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혁명사상’ 주민 학습 시작
2024.08.30
앵커: 북한 당국은 지난 5월, ‘위대한 김정은 시대’를 선포한데 이어 6월에는 김정은 총비서의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진 초상휘장을 공개했습니다. 최근에는 주민을 대상으로 ‘김정은 혁명사상’ 학습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혁명사상’이 처음 언급된 것은 김정은을 총비서로 추대한 2021년 제8차 당대회 이후입니다.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의 우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신호가 여러 곳에서 감지되는 2024년, 북한 관영 매체는 ‘김정은 혁명사상’을 부쩍 내세워 왔습니다. 또 최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김정은 혁명사상’ 학습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25일 “이달 하순부터 당원 및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기학습(매주 토요일)이 진행됐다”면서 “학습제강은 ‘위대한 김정은동지 혁명사상에 대하여’였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학습회는 “각 공장, 기업소 그리고 단위별로 진행됐으며 학습 강사가 해설하는 형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혁명사상 학습은 이제 시작”이라며 “앞으로 원수님의 혁명사상에 대한 정기학습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학습회에서 주민들에게 배포된 학습 제강은 ‘조선로동당출판사’에서 주체 113 즉 2024년 출판한 총 16쪽의 문서였으며 제목은 ‘위대한 김정은동지 혁명사상에 대하여-1판’이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심각한 경제난으로 당에 대한 주민의 불신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각종 검열과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민들에 대한 강제 주입식 ‘김정은 혁명철학’ 학습을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책자의 내용은 ‘위대한 김정은동지의 혁명사상의 본질과 혁명사상의 특징, 혁명사상의 력사적 지위 체계’에 대한 것이었고 이날 강사는 “사상의 본질은 위민헌신을 근본 핵으로 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이며 사상, 리론, 방법의 전일적인 체계”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김정은 혁명철학은 주체사상에 입각한 철학 사상이며 령도방법은 유일적 영도체제를 높은 단계에서 확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김일성김정일 주의를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혁명 이론이나 철학보다는 북한 당국의 기존 주장 또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칭송이 주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이번 강연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으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꼽았습니다.
‘인민대중제일주의’는 2013년 1월, 제4차 당 세포대회에서 처음 등장한 정치 구호로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개정된 당 규약에 포함됐으며 김정은 체제의 우선 덕목으로 빠지지 않고 언급됐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강사가 강조한 원수님(김정은)의 위민헌신과 인민대중제일주의는 과거 김일성의 이민위천과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어떤 차이점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수령님(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 위원장 시기에는 ‘주체사상을 계승한다’는 내용으로 학습했던 기억이 있다”며 “그 당시보다 지금은 사상, 철학에 무관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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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초상화, 김일성·김정일과 나란히…“우상화 일환”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도 24일 “이번 주, 당에서 수많은 공장 기업소의 당원들과 노동자들을 모아 놓고 원수님(김정은)의 혁명사상 학습을 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또 “학습은 원수님(김정은)의 혁명사상이 인민을 위하는 사상이라는 내용이 가장 강조됐으며 사회주의 집권당과 국가가 모든 활동에서 인민대중을 혁명과 건설의 주인으로 보고 대할 데 대한 정치 리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학습회에서는 ‘위대한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은 과학적이며 백과전서적인 실천강령이며 혁명적이고 완전무결한 혁명학설‘, ‘위민헌신은 세계 어느 사전에도 없는 말’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장의 참석자들은 ‘인민이 원하는 것은 사상보다 쌀’이라는 반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1980년 공식 후계자로 지정된 김정일 위원장은 2년 뒤부터 출생년도(1941년->1942년)와 출생지(러시아 하바롭스크->백두산 밀영)를 바꾸며 우상화를 시작했습니다. 전국에 혁명 사적지를 조정했고 34세되던 1976년, 자신의 생일을 명절로 지정했습니다. 이후 사회정치생명체론 발표(1986년), 찬양노래 보급 등으로 우상화 작업은 지속됐습니다.
콩고 북한대사관 참사를 지낸 고영환 국립통일교육원장은 “김정은 총비서의 우상화 속도는 김정일 시기에 비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각 가정에 김정은의 초상화가 걸리고, 자신의 생일을 국가 최대 명절로 만들어 ‘위대한 수령’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