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원회의서 트럼프 2기 출범 앞두고 신중한 태도”
2024.12.30
앵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연말 전원회의에서 내년 1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등을 앞두고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KINU)이 29일 발표한 ‘북한의 제8기 제11차 당 전원회의 분석과 함의’ 보고서.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전날 북한 매체 노동신문의 당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 보도에서 국방력 발전 계획 및 국방 관련 구체적 과업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북한이 운신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수위를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내년 1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러시아-우크라이나전 군사 파병, 한국의 혼란한 정치적 상황 등 대내외적 정세가 불확실한 가운데, 북한이 지나치게 호전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는 것은 자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홍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최강경 대미대응 전략’을 천명한 것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먼저 구체화될 때까지 모호성을 견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황수환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같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만족할 만한 대북정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북한이 미북대화 및 핵협상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강경하게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이때 북한이 미국에 대한 핵공격 능력과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추가 핵실험과 같은 강력한 대응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전원회의에서 대남 부문과 관련한 내용을 밝히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계엄사태 이후 대남 관련 언급을 가급적 내놓지 않았던 북한의 태도가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장철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공세적인 대남 전략을 추진할 개연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최강경 대미대응 전략’과 달리 비교적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대남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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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최강경 대미대응 전략’은 기존 ‘강대강 대응 기조’를 다른 표현으로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며, 북한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대미 전략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 북한이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미국의 대북정책 전개를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존 관성대로 한미연합훈련, 한미일 군사훈련 등을 이어간다면 미북관계가 상당한 긴장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이후 새로운 대북정책 기조가 정립될 때까지 수개월의 기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최강경 대미대응 전략’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표현은 기존의 ‘강대강 대응 기조’를 다른 표현으로 반복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상황 변화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고 새로운 대북정책 기조와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기까지 수개월의 공백기간이 굉장히 중요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임 교수는 전날 북한 매체의 전원회의 보도에서 대남 관련 내용이 거의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이미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설정하고 물리적 차단조치까지 단행한 상황에서, 북한이 추가로 밝힐 내용은 없다는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을 통해 ‘최강경 대미대응 전략’ 등 전원회의에서 나타난 북한의 대미 입장이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데 동의했습니다.
다만 김 교수는 북한의 의도가 미북대화 재개가 아닌 북러관계 심화 및 북중관계 정상화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며 “내년 한반도 정세의 중요 변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미북대화가 아니라 북중관계”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목용재,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