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미 대통령 선거 일절 함구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4.11.04
북 당국, 미 대통령 선거 일절 함구 북한 평양의 지하철역에서 행인들이 로동신문을 읽고 있다.
/AFP

UPDATED: 11/05/24 09:40 EST

앵커: 북한 당국이 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하지만 일부 간부와 주민들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습니다북한 내부소식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관영 매체가 세계 각국의 소식을 일부 소개하고 있지만 현지시간 5일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하지만 일부 북한 주민들이 이에 대해 알고 있고 몹시 궁금해 한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행정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신문과 방송에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며 그래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방식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몹시 궁금해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한달 전쯤 외국 라지오(라디오)를 통해 미국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며칠 전 가까운 친구가 11월 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전 대통령인 트럼프와 현 부통령인 흑인 여성이 경쟁하고 있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습니다.

1.jpg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우 측)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출처: 좌: AP, 우 AFP

 

그 말을 들으며 친구도 외국 라지오를 듣는구나 생각했다며 라지오를 몰래 듣는 사람은 물론 외국에 자주 드나드는 무역 일꾼정세 강연 참가 대상 간부나 참고신문’ 열람 대상 간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 대체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북한은 간부 대상 강연을 통해 일반 주민에게 공개하지 않는 국제정세를 가끔 통보합니다또 국제정세와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사가 별도로 발간하는 참고신문’ ‘참고통신’ 등의 비공개 출판물이 중앙당 비준 대상 간부에게 따로 보급됩니다.

 

소식통은 본인과 자신의 친구가 들은 외국 라디오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 중에도 국제정세와 미국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며 미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군사력이 강한 초강대국이며 유엔 제재 결의 채택과 테러지원국 지정 등에서 미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내용까지 알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미국을 비난하는 신문 기사나 자료에 그런 내용이 간간히 언급된다며 특히 기자활동상식이라는 책에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과 적성국교역법 등으로 우리가 어떤 제재를 받고 무역에서 통제를 당하는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데 (이 책은누구나 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흔히 사람들이 공화당은 강경파민주당은 온건파라고 말한다며 반면 과거 경제제재와 기타 우리에 대한 제한조치가 공화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완화된 경우가 많다면서 공화당이 정권을 잡아야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관련기사>

 일부 간부들, 내주  대선에 관심

2024 미국 대선은 대북 정책 변화의 갈림길

 

함경북도 회령시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먹고 살아가기 바쁜 일반 주민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 잘 모르고 국제 정세도 관심이 없다며 하지만 이에 대해 아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얼마전 죽자살자하는(정말 가까운친구 넷이 모인 술자리에서 김정은과 마주앉아 회담을 했던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다시 출마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4명중 한 친구만 미국 대통령 선거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친구들이 외국 라지오를 통해 알았거나외화벌이로 외국에 갔다 온 사람혹은 자기와 연계를 가지고 있는 중국 대방을 통해 관련 소식을 안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술자리에 모인 친구 중 한명은 온건파인 민주당이 정권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두 명은 김정은과 여러 차례 만났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게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을 했다며 세상물정을 모르고 살기 바쁜 일반 주민들은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 해도 별로 관심이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과거 미국의 대표적 기업이나 선거제도 등이 신문에 가끔 실렸지만 조미(북미)회담이 실패한 후에는 그런 내용 언급은 없이 미국을 비난하는 기사만 나온다며 며칠 전 노동신문에 일본에서 진행된 중의원 선거 소식이 짧게 실린 것처럼 미국 대통령 선거도 결과만 짧게 보도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사람들이 영리해 당국의 주장과 달리 우리가 못사는 게 결코 미국 탓이 아니라는 것쯤은 다 알고 있다며 제발 김정은이 미국과의 관계를 잘 가져 긴장관계를 풀고 경제제재에서도 벗어나 주민들이 허리 펴고 살아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웹편집 이경하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