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수들 현란한 춤사위…전문가 “주체적 변형의 결과”

워싱턴-김지수 kimjis@rfa.org
2024.12.03
북 가수들 현란한 춤사위…전문가 “주체적 변형의 결과” 평양에서 열린 제54차 예술인체육대회에서 공연.
/조선중앙통신

앵커: 최근 북한 매체에서 한국의 걸그룹을 연상하게 하는 현란한 춤 동작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북한 젊은 층의 취향에 따라 북한의 대중문화가 점차 변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달 27일과 28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54차 예술인체육대회.

 

조선중앙통신은 다음날 이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 가운데 공연 예술인들의 화려한 춤사위가 눈에 띕니다.

 

특히 짧은 치마와 발랄한 동작은 한국의 걸그룹을 연상하게 합니다.

 

[조선중앙통신] 경쾌한 음악에 맞춰 펼쳐진 예술인들의 우아한 율동과 특색있는 응원은 체육대회 분위기를 한껏 돋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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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문화 분야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보여왔습니다.

 

이같은 북한 가수들의 현란한 몸동작은 김 위원장이 만든 모란봉악단의 등장 이후 본격화됐습니다.

 

강동완 한국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가수를 따라하는 북한의 문화적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동완 교수] 최근에 공연 전체 (흐름)에서 변화되고 있는 거니까, 이번 예술인 대회에서만 특별하게 보이는  아니고 이미 전체 공연에서 굉장히 많이 변화가 됐기 때문에 예술인 대회에서  정도로   있는 거죠. 그러니까 아이돌을 따라하고 이런 추세는 있어요. 왜냐면 노래도 복제했으니까 한국 걸그룹을 따라 하는  너무 맞고, 대략  춤이나 노래 남한 거를 따라한다고 봐야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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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열린 제54차 예술인체육대회에서 공연.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이른바 3대 악법이라 불리는 반동사상배격법, 평양문화어보호법, 청년교양보장법 등으로 북한의 젊은 층을 강하게 단속하는 내부 분위기를 고려하면 다소 낯선 모습입니다.

 

하지만 급속도로 퍼지는 한국 문화의 유입을 막기 어려웠던 북한 당국이 한국 문화의 일부분을 변형해 북한 스타일로 취하기 시작했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강동완 교수]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가 워낙 많이 북한에 유입되고 심지어 이제 한국의 뮤직비디오까지 들어가게 되면서 젊은 층들이 그걸 따라하는 현상이 나타나니까 과거에는 그냥 그런 것들을 무조건 막기만 했지만 이제는 북한 공연 자체가 그런 것들을 이제 변형해서 받아들인 결과라고 봐야 되는 거죠. 저는 그걸 ‘주체적 변형’이라고 불렀거든요.

 

즉 북한 당국이 개인적인 일탈은 금지하고 있지만 최근 젊은 층의 욕구에 맞게 조직 차원에서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있도록 숨통을 틔워주는 경향을 보인다는 풀이입니다.

 

1999년에 북한에서 탈출한 김은주 씨 역시 북한 당국은 필요에 따라 자유로운 태도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은주 씨]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나 영화 이런 콘텐츠(내용물)를 보고 나서 자발적으로 배우고 그런 것들을 표현하는 것은 통제를 하지만,  정권 차원에서 이런 것들을 선전 선동이라든가 어떤 국제사회 이미지라든가 이런 거를 고취시킬 때는  슬쩍 가져다가 활용을 한다고 저는 봐왔거든요.

 

에디터 조진우, 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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