북한이 협상을 재개하는 것부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신화 한국 고려대학교 교수는 이날 김정은은 지난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와 마주앉았지만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서 큰 망신을 당한 바 있다며 재선된 트럼프와의 협상에 쉽사리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신화 한국 고려대학교 교수] 저는 김정은이 더 뻔뻔해지고 더 대담해졌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미국과의 협상에 목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베트남에서 이미 엄청난 망신을 당했기 때문에 아주 확고한 무언가가 없으면 가지 않을 것입니다.
또 북한은 현재 5년 전에 비해 한층 강화된 핵능력, 러시아의 지원 등을 확보한 상태인 만큼 트럼프로부터 아주 큰 양보를 받지 않는 한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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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스나이더 미국 한미경제연구소 소장도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 트럼프 간 협상이 성사되려면 어느 한 쪽이 매우 간절한 입장이어야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캇 스나이더 미국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큰 실패를 겪은 적이 있기 때문에 다시 관여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이 없을 것이란 말은 아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느 한 쪽이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얻어내려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안보 석좌는 트럼프가 대북 협상에 불을 붙이기 위해 훈련을 중단하는 등 대북 접근 방식에 갑작스러운 변화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북한은 현재 스스로를 영구적 핵보유국으로 여기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만족할 만한 양보를 제공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